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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제천 참사 막기 위한 피난ㆍ방화시설 관리
제2 제천 참사 막기 위한 피난ㆍ방화시설 관리
  • 이기오
  • 승인 2018.01.21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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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오 창원소방서장

 최근 잇따른 대형사고의 발생으로 2018년을 여는 최대의 화두가 ‘안전’이다. 그래서 각종 재난에 대한 예방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절실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지난해 12월 21일 충북 제천 복합건축물 화재로 66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필로티 구조 가연성 외장재인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됐고, 층간 방화구획 불량으로 화염과 농연이 수직으로 곧바로 확산되는 구조였다. 또한 좁은 비상통로에 선반이 설치돼 장애물로 작용했고, 비상구가 폐쇄돼 있었다. 이 때문에 필로티 주차장에서 발생한 불은 삽시간에 실내로 번지면서 상층부로 확산돼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케 됐다.

 필로티 구조의 복합건축물은 창원소방서 지역 내(의창구, 성산구)에 360개소가 있으며, 이는 대부분 주거용 건물로 필로티 구조는 주로 주차난을 해결키 위한 공간으로 사용된다.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지만 피난층으로 보호돼야 하는 공간이 오히려 피난을 할 수 없는 화재의 진원지가 되기도 한다. 마치 동전의 양면과 같다.

 지금도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여러 편의시설을 한꺼번에 갖춘 복합건축물이 우후죽순으로 지어지고 있으며, 대부분 지하층을 주차공간으로 활용케 된다. 현행 건축법상 지하주차장은 층간 방화구획을 적용토록 규정하고 있다. 화재 발생 시 화염과 연기의 수직 확산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방화구획이 훼손되거나, 비상구를 개방해 놓는다면 연돌효과로 인해 연기가 상층으로 급속도로 확산돼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재난은 예고 없이 다가온다고 하지만 대부분의 재난은 예고 없이 다가오지 않는다. 재난의 징조라는 것이 있다. ‘원인 없는 결과 없다’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재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창원소방서는 제2의 제천 화재사고를 방지코자 유사 복합건축물에 대한 특별 소방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으며, 복합건축물에 대한 도상훈련 및 현지적응훈련도 계속 실시하고 있다. 또한 비상구 확보 및 주민들의 안전의식 제고를 위해 매달 4일을 ‘생명의 문, 비상구 안전점검의 날’로 지정해 대주민 홍보 캠페인 및 피난, 방화시설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화재 예방, 소방시설 설치, 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의거해 피난시설, 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을 폐쇄 또는 훼손하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발견, 관할 소방서에 신고하면 ‘창원시 소방시설 등에 대한 불법행위 신고 포상 조례’에 따라 소방관서에서 현지 확인해 신고자에게 1회 5만 원 상당의 포상금을 지급케 된다. 지난해에는 17건의 불법행위가 접수돼 현장 확인된 5건에 대해 포상금이 지급됐다. 대부분 다중이용업소의 비상구의 자동폐쇄장치의 탈착, 피난 통로 상 물건 적치가 원인이었다.

 화재 등 갑작스러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특별히 마련한 출입구가 바로 ‘비상구’이다. 위급한 상황을 벗어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할 수 있는 문이자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문이다.

 하지만 생명의 문인 비상구를 잠가놓거나, 비상구 앞에 물건을 적치해 두거나, 방화문에 도어스토퍼(말발굽)를 설치해 열어두거나, 도어체크의 탈락ㆍ고장으로 자동 닫힘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관리 소홀은 비상구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각종 재난 발생 시 생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케 된다.

 작은 불씨가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예방키 위해 이제 우리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올해는 창원에서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창원 방문의 해’다. 안전한 창원시 조성을 위해 ‘이 정도는 괜찮겠지’ 식의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 이제 ‘나부터’ 안전의식을 싹틔워야 할 때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지하 주차장의 층간 방화문은 반드시 닫힌 상태로 유지하고, 비상구의 안전관리를 생활화해야 한다. 또 평상시 생명의 문, 비상구를 미리 확인하는 것을 습관화해 유사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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