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7:12 (금)
스마트폰의 선용(善用)
스마트폰의 선용(善用)
  • 이유갑
  • 승인 2018.01.18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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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갑 (사)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전 경남도의원ㆍ심리학박사

 최근에 스마트폰을 바라보는 관점에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은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 먼저, 스마트폰으로 인해 일상생활의 균형이 깨어지고 부모와의 갈등과 불화가 일어나고, 또 유해한 폭력 게임에 빠짐으로써 공격성이 높아지고 주의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부작용으로부터 아동ㆍ청소년들을 보호해야 한다.

 하지만 첨단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해 개개인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달라진 이 시대에 전자 기기를 다루는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미디어의 스마트한 활용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때와 장소에 맞게 적절하게 미디어를 사용하고, 또 절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나가면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긍정적 관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정부에서는 1차 종합계획(2010ㆍ2012), 2차 종합계획(2013ㆍ2015)을 세워 스마트폰ㆍ인터넷 중독 대응 모색과 예방 교육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스마트폰 이용에 따른 중독문제가 여전히 증가하고 그에 따른 개인과 사회의 위험성 인식이 줄어들지 않으므로 1, 2차 계획의 위험회피 전략에서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회 활용 중심’으로 정책의 틀을 바꾸는 3차 종합계획(2016ㆍ2018)을 수립했다.

 또한 기존의 ‘중독(addiction)’이라는 용어 대신 정보통신기술(ICT)의 긍정적인 활용에 비중을 두는 ‘과의존(over-dependence)’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 빠져드는 것을 만성적 질병으로 보는 중독과는 다르게 올바른 사용을 통해 아동ㆍ청소년 개개인의 잠재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바라보는 ‘위험의 최소화, 기회의 최대화’라는 정책 기조를 마련했다.

 지금 이 시대의 아동ㆍ청소년들은 아이폰(I-phone)과 세대를 의미하는 제너레이션(generation)을 합성한 아이젠(iGen)이라고 불리는 신세대들이다. 이 용어는 미국 샌디에이고 주립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트웬지(Twenge)가 ‘아이젠(iGen)’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책의 출간으로 인해 스마트폰의 영향력에 관한 논쟁이 미국에서부터 불붙기 시작했다.

 트웬지 교수는 “아이젠은 바로 이전의 밀레니엄 세대와도 많이 다른데, 주된 이유는 지난 2010년 무렵부터 10대들 사이에서 보편화된 스마트폰 때문”이라고 했다. 아이폰은 2007년 미국에서 출시됐다.

 아이젠은 전체 청소년기를 스마트폰으로 보낸 첫 번째 세대로서 이들은 주로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로 소통하며 바깥으로 잘 나가지 않기 때문에 음주 문제나 교통사고와 같은 위험이 줄어든 반면에 대인 관계를 맺고, 이 관계를 잘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고 진단하는 트웬지 교수는 “청소년 시기는 사회적으로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바깥으로 나가도록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본에도 ‘스마호세다이’(스마트폰 세대의 일본어 발음)라는 말이 쓰이고 있으며, ‘스마호세다이’를 소재로 한 영화가 흥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유럽에서도 아이젠은 이전 세대와는 확실하게 다른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세대이며, 이들은 ‘Y세대 이후 세대’라는 의미에서 주로 ‘Z세대’라고 불린다.

 아이젠들에게 스마트폰은 책이자 노트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사용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어른들의 선입견에서 벗어나서 스마트폰을 선용(善用)할 수 있는 자율적인 선택의 능력과 창의적인 자질을 키울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교육적 관심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한편으로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이미 아동ㆍ청소년들의 일상생활의 중요한 부분이 됐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을 금하는 부모들의 강압적인 통제가 효과를 얻기 어렵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여가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운동을 포함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기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는 여건을 부모들이 마련해 줘야 한다. 이와 함께 부모와 자녀가 서로 충분한 토론을 함으로써 가족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스마트폰 활용과 관련한 가족 모델을 세우려는 실천적인 노력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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