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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푸드’ 인체 세균 침입 반응
‘정크푸드’ 인체 세균 침입 반응
  • 박철성 의학전문 기자
  • 승인 2018.01.1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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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먹으면 유전자적 변화 정상 식단 바꾼 뒤 오래 영향
▲ 햄버거 세트. / 게티이미지뱅크

 독일 본대학교 아이케 라츠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패스트푸드 같은 ‘정크푸드’를 자주 먹으면 인체에 유해한 세균이 침입했을 때처럼 면역체계가 반응하고 유전자적 변화가 일어나 건강을 해친다는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그리고 이런 면역체계 이상은 정크푸드를 정상 식단으로 바꾼 뒤에도 상당 기간 남아서 당뇨와 동맥경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정크푸드는 ‘쓰레기음식’이란 뜻으로 지방과 탄수화물이 많아 열량은 많으면서도 섬유질과 비타민을 비롯한 다른 영양소는 적거나 없는 패스트푸드로 햄버거와 같은 음식을 말한다.

 한편, ‘서구식 식사’와도 같은 뜻으로 쓰이는 정크푸드엔 설탕 같은 감미료와 소금, 인공색소와 방부제 등 각종 첨가물은 많아 건강에 해롭다. 이는 비만과 성인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장의 유익세균을 없애고 면역력도 약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에 아이케 라츠 교수팀은 정크푸드가 실제 어떤 식으로 어느 만큼 면역체계에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보는 연구를 했다. 그래서 이를 위해 쥐들에게 고지방, 고당분, 저섬유질의 ‘서구식 음식’을 한 달 동안 급식하며 생체 내 변화를 살펴 본 결과 쥐의 몸 전체에서 강력한 급성 염증성 반응이 일어났음을 알 수가 있었다. 쥐의 혈액 속 과립성 백혈구와 단핵 백혈구를 비롯한 특정 면역세포들의 수가 급증했다.

 이러한 결과는 신체가 유해 세균에 감염됐을 때 나타나는 면역반응과 유사한 것이다. 세균 등 유해물질이 침입하면, 우리 몸의 자연 면역체계는 백혈구 등 면역세포로 대항한다. 그러면 이것이 염증반응으로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세균이 아닌 정크푸드를 먹었을 뿐인데 인체가 신속하게 강력하고 많은 방어세력을 동원해 급성 염증반응을 나타냈다. 더구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면역세포들의 골수 전구체의 유전자가 재프로그래밍(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정크푸드를 끊고 표준식단으로 전환하자 급성 염증반응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문제는 표준식단 전환 4주 뒤에도 변화한 유전자 중 많은 수가 그대로 활성화된 상태로 남아 있었다는 점이다. 즉 ‘면역 훈련’이 이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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