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9:28 (금)
지방선거 출마 시 공직 사퇴가 ‘답’이다
지방선거 출마 시 공직 사퇴가 ‘답’이다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 승인 2018.01.14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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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는 들릴 듯 말 듯 우물우물하거나 이치에 닿지 않는 엉뚱하고 쓸데없는 말을 뜻한다. 도청에는 이런 말이 자주 회자된다. 지방선거 출마 예정인 고위공무원들이 출마 여부를 명확하게 하지 않고 어물쩍 넘기려는 것에서다.

이 때문에, 도 및 시ㆍ군이 뒤숭숭하다. 지사권한대행을 비롯해 서부권지역본부장과 거제부시장 등 도청공무원의 지방선거 출마설에다 인사문제까지 겹치면서 더하다. 경남도는 연말 정기인사에 앞서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에 대해 사퇴를 종용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도청 K국장은 사퇴 후 선거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다른 고위직은 사퇴는커녕, 출마가 거론되는 곳에 전보되거나 출마 예정지역에 근무하는 등 사퇴를 종용한 게 편파적이거나 이해관계 때문이란 설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경남도민은 물론 도청직원들의 시선마저 곱지 않다.

 여기에는 지방선거 출마예정인 경남도 고위공무원들이 오해받을 수 있는 선거 관련 행보도 한몫 차지한다. 물론, 소통과 관계기관 방문 등 일상적인 업무수행이라지만, 민심이 표심인지, 외부행사에 주력하려는 것에서 곧이곧대로 믿으려 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최근 단행된 경남도 고위직 정기인사까지 꼬이면서 인사행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현행 법령에 따르면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에 입후보할 공직자는 선거일 90일 전인 3월 15일 이전까지 사퇴하면 문제 될 게 없다. 그렇지만 몸만 공직에 있고 마음은 표밭에 가 있다면, 이들의 처신은 옳지 않다. 지방선거 출마 선언만 하지 않았을 뿐, 지방선거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인데도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다. 또 출마를 거론한 언론에다 화살을 돌리기도 한다. 본인이 직접 문제 될 소지가 있는 언행은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논란인 것은 출마 예정자들이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퇴직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현직 프리미엄을 노린 꼼수라면 곤란하다. 물론, 경남도 고위공직자들의 불분명한 처신에는 여야를 떠나 정치권도 문제가 없지 않다. 경남 정치지형이 지난 판도와는 달리, 대선을 전후, 진보ㆍ보수의 균형이 깨어지는 상황으로 급변하면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공무원 영입을 위한 러브콜에다 공무원들도 ‘손해 볼 게 없다’는 셈법까지 더해 선거판을 기웃거리는 등 부작용을 자초한 측면이 있다.

 그렇다 해도 도민의 공복이 아니라 정치적인 민원해결사 역할을 하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모습과 행동에 대해서는 옳지 않다는 시각이다. 공무원에게 정년을 보장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 일하라는 것인데, 일신의 영달을 위해 현직에서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면 보호 또는 보장돼야 할 의미가 없다.  

 만약, 경남지사 권한대행이 출마할 경우, 도는 최근 들어 3번째 권한대행 시대를 맞아 비난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경남지사 보궐선거를 무산시킨 당사자가 한국당 대표인 홍준표 전 지사란 것에서 민주당 등 타 정당의 후보로 출마할 경우, 상대적으로 홀가분하지 않겠냐는 정치권의 시각도 있다.

 하지만, 경남도가 정기인사에 앞서 또 다른 출마예정자들에게 사퇴를 종용한 것도 경남도정이 지방선거에 이용되거나 마중물 방지를 위해서란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공직의 엄중함을 감안,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면 선 사퇴가 답이다. 새해 벽두부터 봇물 터지듯 한 출마설에다 정기인사에 대해 얽히고설킨 형평성 논란에다 요상한 잣대까지 거론되는 등의 도정분위기를 감안해서다.  

 따라서 ‘노코멘트’니, ‘고심 중’이란 것도 출마설에 기댄 선거 전략이라면, 도민을 기만하는 행위다. 더 이상 도민들의 마음을 가지고 놀려 하지 말고 명확한 의사표시를 해야 할 때다. 도민들은 옳고, 그름보다 확실한 것을 원한다. 현직에서 누릴 수 있는 보신주의를 걷어내고 사퇴한 후, 선거전에 나서기를 바란다. 영화 ‘곡성(哭聲)’에서 악령에 씐 효진(김환희)이 절규하듯 내뱉은 대사, ‘뭣이 중헌디!’는 유행어로 대박을 터뜨렸다. 정말, 뭣이 중한지를 제대로 가늠해 행동하길 바란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물론 지금처럼 말과 행동을 달리한다면 그 날이 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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