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기를 반복한다고 숨이 가빠 오는 것은 아니다
내리막길을 치달을 때 푹 주저앉을 일은 더더욱 아니다
살다가 한숨 쉴 일이 있거든
오선지 위, 음표가 되어 보아라
슬픔의 곡조를 넘나드는 것처럼
굴곡진 리듬을 흘려 보낸 일이 있는가
한 음 한 음 끌어올리는 깊이만큼
엎드려 낮은 데로 임해 본 적이 있는가
앉은 자리에서 그대의 불거진 등뼈를 지나칠 수 없는 이유는
마디마디 고통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지그시 발끝으로 누를수록 둔중한 기억을 벗어나려
도약 음으로 훌쩍 뛰어 보는데
오르락내리락 걸어온 보폭만큼
내 등이 묵직하다
시인 약력
ㆍ함안 출생
ㆍ창원대 독어독문학과
ㆍ독서치료 프로그램 개발 독서지도ㆍ심리상담사로 활동
ㆍ시집 ‘식탁에 앉은 밭이랑’(2016년) 발간
ㆍ시집 ‘물방울 위를 걷다’(2017년)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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