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교육에 기대하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교육에 기대하는가?
  • 정원영
  • 승인 2018.01.0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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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영 인제대학교 교수 창업교육센터센터장 / PRIME사업단

 #에피소드 1, 10년 전이었을 것이다. 가족과 저녁 식사 중에 멀미가 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내에게 “지진 아닌가?”하고 물으며, 애들을 바라봤는데 둘 다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지난 후 두 놈들이 식탁 밑에서 나오는 것을 봤을 때 느낀 감정은 솔직히 ‘배신감’이었다. “야! 지진이면 지진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같이 피해야지”라고 하자 큰아이의 답변이 “지진이 나면 이렇게 하라고 학교에 그랬어!”였다.

 #에피소드 2, 모처럼 아버지 노릇을 하려고 둘째 애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 마침 둘째 아이의 친구도 가는 길에 같이 데려다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뭔가 다른 느낌을 받았다. 집에 돌아와 둘째에게 “그 친구 조금 이상하던데”하고 물었더니 “원래 처음 만날 때부터 그랬어”라고 하는 거였다. 저녁 때 아내와 산책을 하다가 그 이야기를 했더니 “응. 민식이 베스트 프렌드인데 정신박약 학생이야. 선생님이 친하게 지내라고 그래서 친하게 지내더니 베스트 프렌드가 됐어”라고 하는 것이었다.

 #에피소드 3, 남자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아무래도 부모 입장에서 친구들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여서 가끔 학교에 데리러 가거나 집에서 ‘slip over’를 하면 둘째 아이 친구들과 시간을 많이 보낸다. 그리고 나중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나도 모르게 “그 친구는 어느 나라 사람이니?” 했더니 “당연히 미국 사람이지”라는 무심한 말 한마디를 남기고 자기 방을 가는 아이를 바라보면서 ‘아 나도 어쩔 수 없구나!’하는 반성을 한다.

 #에피소드 4, 성적표를 잘 보내던 첫째 아이가 언제부터인지 성적표를 보내지 않고 고지서만 보내기 시작했다. 장학금을 받으니 보여주지 못할 성적은 아닐 듯한데 의아해서 결국 두 모녀를 닦달한 결과, 나도 모르게 전공을 바꿨던 것이었다. 어쨌든 걱정이 돼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 총장에게 편지를 썼더니 답장에 “우리 학교 학생들의 평균 전공변경 횟수는 2.3회이다. 아직 당신 자녀는 한 번밖에 전공을 변경하지 않았으니 너무 놀라지 말아라”라는 말과 “우리는 학생이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라는 위로 아닌 위로를 적어 보냈다.

 2018년 새해 벽두에 많이 회자되고 있는 단어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는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을 싫어한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산업혁명이란 시간이 지나고 나서 산업구조의 재편이 일어난 후에 이름 붙여진 것들인데 과연 지금을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부적절하며 같은 이유로 4차 산업혁명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근간으로 하는 새로운 세계가 열리고 있고 이는 새로운 산업의 패러다임을 도입해 기존의 산업구조를 급격히 재편할 것이란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럴 때 가장 강조되는 것 중의 하나가 교육이기도 하다.

 다름은 우열의 기준이 아닌 차이일 뿐이다. 그래서 그 다름이 차별성이 되고 그것이 특징이 되는 것이므로 그 다름은 우리에게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통한 경쟁력을 갖게 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 서로에 대한 존경과 존중, 그리고 열려있는 마음이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해에 한창 회자 됐던 사건은 ‘달걀 파동’이었다. 달걀이 요리사를 만나면 계란 후라이가 되고 어미 닭을 만나면 닭이 될 수 있는 병아리가 될 수 있듯이 교육도 ‘누굴 만나는가’가 중요하다. 그리고 그 교육의 시작은 학교도 사회도 아닌 가정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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