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8:49 (토)
갑자기 심장 ‘빠르게 늦게’ 뛰면 병원 가야
갑자기 심장 ‘빠르게 늦게’ 뛰면 병원 가야
  • 박철성 의학전문 기자
  • 승인 2018.01.03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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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불안한 소리 부정맥 환자 20% 40대 이하
건강 믿고 방치 하면 ‘화’ 맥박 비정상 때 의심을
▲ 별다른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갑작스럽게 심장이 빨리 뛰거나 느려지는 증상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영등포구에 사는 박모 씨(39)는 어느 날부터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이 느껴졌다. 본래 운동을 즐겨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운동 중이 아닌 평소에 그런 증상이 나타난 것은 처음이었다. 날씨가 추워져 몸이 예민해진 거겠거니 가볍게 넘겼던 박씨는 결국 병원을 찾았다. 비슷한 증상이 자주 일어나다 못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어지럼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진단 결과 부정맥이었다.

 보통 부정맥과 같은 심장질환은 연령층이 높을수록 발병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국내 급성 심정지로 사망한 환자의 약 20%는 40대 이하의 젊은층이었다. 이는 평소 건강과 나이를 믿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파악이 된다. 하지만 우리가 눈치채지 못했을 뿐 우리의 심장은 나이와 상관없이 늘 크고 작은 신호를 보내온다. 특히 별다른 감정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갑작스럽게 심장이 빨리 뛰거나 느려지는 증상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부정맥이 의심되는 상황을 방치할 경우 심장마비와 같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맥박이 비정상으로 뛴다면 부정맥을 의심해야 한다.

 심장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면서 혈액을 밀어낸다. 온 몸에 피가 순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심장의 수축현상은 저절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심장근육 세포에 전기 자극이 가해지면서 발생한다. 심장에는 전기 자극을 만들어내는 자극 생성조직과 이를 심장근육 세포에 전달하는 자극 전도 조직이 있기 때문이다. 자극 생성조직은 1분에 60~100회씩 규칙적으로 전기 자극을 만들어낸다. 이 자극이 정상적으로 심장근육 세포에 전달이 되면 심장의 수축과 이완이 일어나 모든 신체에 필요한 혈액이 공급되게 된다.

 부정맥은 이런 심장의 자체 조절 능력이 망가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일정한 주기로 반복돼야 하는 심장수축과 이완활동이 비정상적인 리듬을 타면서 맥박이 너무 빠르거나 느린 현상을 보이는 것이다. 부정맥이 생기면 심장 펌프작용이 원활하게 되지 않기 때문에 심장 내로 들어온 혈액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 심부전, 심정지에 이르게 하기도 하며, 또 심장 속에 혈전이 만들어져 굳어진 혈액 덩어리가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을 유발하기도 한다.

 부정맥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인 부정맥은 심방세동이다. 심방세동은 심방이 무질서하게 뛰면서 불규칙한 맥박을 형성하는 흔한 부정맥 질환이다. 심장의 구조적 이상이 없는 사람에서도 잘 생겨나고 판막질환, 관상동맥질환, 심부전증, 선천성 심장질환 등에서 잘 동반된다. 연령이 많을수록 발생률이 높으며 알코올 섭취와도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두근거리며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럼증, 실신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방세동의 경우 심장이 규칙적으로 힘차게 뛰지 못하기 때문에 심박출량을 감소시킬 수 있으며, 특히 맥박이 빠른 경우 심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심장 내에 혈액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혈액이 응고돼 혈전을 유발해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부정맥을 진단하는 대표적인 검사로는 심전도, 홀터, 이벤트 레코더 등이 있다. 부정맥의 치료는 비정상적으로 느린 맥박이 있는 경우와 빠른 맥박이 있는 경우에 따라 달라진다. 맥박이 심하게 빨라지는 부정맥은 우선적으로 약물을 사용한다. 여기서 사용되는 약물은 전기 신호의 발생 및 전달을 억제하는 약제로서 장기적으로 투여하며, 심한 경우는 평생을 복용해야 한다. 약물 치료는 완치보다 질환의 억제를 목표로 하는 치료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반대로 맥박이 심하게 느린 부정맥에서 특히 어지럼증, 실신 등의 증상을 동반할 때 인공 심장박동기를 삽입해 치료한다. 인공 심장박동기는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심장 안의 발전기를 대신해 전기 신호를 발생, 심장 박동의 규칙성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므로 만약 본인이 평소에 잘 못 느꼈던 가슴부위의 이상이 감지되면 지체 말고 병원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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