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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레이드, `황제 판도` 바꾼 비결 있었네
파워블레이드, `황제 판도` 바꾼 비결 있었네
  • 김도영 기자
  • 승인 2017.12.14 2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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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니피` 이어 혈통 출중 `베테랑` 오경환 기용 폭발적인 뒷심 발휘
▲ 지난 10일 열린 그랑프리(GⅠ, 제9경주, 2천300m)에서 오경환 기수와 파워블레이드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 경주력의 비결로 타고난 혈통ㆍ변칙적 선수기용ㆍ`선(先) 비축 후(後) 안배`경주 전개가 꼽힌다.

 2018년을 앞두고 `한국 경마계`의 절대 강자 구도가 바뀌고 있다.

 2017 시즌은 장거리까지 급피치를 올리는 파워블레이드(4세, 수, 한국, R125)와 대통령배(GⅠ) 3연패에 빛나는 황제 `트리플나인(5세, 수, 한국, R123)`의 `휘청거림`이 맞물려 돌아갔다.

 지난 10일 국내 최초 삼관마(Triple Crown) `파워블레이드`가 8억 원의 상금이 걸린 그랑프리(GⅠ, 제9경주, 2천300m)까지 접수했다. `파워블레이드`는 본래 단거리에서 활약하던 말로 경마전문가들은 2천300m의 최장거리인 `그랑프리(GⅠ)`에서 `파워블레이드`의 우승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을 깨고 `파워블레이드`는 마지막 직선주로에서 뛰어난 추입력(초반 천천히 달리다 중반 이후 강력한 스퍼트 발휘)을 보여주며 지난달 `트리플나인`에게 내어준 `대통령배(GⅠ)` 우승에 대한 설욕에 성공했다. 경마계에 입문한 지 3년 만에 일궈낸 기적 같은 경주력 비결은 무엇일까.

 ◇타고난 혈통… 100억 원 몸값 전설의 명마 `메니피`의 아들 = 경마에선 `혈통`이 무척 중요하다. 부마와 모마로부터 우월한 유전자를 이어받은 자마가 잘 뛰기 때문이다. 그래서 씨수말과 씨암말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국내 최고의 씨수말은 `메니피`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 지난 2006년에 `메니피`를 37억 원을 주고 미국에서 수입했다. 1996년 출생한 메니피는 경마용인 영국산 `서러브레드` 품종으로 뛰어난 경주마였다. 미국에서 11차례 경주에 출전해 5번 우승하고 2번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그랑프리 타이틀을 거머쥔 `파워블레이드` 역시 `메니피`의 대표 자마다.

 ◇허를 찌르는 변칙적 선수기용 = 이번 경주에서 파워블레이드와 함께한 선수는 경마관계자 모두의 예상을 깬 오경환 기수(38)란 점이다. 오경환 기수는 지난 1999년에 데뷔한 최고참 선수라 할 수 있지만, 사실 대상경주 우승경험은 지난 2012년 동아일보배를 끝으로 5년 동안 없었다. 최근 1년간 승률 역시 7.6%에 불과해 성적이 좋지 않았다. 더군다나 한국 경마 역사상 최단기 1천승 달성에 빛나는 김영관 조교사 입장에서는 임성실, 함완식, 다실바 기수 등 이미 호흡을 맞춰본 최고기량 선수 중 선택의 폭이 많았을 터다.

▲ 렛츠런팜 장수목장에서 지내고 있는 명마 메니피.

 다만, 이 같은 의문점은 오경환 기수만이 가진 강점에서 풀린다. 오경환 기수는 경기 종반에서 경주마의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끌어내는데 베테랑이라는 평가다. 뜻밖의 선수기용에 대해 김영관 조교사는 "오경환 기수는 직선주로에서 경주마를 모는 힘이 다른 기수보다 탁월하다. 특히 막판 단거리에서 말들의 힘을 뽑아내는 데는 도가 텄고, 그렇게 해줄 친구라 믿었기에 기용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선(先) 비축, 후(後) 안배` 경주 전개 = "초반에 힘 빼고 페이스 유지하다 직선주로에서 승부를 걸자던 작전이 들어맞았다."

 `선(先) 비축, 후(後) 안배`인 김영관 조교사의 작전은 애초 단거리에 강한 선입마 임에도 불구, 장거리에서 추입능력까지 갖춘 파워블레이드의 강점을 충분히 발휘하게 했다. 선두그룹에서 페이스 조절을 잘해 직선주로에서 폭발적인 뒷심을 만들어 낸 것이 우승 원동력이 됐다.

 김영관 조교사는 "일찌감치 오경환 기수한테 추입이 작전이라고 말했다. 파워블레이드는 경주 초반에도 잘 뛰는 말이기 때문에 선두그룹만 유지해 준다면, 초반 비축한 힘을 중후반 이후 폭발시켜 역전을 노리자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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