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07:02 (수)
‘묻지마 투자’ 가상화폐 시장 ‘아수라장’
‘묻지마 투자’ 가상화폐 시장 ‘아수라장’
  • 연합뉴스
  • 승인 2017.12.12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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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ㆍ주부 투자행렬 사기 등 범죄 잇달아 규제ㆍ자율 공방 가열
▲ 12일 오후 서울 중구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에서 한 외국인이 비트코인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전날 금융 규제당국 수장이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현ㆍ선물거래에 부정적인 태도를 내비쳤지만, 가격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에 ‘묻지마 투자’가 이어지면서 가상화폐 시장이 사기와 환치기 등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12일 가상화폐 관련 인터넷 카페에는 하루에도 수백 건의 글이 올라오며 열풍을 증명하고 있다.

 주변에서 비트코인 폭등으로 돈을 번 사람이 등장하자 주부부터 학생까지 앞다퉈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를 노린 범죄도 기승을 부린다.

 발행 기관의 통제 없이 P2P(개인 간 거래) 기술을 통해 이용자들 사이에서 익명으로 거래되는 가상화폐의 특징 탓에 범죄에 악용돼도 수사당국의 추적이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투기 열풍과 범죄 관련 뉴스 탓에 가상화폐 시장이 멍드는 것을 우려하면서 정부가 적정한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면서 학생부터 주부까지 너나없이 가상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전업주부인 아내가 집에서 200만 원을 투자해 단 며칠 만에 100만 원 정도 수익을 냈다는 얘기에 황당했다.

 A씨는 “아내가 뉴스를 보고 비트코인을 조금 사뒀는데 ‘하드포크’와 미국 선물거래소 상장 등의 호재와 겹치면서 갑자기 폭등했다”라며 “한 달을 꼬박 일해 300만 원 남짓 벌고 있는데 아내가 앉은 자리에서 단 며칠 만에 100만 원을 벌었다고 하니 씁쓸하다”라고 말했다.

 심지어는 중ㆍ고등학생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학생 투자자들이 정보를 나누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연다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나도 급식(학생)”이라며 “책 읽으면서 비트코인만 봐서 잘 알고 전망도 어느 정도 볼 줄 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가수 박정운 씨(52)가 가상화폐 채굴기에 투자하면 수익금을 가상화폐로 돌려주겠다는 다단계 사기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또 비트코인을 매개로 한 환치기(불법 외환거래)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소식에도 손쉽게 벌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투기 열풍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황수영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중국 투자자들이 한국으로 많이 넘어왔다”며 “(가상화폐는) 한 국가가 거래를 금지한다고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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