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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 마산은 나에게 예술적 영감 심어주는 곳”
경남이 좋다 사람이 좋다 백원 김선희 작가
2017년 12월 07일 (목)
황현주 기자 hhj2524@kndaily.com
   
▲ 백원 김선희 작가는 “관람객과 소통을 하다 보면 작품이 되고, 작품활동을 하다 보면 관람객이 생기면서 예술을 감상하는 법도 생겨난다”고 강조했다.

공간디자인ㆍ플라워디자인 전문 작가

1993년 미국 백악관 꽃꽂이 전담 인턴십

고향 마산에 대한 애착과 향수 큰 힘

‘힐링 도구’ 꽃꽂이 화기(花器)제작 몰두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 중 하나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듣는다면 누구나 꽃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다채로운 색상과 모양 그리고 향기를 품고 있는 꽃은 지구가 생겨났을 때부터 함께 해온 동시에 인류 역사와 함께 해왔다. 인류는 아름다움을 위해 꽃을 집안이나 신체에 장식했고, 건강을 위해 꽃을 주재료로 한 음식을 만들어 먹어 왔으며, 관계형성을 위해 꽃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처럼 꽃은 다양한 방면에서 다채롭게 유용됐다.

 “그림도 그리고, 꽃꽂이도 하고, 공간 디자인도 하고, 여러 가지를 하고 있지만, 요즘은 화기(花器)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는 것이 좋아요. 예쁜 꽃이 예쁜 화병에 꽂혀 있으면 더 보기 좋잖아요.”

 마산 창동 예술촌에 위치한 작업실에는 꽃을 꽂을 수 있는 화기를 비롯해 ‘무제’라는 제목을 가진 100호 그림과 김 작가 자신의 나신, 빵과 과일이 제법 먹음직스럽게 표현된 작품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제 그림들이 어렵지는 않죠? 저는 어려운 예술보다는 쉬운 예술을 그리고 한 장르만 고집하기보다는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나만의 것을 창조하고 싶은 욕심이 큰 사람이에요. 요즘은 만능 엔터테인먼트라든지, 종합예술이라는 단어를 어렵지 않게 부르고 있잖아요.”

 김 작가가 그린 빵과 과일 등 그림은 마치 고유의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빵집이나 카페 등에 놓으면 잘 어울리겠다 싶을 정도로 재치가 묻어있었다. 또한 완성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림 ‘무제’는 검정 바탕 위에 그려진 흰색과 초록색의 조화가 돋보였다. 언뜻 보기에는 엄격한 규율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보여지지만, 내면은 자유로운 예술혼으로 가득 차 있는 작가의 본 모습을 작품이 말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다양하고, 다채로우면서도 표현의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있는 백원(白園) 김선희 작가는 꽃 하나로 인간생활에 밀접한 예술 활동을 해왔다. 지난 1993년 국회 공무원인 남편을 따라 미국 워싱턴DC에 4년간 정착해 살면서 미국 CSM 디자인스쿨 등에 입문해 정식으로 꽃꽂이를 배웠다. 경희대 디자인학과와 환경조경 디자인을 통해 석ㆍ박사를 동시에 취득한 김 작가는 백악관 꽃꽂이 담당으로 있던 고(故) 김은정 선생 밑에서 활동하면서 실용적인 꽃 예술을 접목하는 안목을 키워나갔고, 그 결과 지난 2008년 ‘꽃의 퓨전트렌드’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하게 됐다. 이 책은 경희대 디자인학과 등 플라워디자인 관련 교재로 지금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꽃의 실체, 생활문화, 역사적 사실과 관점, 플라워디자인에 대한 정의와 의미, 공간디자인과 테이블세팅 등에 관한 내용이 총망라돼 있다. 현재까지도 관련 학과에서는 이것을 대체할만한 교재가 인쇄되지 않아 10년 동안 이 책으로만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 지난 2008년 김선희 작가가 발간한 ‘꽃의 퓨전트렌드’.

 “플라워디자인에도 기초과정이 반드시 필요해요. 그래서 저는 초안을 다 뜬 후 꽃의 전체적인 색감대비, 신부가 좋아하는 색깔은 어떤 것인지, 어떤 상황에서 꽃이 사용되는 것인지 등을 전부 잡아내죠. 말하자면, 일률적으로 조합을 해서 통합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죠. 저의 플라워 작품들은 대부분 결혼식에 많이 들어갔는데, 저는 결혼식 자체를 종합예술로 생각하고 있어요.”

 김 작가는 꽃의 퓨전트렌드 책에 여전히 큰 애착을 보이고 있었다. 이 책의 표지에는 지난 2008년 디자인진흥원에 전시된 그의 작품이 장식하고 있다. 철을 소재로 만든 데다, 앙상하기 그지없는 나무를 본 떠 만든 작품이지만, 자신이 원하는 꽃이나 장식물을 붙여도 공간 분위기가 화사롭고 모던하게 살아난다는 장점이 있어 대형 건설사 아파트 모델하우스 장식품으로 전시되기도 했다고 한다.

 “많은 분들이 공간디자인을 할 때는 채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디자인을 토대로 채움과 비움을 통해 아름답게 꾸미는 방법이 중요하죠. 너무 많이 채워져 있으면 복잡하게 보이고, 지나치게 비워져 있으면 허전함을 느끼듯 말죠. 그리고 상황에 따라 느낌과 분위기를 잡아주는 공간 디자인이야말로 사람 생활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해요.”

 플라워디자인과 공간디자인 등 강의를 통해 후학을 양성해보기도 한 김 작가는 교육자이기 이전에 예술가라는 사실을 깊이 각인시켜주었다. 지천명의 나이로 바람처럼, 구름처럼 여행을 다니듯 자유롭게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작품에 임하고 있을 때는 그것에 자기 자신을 담는다고 한다. 작품에 몰입하고 있는 시간만큼은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즐겁기만 하다는 김 작가는 천상 예술가로서 본인은 물론 많은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해주고 있다.

   
▲ 현재 김 작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화기들.

 “작품활동을 실질적으로 해온 시간은 유년시절 때부터예요. 미술대회 나가서 상장도 타오고,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그림으로 그려도 보고 정말 재미있게 유년시절을 보냈죠. 창동에 예술촌이 조성됐을 때의 감회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아요. 늘 그리워하고 있던 나의 고향, 늘 마음은 가 있지만 오기 쉽지 않았던 나의 고향 마산에서 내가 하고 싶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고, 예술혼을 불태울 수 있는 것이 지금 가장 큰 행복이자 기쁨이죠.”

 한때 마산의 가장 핫한 메카였던 마산 창동은 지난 1990년 후반까지 젊음의 거리였다. 부림시장을 가지 않고서는 질 좋은 혼수품을 구입할 수 없었고, 영화 한 편 보기 위해서 동아극장과 시민극장 매표소에서 줄을 서야 했던 그때 그 시절은 김 작가의 예술에 대한 열정이 가장 활발하게 타오르고 있었을 때였다. 그리고 그 추억과 감성을 잊지 않고 있는 그는 자주 배낭 하나를 어깨에 짊어진 채로 어시장 안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고향의 냄새를 맡고 맛본다.

 “저는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소통을 하다 보면 작품이 되고, 작품활동을 하다 보면 관람객이 생기잖아요. 그리고 관람객이 생기면 감상하는 법도 생겨나니까. 언젠가 제 작업실에 전시된 화기를 창밖에서 관람하는 젊은이를 봤는데 따뜻한 차 한잔하면서 편안하게 작품감상 하다 가라고 말을 건네지 못했어요. 지금 돌이켜보니 안타깝더라고요. 앞으로는 관람객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해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백원 김선희 선생 프로필

 1962년 마산 출생

 경희대 디자인학 석사(디스플레이&플로라 전공)

 경희대 환경조경 디자인 박사과정 수료

 미국 CSM 디자인스쿨 졸업

 서울 청담동 김선희 웨딩플라워 대표

 경주대학교 사회교육원 주임교수 역임

 서울 압구정동 한국플라워갤러리 CEO

 개인전 11회(대한민국국회의사당교섭단체문화예술초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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