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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아파트 화재, 남의 일이 아니다
고층아파트 화재, 남의 일이 아니다
  • 최만우
  • 승인 2017.11.2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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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만우 밀양소방서장

 올 6월 런던에서는 그렌펠 타워에 화재가 발생해, 71명이 사망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겨울의 길목 11월에 가슴 아픈 참사를 다시금 되짚어 보는 이유는, 밀양의 두드러진 변화 때문이다. 밀양은 지금 유례없이 7곳에 20층 이상 고층아파트가 신축 중이며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고 있다. 그중 최고층 아파트 높이는 35층에 달해, 치밀한 화재 예방 안전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면 고층아파트 화재 예방은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민간의 책임 있는 소방점검이 필요하다. 런던 참사와 달리 두바이에서 발생한 초고층 아파트 화재에서 사상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던 이유는, 소방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이었다. 철저한 방화시스템 작동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주기적 점검만으로 장기간 사용되지 않은 채 유지되는 소방시설은 적절한 관리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2017년 예방행정통계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소방특별조사 점검결과 전체 특정 소방대상물의 13%인 1만 9천28개소가 불량으로 나타났다. 소방시설자체점검이 법적 규제를 거치기 위한 단순한 통과의례라는 인식을 버리고,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이라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둘째, 화재 대응요령을 숙지해야 한다. 대형 참사를 일으키는 화재는 개인뿐 아니라 모두가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의 터전을 앗아가므로 개인이 모두의 안전을 지킨다는 책임의식을 지녀야 한다. 아파트 내에 설치된 옥내소화전, 가정에 비치된 소화기 사용법을 익혀 작은 화재는 초기에 진압할 수 있어야 하며, 대피 시에는 정전으로 인해 작동이 멈출 수 있는 엘리베이터는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는 소방상식도 숙지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소방관서가 주관하는 소방안전교육과 소방훈련에 참여해야 한다.

 셋째,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은 119의 사명이다. 화재를 신속히 진압하기 위해서는 소방차가 빠른 시간에 화재현장 가까이 근접할 수 있어야 한다. 불이 본격적으로 옮겨붙어 크게 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고작 5분이다. ‘골든타임’이다. 아파트 단지에 소방차가 진입하는 경우 아파트 단지 입구의 차량 출입 통제 장치, 주차 구획선 밖에 이중주차와 곡각지점 주차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출동지연 방해 요소가 많다. 소방차에게 길을 내어주는 것이 우리 공동체 안전을 지켜내는 것이라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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