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그 방향을 제시한다
창업, 그 방향을 제시한다
  • 정원영
  • 승인 2017.11.27 2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원영 인제대학교 교수 창업교육센터센터장 / PRIME사업단

 단상 1… 내가 지난 1984년 대학을 입학했으니 정확히 1983년도 늦여름 아니면 초가을로 기억한다. 한 공중파 방송에서 고3 수험생들에게 “왜? 대학을 가려는가?”라는 질문을 했는데, 요사이와 철자 하나 다르지 않은 지극히 모범적이고 교과서적인 대답도 있었지만, “대학가요제 나가려고요.” 했던 대답과 “대학 안 가면 엄마에게 혼나요!” 했던 대답 두 가지가 나에게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단상 2… 전주와 금주는 1978년 대한민국 지진 관측 이래 두 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인해 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연기시켜 세칭 ‘지진 학번’을 만들어냈고, 대한민국을 금방이라도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할 것 같던 북한의 핵과 한국의 경제를 곧 거덜 나게 할 것 같던 FTA 재협상을 한 방에 잠재워 버린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TV를 틀 때마다 ‘수능연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찬반으로 나눠 논의를 토론하는 것을 보며, 그래도 고민을 거듭한 끝에 ‘수능 연기’라는 결단을 내리고 실행을 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근데 이번 기회를 통해 “수능을 1년에 한 번 보는 것이 타당한가?”를 공론화하는 계기가 돼 보다 발전된 시스템으로 변화해 나가길 내심 기대를 했던 나로서는 ‘수능 연기 그리고 그뿐’이라는 현실에 너무나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들 교육은 ‘서비스’라고 한다. ‘서비스’라는 단어를 인터넷 네이버 사전에서 찾아보면 ‘생산된 재화를 운반, 배급하거나 생산, 소비에 필요한 노무를 제공함’이라고 정의돼 있다. 그리고 서비스는 ‘공급과잉이냐? 수요초과냐?’라는 지극히 간단한 시장의 원리에 의해서 지배되고 작동되더라도 ‘서비스’의 본질은 ‘서비스를 받는 사람의 만족’이라는 상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은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의 교육에서 학생은 어디에 있는가? 우리의 교육에 정작 서비스를 받아야 할 주체인 학생들은 사라지고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비용을 지불하는 정부와 부모가 좌지우지하는 것이 아닌가? 마치 애들 머리를 깎는데 애들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부모와 미용사가 합의해서 머리를 자르는 그런 모습은 아닐까? 이즈음에서 나는 “왜 대학에 가려 하는가?”하고 학생들에게 묻지 말고 “왜 자녀를 대학에 보내시려 합니까?”하고 학부모들에게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자녀들이 살아가야 할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더 이상 우리가 살아왔던 과거의 대한민국과 게임의 룰 자체가 확연히 다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대학 진학은 대기업 취업 = 성공’이라는 기성세대의 잣대로 자녀들의 미래를 마구 재단하는가?”하고 이야기하고프기도 하다. 더욱이 그 결과가 지난해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15~29세 근로자의 37%가 전공과 일자리가 불일치한 경험을 가지고 있고 이로 인해 YOLO(You Only Live Once)족과 취업포기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지금이 다시 한번 우리가 대학을 되돌아보는 적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뚜렷한 목표가 있어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좋겠지만, 대학에 들어가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내게 맞는 적성을 판별하고 나의 꿈과 진로를 찾아 가는 것이 천편일률적으로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토익책을 옆에 끼고 같은 회사에 입사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부모님과 사회에 의해서 재단된 꿈을 위해 사는 것 보다 못한 것일까?” 우리는 꼭 무엇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매여 사는 것이 아닐까? 이 글을 쓰며 ‘그럼 학생들은 창업하려고 대학을 오나?’ 하는 생각이 드니 왠지 서글퍼지는 하루다.

 한 세대라는 시간이 지났건만 “왜 대학에 가려 하는가?”라는 질문은 장난꾸러기 아들놈이 헝클어트린 실타래마냥 여전히 풀리지 않는, 우리 대한민국의 문제인가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