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20:03 (수)
수채화처럼 맑은 감성 그리며 커피 향 나누죠
수채화처럼 맑은 감성 그리며 커피 향 나누죠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7.11.16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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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집과 사람 장유 카페 파씨오네 운영 김운균 화가
▲ 김운균 작가는 “5년 전 대청계곡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이 터가 마치 내가 있어야 할 곳처럼 느껴졌다”며 “인테리어부터 로고까지 모두 내 손으로 디자인해 상표등록까지 마쳤다”는 말로 카페 파씨오네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김해서 가장 ‘핫’한 카페

한 달 한두 차례 그림 전시

삶ㆍ예술 교착 운명적 정착

“평생 대청계곡 美 간직”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쩌면 공간이 사람의 삶과 정서를 변하게 할 수 있다는 뜻일 것이다. 가령, 건설현장에서 막일을 하고 있는 인부들의 모습과 삶에서는 고단함과 분주함이 느껴질 것이고, 화가의 손길로 탄생한 그림들이 걸려 있는 갤러리에 모인 사람들에게서는 여유와 온화함이 느껴질 것이다.

 김해 대청계곡 길에 위치한 카페 파씨오네는 방문하는 사람들 누구에게나 삶의 여유를 자연스럽게 선사하는 곳이다. 뜻 없이 차 한 잔 마시러 온 사람들에게도 선물처럼 여유를 선사하는 이곳은 대청계곡의 소소하지만 경이로운 자연경관까지 감상할 수 있어 현재 김해에서 핫한 명소로 거론되고 있기까지 하다. 좋아하는 차를 마시면서 그림까지 감상할 수 있는 감성을 충족시켜주는 이곳에는 한 달에 한 번 혹은 두 번 15~30일가량 특정 작가의 그림을 전시하고 있다.

 파씨오네의 뜻은 ‘열정’이다. 19여 년 동안 화가로서 활동해 온 김운균 작가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곳은 지난 2012년 문을 열었다. 이곳을 통해 그는 삶과 예술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누구나 자신의 카페에서 꿈꿔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파씨오네는 얼핏 잘 꾸며진 갤러리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선사하고 있지만 실은 이곳은 갤러리다. 정확히 말하자면 카페형 갤러리인 것이다. 실로 많은 카페들이 갤러리형 카페를 추구하고 있지만 단지 예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이 운영하고 있다는 점 외에는 별다른 특징이나 개성을 발견하지 못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에서 현직 화가가 운영하는 갤러리형 카페라는 사실을 접한다면 확연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전업 작가의 길을 가기 위해 화가가 된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커피를 너무 좋아하다 보니 화가의 길을 걸으면서도 이 일도 함께하게 되더라구요. 파씨오네는 저의 사업체이자 작업실인 셈이죠.” 카페 한켠에는 미처 완성되지 못한 연필화 한 폭이 이젤 위에 꽂혀 있었다. 따사로운 늦가을의 햇살 아래서 향긋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작품을 그리는 작가의 모습은 텔레비전 드라마 속에서나 연출 가능한 것이라 믿는 사람들에게 색다른 반전을 선사하는 기분이었다.

▲ 김해 대청계곡에 위치한 카페 파씨오네 전경.

 미술에도 많은 종류가 있는 가운데 김 작가는 수채화와 한국화, 연필화를 주로 그린다. 1998년 처음 화가로 입문했을 당시 한국화를 그리기 시작했던 그는 다른 종류의 그림에서는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한국화와 수채화에서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번짐’의 아름다움이다. 까만 먹이 얇은 종이 위에서 서서히 연하게 번지고 있는 모습을 본 그는 한국화의 진정한 매력을 만끽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화의 아름다움을 여백의 미에 있다고 말하잖아요. 그 말이 맞아요.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많은 의미가 전달되는 느낌, 특히 삶의 여유나 감성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김 작가는 한국화에서 느껴지는 잔잔한 아름다움과 여유를 수채화를 통해 정점을 찍었다. 단순히 번짐의 아름다움을 떠나 더 진한 여운과 감성을 수채화 화가로 재능을 펼치면서 그림의 열정에 사로잡혔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수채화는 하나의 색을 여러 색과 함께 씀으로, 조화롭고 동화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가령 빨간색을 파란색 옆에 칠하게 되면 보라색으로 서서히 변하는 것, 정말 큰 매력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가장 친하게 지내는 동시에 존경하고 있는 김해미술협회 지부장인 정원조 작가의 말 한마디가 작품활동을 할 당시 큰 힘이 됐다고 한다. 붓을 집어던질 정도로 원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아 고민할 때면 정원조 작가가 적극적으로 조언과 위로를 건넸다고 한다.

 화가로 활동하면서 무난하게 작품 활동을 해왔다는 사실에 김 작가는 안도하고 있었다. 그가 자신의 길을 오롯이 걸을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가족들의 무한한 지지와 관심 덕분이라고 말했다. 1996년 남편의 사업 때문에 김해에 정착하게 된 그는 국악을 하고 있는 남편과의 사이에서 1남 1녀를 낳고, 다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가족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그림에 대한 진정한 애착은 ‘그곳에 가고 싶다’는 30호짜리 작품을 남길 만큼 각별해 보였다. 카페를 한 번 해보자 결심을 했을 때도 남편의 지지가 가장 든든한 도움이 됐다. 5년 전, 지금의 파씨오네가 있기 전 김 작가는 우연히 이곳을 지나가게 됐다. 대청계곡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이 터가 마치 자신이 있어야 할 곳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김 작가는 자신의 손으로 파씨오네를 만든 것처럼 파씨오네도 김운균이라는 사람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카페 내부 인테리어부터 식재료까지 모두 자신의 하나하나 선별해 가꾼 것은 물론 카페 로고까지 자신의 손으로 디자인해 상표등록을 마쳤다.

▲ 파씨오네의 소품 하나하나에서 김운균 작가의 감성과 센스가 느껴진다.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구스타프 클림트예요. 화려함과 강렬함 속에 진정한 개성과 자유분방함을 알 수 있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프리다 칼로의 경우 두 팔이 없는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열정 하나만으로 거울을 통해 자신의 초상을 남기는 것으로 여성 작가의 한계를 뛰어넘었잖아요. 그 외에도 많은 작가들이 대단하고, 자랑스러워요.” 세상이 많이 변화했지만, 여전히 여성 작가들의 삶은 고단하고 어렵다고 김 작가는 설명했다. 더욱이 결혼을 하면 작품보다는 가정에 충실해야 하는 현실, 그 과정에서 스스로 예술을 향한 삶을 꺾어버리는 모습을 그 역시 많이 보고 느꼈다고 한다. 많은 여성 화가들이 가족들의 아낌없는 관심을 받는다면 환경 역시도 변화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김 작가는 파씨오네가 여타의 커피숍처럼 커피를 마시며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형 카페를 넘어 손님들과 예술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원하는 손님들을 상대로 초상화를 그려주는 이벤트 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어요. 커피 마시면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는 사실 많아졌잖아요. 대청계곡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혼연일체가 된 자신의 모습을 그림으로 평생 감상할 수 있다는 것. 정말 멋진 경험 아닌가 싶네요.”

 ▶김운균 작가 프로필

ㆍ경남여성미술대상전 연 4회 특선

ㆍ대한민국 수채화대전 입선

ㆍ경남미술대전 입선

ㆍ김해아트페어전

ㆍ대구아트페어전

ㆍ한ㆍ우즈벡 국제교류전

ㆍ경남미술협회전

ㆍ김해수채화협회전

ㆍ샤롯데, 그리다갤러리 ‘오놀자’ 기획초대전

ㆍ(현)한국미술협회 회원

ㆍ(현)김해미술협회 회원

ㆍ(현)김해수채화협회 회원

ㆍ(현)Gallery ONNE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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