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7:07 (금)
녹색테이블 위서 웃음 주고받으며 행복까지 전하죠
녹색테이블 위서 웃음 주고받으며 행복까지 전하죠
  • 황현주 기자
  • 승인 2017.11.13 22: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목! 이 동호회 김해시 탁구협회
▲ 김해 대청동에 위치한 스마일탁구클럽에 모인 회원들이 정을 주고받듯 공을 주고받으며 경기에 임하고 있다. 김해시탁구협회는 다양한 연령대를 가진 사람들이 1천500여 명 정도 가입돼 있으며, 탁구를 잘 몰라도 배우고 싶어 하는 누구나 기초와 이론은 물론 실전까지 가르쳐주고 있다.

다양한 인연ㆍ우의 다져

초등생부터 칠순까지

정회원 1천500여명

관절ㆍ어깨 건강 ‘최고’

부부끼리 내기하면서

집안일 결정 ‘가정 화목’

 김해 대청동에 위치한 스마일탁구클럽에는 몸을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온갖 소리가 들려왔다. 운동화 바닥의 마찰로 끽끽 대는 발소리, 아쉬움과 탄성이 섞인 함성, 그리고 유쾌한 웃음소리가 탁구장 안에 가득 들어차 있었다.

 26여 년 전 발족된 김해시탁구협회 소속 회원들이 모여 있는 이곳에는 연령과 직업을 막론하고 오직 탁구로 하루의 스트레스를 풀려는 사람들이 집결해 있었다. 가족, 부부, 형제자매 심지어는 고부(姑婦)지간 등 다양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의 손에는 홍색과 청색 라켓이 들려 있었고, 이들은 마치 정(情)을 주고받듯 공을 주고받고 있었다. 정회원 1천500여 명에 서른다섯 개의 산하 클럽을 보유하고 있는 탁구협회는 생활스포츠의 대명사답게 대규모 인원을 자랑하고 있으며, 지난 2006년부터 구산동 김해체육관에서 금관가야배 전국 탁구대회와 아마탁구 최강전을 매년 정기적으로 주최ㆍ주관하고 있어 생활체육 동호회 사이에서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탁구가 단순히 공만 주고받는 줄 아셨죠? 아니에요. 공이 아니라 사람의 정과 배려를 주고받는 것이에요. 여기 이렇게 마주 보면서 탁구를 치다보면 정말 좋은 인연을 두루두루 만나게 돼 있어요. 처음에는 탁구가 치고 싶어서 오다가 나중에는 탁구를 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많죠. 나 역시 마찬가지였고.”

▲ 스마일탁구클럽에서 탁구를 가르치고 있는 최민철ㆍ정영주 부부는 부부싸움을 해본 적이 없다.

 현재 김해시탁구협회를 책임지고 있는 김승길 회장은 회원들의 연습을 관전하며 말했다. 지천명을 지나 환갑을 코앞에 두고 있는 그는 12년 전 탁구의 매력에 푹 빠져 협회 13대 회장에 추대됐으며, 회원관리 등 자잘 일부터 탁구대회 등 큰일까지 몸소 챙기고 있다.

 김승길 회장은 운동하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그는 건강을 위해서 여러 운동을 해오다 탁구에 최종적으로 정착하게 됐고, 아내와 아들은 물론 며느리까지 탁구를 전도하고 다닐 만큼 마니아가 됐다. 특히 그는 며느리 이야기가 나오자 상당히 즐거워했다.

 “우리 며느리가 나와 탁구를 치는 것을 참 즐겨요. 직장 때문에 경기도 이천에 가 있어서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우리 가족은 모였다 하면 탁구를 치면서 재미있게 놀아요. 실제로 며느리 탁구는 내가 가르쳤어요.”

 며느리에게까지 탁구의 재미를 가르쳐 줄 정도라면 대체 탁구의 어떤 매력이 김승길 회장을 사로잡은 것일까? 이에 대해 그는 탁구의 매력이 너무 많아 어느 하나만 콕 찍어 이야기하기 힘들다 하면서도 “남자와 여자의 구분이 없고, 나이와 세대의 구분이나 경계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 진정한 매력인 것 같아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특히 2~30대 젊은 세대와 탁구를 칠 때면 자신도 젊어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대답했다.

 탁구는 거칠지 않다. 에너지 소모가 많이 필요하지 않고, 큰 동작이 필요 없다. 그래서인지 10대 청소년은 물론이고 머리가 희끗한 노ㆍ장년의 모습도 눈에 크게 띄었다. 협회 회원은 아니지만 탁구를 통해 건강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본다는 신위제 씨는 칠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탁구장에 오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남대 공과대학 교수로 오래전 정년퇴임한 그는 50대 이후부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탁구 덕분에 아직까지 큰 질환에 시달려본 적은 없는 것 같다”는 말로 자신이 칠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 김승길 탁구협회장 “탁구공은 상대에 대한 끊임없는 배려와 정이죠”

 또한 회원들을 상대로 레슨을 진행하고 있는 최민철ㆍ정영주 부부는 탁구로 맺어진 인연이라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다. 아홉 살의 나이 차가 나는 부부는 결혼한 지 이제 1년 채 되지 않은 신혼부부이며, 창원대 선후배지간이기도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창원운동장에서 각각 코치생활과 장애인생활체육에서 탁구를 가르치면서 운명적으로 시작됐다.

 “탁구를 치다가 늦게 귀가를 해도 아무런 터치를 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선수출신이다 보니 탁구와 관련해서는 마음이 너무 잘 맞아요. 청소나 설거지 같은 집안일 내기를 주로 탁구를 통해 해결하기도 해요. 그래서 그런가? 여태 부부싸움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최민철 씨와 아내 정영주 씨는 서로를 바라보며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스마일탁구클럽에서 레슨을 받기 원하는 사람들을 가르치는 일도 함께 하는 부부는 직장까지 서로 공유하고 있다.

 탁구가 어떤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김승길 회장에게 질문하자 그는 “관절, 허리, 어깨 등 많이 쓰는 부위를 건강하게 가꿔주는데 탁구만 한 운동이 없죠. 탁구를 잘 모른다고 가입을 망설이지 말고, 탁구를 통해 정과 화목함을 느끼고 싶은 많은 분들이 언제든 찾아와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