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뚤어진 입시 경쟁과 ‘스프링벅’ 현상
삐뚤어진 입시 경쟁과 ‘스프링벅’ 현상
  • 김숙현
  • 승인 2017.11.1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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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숙현 SAS영재아카데미 원장 / 김해시 학원연합회 감사

 지난해 어느 대선후보의 공약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언급이 우리 사회에 4차 산업시대에 대한 각성을 불러일으켰고, 이미 다른 나라에서 공교육에 도입된 코딩 교육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는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미래사회에 대해 얼마나 피부로 느끼고 제대로 알고 대비하고 있는가?

 롤프 얀센이 약 10년 전, 그의 저서 ‘Dream Society’에서 밝힌 4차 산업혁명 시대 사물인터넷이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해 주고 인공지능발달로 인간이 많은 직업에서 제외되며 빅 데이터로 접근하는 많은 형태의 산업이 발달해 대형 포털 사이트가 세상을 지배하며 인간이 설 자리가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충격적인 미래를 전망했었고, 이제 그의 전망은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됐다.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고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발전을 이어온 대한민국이 과연 그 영광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긴다. 대학만 나오면 취직이 되고 그런대로 가정을 꾸리고 힘들게나마 집 장만을 하고 그런대로 알맞은 차를 굴리고 주말이면 외식을 하던 가정의 자녀들이 치열한 경쟁 속의 대학만을 목표로 하며 입시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대한민국, 무엇이 되고 싶은지, 우수한 학생들과 학부모는 물론이고 교사들까지도 미래사회에 대한 이해보다 당장의 성적에 집중하고 어떤 사람이 돼 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고찰은 없고 오로지 ‘In Seoul’이 목표가 돼버린 현실에서 우리는 미래사회에 성장의 모티브가 되기보다 후발국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아이에게 꿈을 주입시키고 목표 설정을 강제해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조종하고 프로그램을 주입시켜 공부 로봇을 만들어가는 학교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학교마다 전교 1등은 의대를 보내려고 하고 입시 실적을 위해 학생의 적성과 미래에 대한 그 어떤 숙고도 없이 농대를 가더라도 서울대를 가라고 하는 현실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근본적인 문제점을 분석해서 보완하기보다 표를 의식한 생색내기식으로 바뀐 입시제도에서 혼란만 가중되는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입시 지도 선생님은 결국 인맥과 학맥으로 굴러가는 한국형 사회에 의지하고 답습하는 행태이다.

 ‘초정리 편지’를 썼던 배유안 작가의 ‘스프링벅’은 우리의 입시체제와 삐뚤어진 입시경쟁을 스프링벅 현상에 빗대어 고발하고 정확하게 비판하고 있다. ‘스프링벅’은 풀을 먹으려던 원래의 목적은 잊고 무작정 초원을 달리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곤 하는 아프리카 양의 이름이다. 이런 스프링벅의 이야기는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꿈을 잃은 채 남보다 앞서는 데만 혈안이 될 수밖에 없는 우리 청소년들의 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배안진 작가는 중고교 국어 선생님이었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지낸 경험을 살려 청소년들을 둘러싼 교사와 학부모의 시선까지 입체적으로 아우르고 있으며 현장에서 느꼈던 다양한 고민을 책, ‘스프링벅’에 녹여냈다. 가출, 입시 경쟁, 대리 시험 등 어두운 면을 부각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의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책을 학생들에게 추천하면서도 인식을 바꿔야 할 학부모와 교육관계자 및 교육행정을 맡는 분들과 그 결정권자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3차 산업시대에 이미 개발된 기술을 융복합하는 시대이다. 공감력을 바탕으로 다른 영역을 이해하고 융복합해 새로운 것을 도출하는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협업을 잘하는 인재를 길러 내야 한다. 경쟁 구도에서 나만 잘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서로 잘 소통해 힘을 모을 때, 융복합 창의성이 발현되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지금 우리의 교육을 어떻게 바꿔가야 할까? 시대변화에 걸맞은 인식을 바탕으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알맞은 교육으로 바뀌어 가야 할 것이다.

 한국의 미래를 위해 정책적으로나 교육적으로 밑그림을 크게 그려야 하겠지만 교육현장에서 학생들과 마주하는 교사들의 생각과 마인드를 이끄는 국가적 차원의 시스템 아래 실현 가능한 교육을 제시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아무리 이상적인 교육정책을 마련한다 해도 현장에서 교사가 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니라면 무용지물인 것이다. 철저하게 학교중심의 현실성을 고려하고 교육해 주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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