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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바퀴에 삶과 꿈 싣고 스승ㆍ제자로 평생 달려야죠
경륜 선수 부자 공성열ㆍ공태욱
2017년 11월 12일 (일)
황현주 기자 hhj2524@kndaily.com
   
▲ 공성열 씨(오른쪽)와 공태욱 선수는 부자지간인 동시에 경륜 선후배지간이기도 하다. 공성열 씨는 1기 선수로 활약했으며, 공태욱 선수는 3년 차 프로 선수로 21기다.

아버지 프로 경륜 1기 활동

아들 21기 입문 ‘바통’ 받아

父 “태욱 말 듣고 은퇴 결심”

김해 프로바이크 운영

子 “아빠는 존재 자체로 힘”



 아버지가 다진 길을 아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아들은 자신을 위해 길을 다듬어준 아버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달린다. 아버지라는 그림자가 짙게 자신의 앞에 드리우고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아버지의 그림자를 감히 부정할 수는 없다. 어쩌면 아버지가 다져놓은 길이 있기 때문에 아들은 지금 이 자리에 자신이 있는 것이라 믿고 있다.

 경륜 1기 선수로 활약한 공성열 씨와 21기 공태욱 선수 부자(父子)는 아버지와 아들지간이지만 학교 선ㆍ후배이기도 하고, 나아가 경륜 선ㆍ후배이기도 하다. 아버지 공성열 씨는 아들 공태욱 선수에게 자신의 현역시절을 떠올리며 조언과 격려를 번갈아 해주기도 하고, 공태욱 선수는 아버지의 조언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경기방법을 모색하기도 한다.

 공태욱 선수가 현역 경륜 선수로 활약하게 된 배경에는 전부 공성열 씨의 뒷받침이 결정적이다. 그는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두 아들에게 모두 자전거를 가르쳤다고 한다. 그러나 차남보다는 장남 공태욱 선수에게서 더 많은 재능과 끈기를 발견했고, 자신의 뒤를 이어 경륜선수로 큰 성장을 할 것임을 의심치 않았다.

 공성열 씨는 우리나라 경륜의 시작을 함께했다. 아마추어 15여 년, 프로 20여 년 총 35여 년의 경륜선수로 활동해 온 그가 처음으로 프로 경륜에 입문했을 때는 1994년이다. 85년도에 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은퇴한 그는 프로로 다시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이듬해 개최된 제1회 스포츠서울배 경륜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이외에도 다수의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면서 경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아직도 공성열 씨가 선전했을 당시를 그리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4년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내에 마련된 벨로드롬(velodrome, 비탈진 사이클 전용 경기장)에서 첫 경륜 시합이 열렸다. 이를 바탕으로 경륜경기와 사업이 국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자 경상도에서는 창원경륜장과 부산스포원이 일제 문을 열었다.

 “김해는 자전거를 타기 정말 좋은 조건을 갖췄다고 할만하다. 서울 등 위쪽 지방의 경우 눈이 많이 내리고 추운 반면, 김해는 눈도 잘 내리지 않아 경륜선수들이 훈련하기 가장 좋은 곳이다. 비단 김해뿐 아닌 다른 경남권 역시 선수들이 훈련하기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고 판단된다.” 아버지 공성열 씨의 말에 공태욱 선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래서일까? 경남권 출신 선수들 중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는 경륜선수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고, 유독 김해 출신 선수들이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김해 내에서는 공성열 씨 부자의 모교인 김해중학교와 김해건설공업고등학교에서 기량 좋은 선수들이 자주 배출되고 있다.

 공성열 씨에게 현역 시절 라이벌에 대해 묻자 기탄없이 허은회 선수를 꼽았다. 자신과 같은 1기 선수에다 연배도 같고, 무엇보다 승부욕에 있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늘 1, 2위를 다투고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당시 경륜 관람객들은 공성열과 허은회 두 사람 중 한 사람을 늘 우승 후보로 점치곤 했다고 전해지며, 지금도 허은회 선수에 대적할 사람은 공성열 씨 밖에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그 친구는 라이벌인 동시에 가장 절친한 친구이고, 무엇보다 아직까지도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어서 부러운 마음이 간간히 들기도 한다. 그 친구를 보면서 내가 은퇴를 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간간히 해볼 만큼.” 사이클은 야구나 축구 등에 비해 자기관리만 잘하면 선수 생명이 길게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허은회 선수를 비롯한 백전노장들이 경륜계에서는 간간히 눈에 띈다. 이들은 이제 막 프로의 세계로 입문한 후배선수들에게 큰 귀감으로 자리하고 있다.

   
▲ 공성열 씨가 김해 구산동에서 운영하는 프로바이크.

 언제까지나 계속될 줄 알았던 프로선수 생활은 지난 2013년 접게 됐다. 경기 광명 시합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심한 그는 공태욱 선수에게 의견을 물을 정도로 상심이 컸다고 한다. 당시 공태욱 선수는 아버지가 현역으로 계속 활동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2008년 창원경륜장 시합을 통해 쇄골과 늑골이 부러지는 사고로 수술과 재활훈련을 힘겹게 하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아들로서는 죄스러운 마음을 담아 “은퇴를 하셨으면 좋겠다”는 대답을 했다.

 비록 현역선수로의 길을 스스로의 손으로 끊었지만, 공성열 씨는 자전거에 대한 애착을 은퇴하면서도 놓지 않았다. 그는 현재 김해 구산동에 ‘공성열프로바이크’라는 이름의 자전거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선수로써 최선을 다했듯 이번에는 어엿한 대표로 평생 자전거를 손에 놓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이곳에서 공성열 씨는 다시 한번 자전거를 통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자전거는 나에게 운명과도 같다. 유년시절 자전거 타는 게 너무도 좋아서 가까운 거리를 심부름할 때도 늘 자전거를 타고 다녔을 정도다. 태욱이는 내가 보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것이 많은 아이다. 그러나 주변에서 성실하고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라고 평가를 해 아버지 입장에서는 자전거를 잘 탄다는 칭찬만큼이나 기분이 좋다”고 아들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한편, 공성열 씨는 이제 막 자전거에 입문한 초보 선수들을 향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타는 방법을 놓치지 않고 일러줬다. 그는 “나와 같은 전문가나 실제 많이 타본 사람들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함께 타는 방법이 가장 좋다. 사고는 언제 어느 때 발생될지 모른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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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로드롬에서 질주하고 있는 공태욱 선수.

공태욱 김해 B팀 사이클 선수 인터뷰



“쉽지 않은 프로의 길, 내가 달려가야 할 길”



또래 비해 늦은 프로 입문

위기가 되레 도약 발판

“아버지, 감사하고 존경”



 -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사이클 선수를 해야겠다 결심이 선 이유와 그 과정은 어떠한가?

 “사이클 선수로 활약한 아버지의 영향은 나에게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나는 프로로 입문한 지 겨우 3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중학교 재학시절부터 줄곧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을 해왔고, 프로 입문 역시 아버지의 권유를 바탕으로 시작하게 된 것이다. 솔직히 또래 친구들이 여행을 다니는 등 취미 생활을 할 때 나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하는 날이 많다. 사실 아직 한창나이라서 그런지 가끔은 연습은 뒤로 미뤄두고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은 욕심이 왜 없겠나. 더욱이 나는 또래 선수들보다 느지막한 나이에 프로에 입문을 했다. 그래서 더 잘해야 한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부담이 약간은 있다.

 사실 아버지가 은퇴를 결심하셨을 당시가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어린 시절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 경기를 스탠드에서 관람하면서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시는 등 목격을 자주 하다 보니 이 길이 쉽지 않을 길임을 알면서도 하게 됐다. 아버지는 사이클 선수라는 직업에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는 분이다. 물론 선수 생활을 하기 이전 숱한 부상을 당하고, 그것과 싸우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하지 않으려 했으나, 아버지는 삼고초려를 하시면서까지 나에게 사이클의 매력과 자부심을 일깨워주셨다. 아직 나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아버지가 1기 선수인 탓에 내 주변에는 아버지의 동기 혹은 선후배가 많아 그 점도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맞다. 그렇지만 이 길을 선택한 것에 추호도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은 열심히 달려야지, 최선을 다해야지 하는 마음밖에 없다.”

 - 아들로서 바라보는 아버지에 대한 느낌은 어떠한가?

 “같은 직업이지만, 아버지와 훈련을 그렇게 많이 하지 않는다. 내 예상과 다르게 아버지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시다. 솔직히 이 일을 시작하게 되면 아버지의 간섭이나 잔소리를 많이 들을 줄 알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선수 생활을 하셨던 당시와 현재의 경륜환경은 차이가 많다. 그만큼 세월이 흐르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었고, 그저 아버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응원해주시고, 은근한 관심을 표하시는 것. 그것이 나를 응원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아버지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느낀다. 만약 아버지가 내 예상대로 많이 참견하시고, 다그치셨다면 나는 이 생활을 오래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 현재 존경하는 사이클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

 “아버지를 가장 먼저 존경한다. 아무래도 1기 선수로 우리나라 경륜계 시작을 함께 하신 분이니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아버지 다음으로 내가 몸담고 있는 김해 B팀의 황순철 선수다. 황순철 선수는 나의 학교 선배인데, 내가 이 선수를 존경하는 이유는 굉장한 노력파로 귀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순철 선수는 프로로 입문할 당시 하위권에 위치하고 있는 선수였지만, 훈련과 근성을 바탕으로 지난해 시즌 대상 경륜 우승을 하는 쾌거를 달성한 바 있다. 이 과정을 후배인 내가 지켜본 바로는 대단하게 생각되는 동시에 존경이라는 의미가 와 닿기도 하다. 특히 자전거도 자신의 몸에 맞아야 하는데, 황순철 선수는 내게 자전거를 세팅하는 방법 등 많은 조언을 해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면 언제이며, 왜 그런 마음이 들었는가?

 “프로로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광명시합에 들어갔다. 프로 입문을 하기 전에도 아마추어 선수로 경험이 많은데도, 막상 시합에 들어섰을 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성적도 잘 나오지 않았고, 추구하던 목표도 있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너무 힘든 직업이라는 사실을 깨달아버렸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의 현역시절과 심경도 많이 생각났다. 시합이 끝나고 나면 문자로 통보를 받게 되는데, 기대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나 자신에게 너무 큰 실망을 느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이 슬럼프가 아니었나 싶다.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하기도 했지만,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슬럼프를 극복하면서 다시 자전거를 잡을 용기가 생겼다. 선수에게 있어서 위기만큼 자신을 더욱더 단단하게 하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배웠다.”

 - 프로 선수로 아마 선수나 후배들에게 충고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가령 야구나 축구 등 스포츠는 상당히 어린 나이부터 배우기 시작한 선수들이 많지만, 경험상 사이클는 너무 어린 나이 때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사이클은 무조건 중등부부터다. 자전거에 대한 매력은 초등학교 다니면서 느끼면 되고, 이를 통해 중등부에서는 기초와 기본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고등부에서는 실전 위주로 훈련하고 교육을 배우는 것이 좋다. 또한 선수로 평생 직업으로 선택하면 더없이 좋지만, 그 과정에는 많은 것들을 희생하고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안전을 항상 최우선적으로 여기는 마음이 중요하다. 특히 헬멧 착용은 필수다. 자전거를 좀 탈 줄 안다고 안이한 생각을 습관으로 가진다면 최악의 경우 큰 사고로 직결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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