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예산심의, 민생중심으로 하시길…
도의회 예산심의, 민생중심으로 하시길…
  •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 승인 2017.11.12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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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대기자ㆍ칼럼니스트

 매표행위와 다를 바 없는 특정 지역 예산지원을 위해 혈세를 떡 주무르듯 해서는 곤란하다. 경남도의회 등 지방의회 예산심의 때 ‘쪽지예산’으로 추진돼야 할 사업예산이 찢어지는 등 누더기 예산의 폐단을 지적한 사례는 잦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예산심의는 더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된다.

 경남도는 내년도 예산 7조 3천611억 원을, 교육청은 4조 9천769억 원을 편성했다. 제349회 경남도의회 정례회에 제출한 예산(안)은 다음 달 15일까지 심의ㆍ의결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에 대해 각 상임위원회 심사 후,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예산의 증ㆍ감액을 결정하지만, 이 과정에 ‘쪽지예산’이 날아다닌다. 불법으로 치부돼야 할 ‘쪽지예산’은 도의원과 시군 등 지방의원들의 지역 민원 해결용으로 집행부와 각 상임위원회의 정상적인 심사를 거치지 않고 막판에 슬쩍 끼워 넣는 것이다.

 도의회는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한국당과 민주당, 정의당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매년 되풀이된 상황이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와 당리당략에 얽매어 양보와 타협 없이 대립으로 치닫다가 막판에 이르러 지역구 예산 나눠 먹기로 끝을 맺은 게 다반사였다. 특히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는 데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은 국가 예산부터 20% 이상 줄어들어 쪽지예산은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경남도의회는 행정사무 감사에서부터 관련 상임위를 통해 숙원사업을 빙자, 재정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선거구인 기초지자체가 도에 요청한 체육시설 지원비 200억 원에 대한 지원, 특정 단체에 대한 재정적 지원요구에 도가 100억 원을 반영했지만, 본격 예산심의 때 이 같은 사례는 더 기승을 부릴 것이다. 또 예산액을 증가시킬 때는 집행부 동의를 구해야 함에도 예결특위의 증ㆍ감액에 대해 ‘을’인 집행부는 꿀 먹은 벙어리였다. 이 같은 사례가 국회에서도 빈번하자,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쪽지예산이 국회의원들이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예산이 배정되도록 개입하는 것을 부정청탁으로 해석해 ‘김영란법’ 위반으로 결론 내렸다. 도의원이라고 다를 게 없지만 쪽지예산을 남발해왔고 올해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출신 지역구에 사업예산이 책정되면 통상 ‘지속 사업’으로 수년간 사업이 추진되기 때문에 치적 쌓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재료가 없다. 매년 특정 의원들의 지역구만을 위한 사업예산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당사자들은 이를 선거용 ‘치적’으로 더욱 활용한다. ‘면허받은 도둑’이라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경남도의회는 경남도와 교육청이 내년에 사용할 예산을 도민들을 대신해서 심의하는 기관이다. 바로 도민들의 삶과 생활에 직결되는 업무를 하는 것이 도의회의 책임과 의무인 것이다. 도의회가 일을 확실히 하면 도민들은 마음 편하게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다. 따라서 예산안심의는 경남도와 도민의 입장에서 접근하는 게 정도다. 무상급식 예산처럼 생색만 내려고 하지 말고, 파탄 난 민생경제를 안정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데 효과적인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체계적인 기준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 도민의 세금을 어떤 일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불요불급한 사업으로 인한 낭비 요소는 없는지 꼼꼼히 따져서 지역 경쟁력을 높이고 민생을 위한 예산이 되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예산심의를 부실하게 하면 집행부의 재정운영이 제대로 될 수 없다.

 내년은 문재인 정부의 동력인 일자리사업, 4차 산업혁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갖가지 경제정책의 순항 여부가 결정될 정도로 중요한 시기다. 이에 맞춰서 경남도의 예산도 적기 집행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예산안심의가 졸속으로 진행될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들이 떠안아야 한다. 벌써부터 내년 지방선거를 위한 밀실심의를 통해 예산 따먹기나 흥정을 할 거라는 걱정의 소리도 많다.

 이런 구태를 막기 위해서는 예산심의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의결기관인 경남도의회는 경남도청 등 집행부와 함께 경남도민을 위한 쌍두마차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상급식도 도와 교육청이 중학교까지 학대하기로 한 이상, 논란을 자초해서는 안 된다. 시군의회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 때 공천의 칼바람이 불겠지만, 매우 공정하고 사사로움이 없는 대공무사(大公無私) 정신에 의한 예산심의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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