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根谷(여근곡)
女根谷(여근곡)
  • 송종복
  • 승인 2017.11.0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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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女:여-여자 根:근-뿌리박다 谷:곡-골짜기

 경북 경주 건천읍 신평리에 보X谷이 있는가 하면,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에 자X山이 있다. 이로 보면 지명도 음양이 있어 ‘에로틱’하며 ‘섹시’하고 흥미 진진하게 이름 지어졌다.




 <삼국유사> 기이편 지기삼사(知機三事) 중에 신라 27대 선덕여왕의 전설 중 여근곡(女根谷)이 있다. 여왕 5년(636) 영묘사 앞 큰 연못인 옥문지(玉門池)가 있었는데 겨울에 두꺼비들이 모여 울고 있었다. 왕은 이상히 여겨 말하기를 두꺼비의 눈은 성 난 것같이 생겼으므로 성난 군대를 상징하고, 옥문은 여근으로 흰 것을 뜻했다. 흰 것은 서쪽을 상징하는데 이곳의 지형을 보고 백제군의 매복이 있을 거라고 알아냈다. 이는 풍수상 서쪽을 희다고 하기 때문이다. 남근은 여근에 들어가면 반드시 죽으므로 그들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쪽을 ‘희다’고 한 것은 고대 중국에 하늘 중앙에는 ‘황(黃)’이 있으며 東, 西, 南, 北에 각각 청룡(靑龍), 백호(白虎), 주작(朱雀), 현무(玄武)라는 네 신이 있어 하늘을 지킨다고 했다. 이때 청룡은 푸르고, 백호는 희고, 주작은 붉고, 현무는 검은 것이라 하니, 서쪽은 백호라 희다고 보는 것이다. 백제군이 서쪽에 있다고 생각한 것은 ‘옥문지’에 개구리가 우는 것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 개구리는 병사를 상징하면서 동시에 남근을 상징한다. 그래서 백제군이 발기한 남성처럼 여성의 음부에 들어가 있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에 여왕은 알천(閼川)과 필탄(弼呑) 두 장군에게 군사 2천명을 줘 경주 서쪽에 있는 여근곡에 매복해 있는 백제군을 치게 했다. 두 장군이 여근곡에 이르니 백제의 장군 우소(于召)가 5백 명을 매복시켜 있기에 모두 몰살시켰다. 그 아래의 연못을 옥문지(玉門池)라고 하는데, 마치 지형이 누워 있는 여자의 국부처럼 생겼다고 해 보X산이라 불렸다. 반면에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에는 자X산이 있다. 이로 보면 지명도 음양이 있어 ‘에로틱’하고 ‘섹시’하게 의미를 부여한 것이 선조들의 지혜라 볼 수 있다.

 또 경기 안양의 삼막사에는 여자의 성기를 그대로 닮은 바위가 있어 보는 사람들의 낯을 뜨겁게 한다. 이 여근석 주변에는 남근석이 버티고 있다. 강릉시 위촌리에는 세 개의 바위가 묘하게 조화를 이뤄 여자의 성기를 나타내고 있다. 그 맞은편에는 개의 성기 모양을 닮은 숫바위가 힘차게 고개를 들고 있다. 이 외에도 제천 금수산 남근석, 금정산 남근석, 단사산 남근석, 월출산 남근석, 경주 마석산 남근석, 순창 남근석, 금수산 남근석, 북한산 남근석, 천관산 남근석, 남해 가천의 암수 바위, 국회의사당 남근석 등이 유명하다.

 더구나 충북 제천 송학면 무도리에는 ‘공알바위’가 있고 그 옆에는 남근석인 선돌이 우람하게 서 있다. 안동의 경우 영남산 기슭 여근곡의 음기를 누르기 위해 남근석 3기를 동부동에 조성했다. 강원도 삼척 원덕의 해신당은 남자의 성기를 모시거나 여 서낭당에 봉납하는 제의도 있다. 이로 보면 우리 조상들은 지형도 음양이 있어 ‘에로틱’하며 ‘섹시’하게 흥미진진하고 지혜롭게 이름 짓는데 여자는 곡(谷)으로, 남자는 석(石)으로 지은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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