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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론통합은커녕 양극론만 심화돼
국론통합은커녕 양극론만 심화돼
  • 이태균
  • 승인 2017.10.16 1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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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균 칼럼니스트

 지난 IMF와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우리 사회는 불신(不信), 불안(不安)과 불만(不滿)의 소위 삼불(三不)이 팽배해 역대 정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코 해소하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과 사회통합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컸으나 되레 보수와 진보뿐만 아니라 과거 정부의 비리 캐기로 인해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되돌아보면 우리나라는 새 정부가 출범하면 현재의 정권과 차별화를 위해 항상 과거 대통령과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비리 수사나 재평가를 통해 흠집 내기를 서슴지 않았다.

 새 정부는 이를 두고 역사 바로 세우기 또는 적폐청산 등의 미사여구(美辭麗句)로 포장하지만, 상대방은 정치보복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극히 삼가야 하지 않을까. 진정한 정의를 세우기 위해 법에 따라 과거 정부의 잘못을 찾아내고 역대 정권의 범죄사실을 수사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되풀이되는 한풀이식의 악연의 씨앗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정권을 잡은 대통령이 대승의 경지에서 끊어야 한다.

 설사 누군가의 잘잘못을 가린다고 해서 결코 양측이 만족하며 얻을 실익도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 정부는 마치 정치적 보복으로 뒤통수를 맞은것 같아 섭섭할 것이고, 과거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잘못된 사실을 밝혀 처벌이나 망신을 준다고 해서 새 정부가 얻을 실익도 없기 때문이다. 자칫하다간 이러한 악순환이 새 정부가 국정 운영에 쏟아야 할 시간과 동력만 낭비하면서 국론분열은 물론 국민화합에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말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자본주의 체제가 위기에 빠지면 결국에는 정부가 구원투수로 등장해 수차례에 걸친 양적 완화나 비상조치로 급한 불은 끌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자본주의의 근간인 시장경제 질서가 자체의 조정과 통제기능을 상실해 정부의 개입만이 시장경제를 위기로부터 구출할 수 있다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노사문제는 노사 공동체 의식이 결여돼 무조건 노동조합은 투쟁을 기치로 자기 몫을 챙기자는 이기주의에 빠져있고, 노동자의 전체 이익을 위해서 노사 관계를 정립하려는 의식이 결여돼 있는 것도 안타깝다. 이러한 결과는 빈익빈 부익부라는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이나 실업난 해소 등 노동계 전체의 이익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져 전체 노동자들의 이익과 노사 화합에도 장애로 작용되고 있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부르짖고 있지만 우리 현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수평적 협동 관계가 아닌 예속적인 수직관계인 것도 부정하지 못할 현실이다. 대기업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 등 일부 분야에서 대기업의 자성 속에 개선 기미가 보이고는 있으나 아직도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특별한 정책적 배려가 절실히 필요하다.

 유엔의 강력한 제재와 미국을 위시한 주변국가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미ㆍ북 최고 권력자의 최근 말 전쟁을 보면,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핵 개발과 미사일 발사를 멈추지는 않을 것 같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무기로 자신들의 체제유지는 물론 경제적으로도 단단히 한몫을 챙기려는 숨은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의 국가안보는 그 무엇보다도 우리 내부의 분열과 불화가 더 큰 문제다. 외적인 안보 환경이야 상황에 따라 대처하면 될 것이지만, 우리 사회 내부에 뿌리박힌 소위 진보세력으로 포장된 종북세력은 어쩔 것인가. 우리에게 가장 위험한 적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정부가 사회의 양극화를 극복해야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리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정치권이 리더십을 발휘해 무엇보다도 우선 우리 사회의 양극화를 치유해야 한다. 여야의 정치권은 물론 국민이 함께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절실하다.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불신과 불안, 불만의 삼불을 해결하려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과거에 머물지 말고 미래로 나아가도록 국정 동력을 결집해야 한다.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이 있는가. 상대방은 까마귀고 자신은 백조라는 아집에 사로잡히게 되면 만사가 전도몽상(顚倒夢想)에 빠질 수 있다. 국론통합과 국민화합을 위해서는 다소 미운 곳이 있어도 상대방을 곱고 아름다운 눈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자신의 안목을 바꿔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솔선수범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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