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음주운전 유혹 받습니까
오늘도 음주운전 유혹 받습니까
  • 김병기
  • 승인 2017.10.15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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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기 김해중부경찰서 112종합상황실 팀장

 교통조사계 근무 당시 있었던 일이다. 오후 5시경 “배수로에 전복된 티코 차량이 뺑소니를 당한 것 같다”라고 해 출동했다. 현장에는 벌써 견인차들이 모여들어 견인을 준비하고 있었고 배수로에 전복된 티코 차량은 문이 열리지 않아 여성 운전자가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출동한 소방대원 도움으로 운전자를 구조, 병원으로 후송시키고 주변 정리를 하고 있는데, “경찰 아저씨, 여기 사람이 죽어있어요”라는 소리에 앞을 보니 티코 차량을 견인하지 못하고 주변을 서성이던 견인차 기사가 사고현장에서 약 70m 떨어진 배수로에서 풀에 덮인 사체를 발견한 것이다.

 새벽 1시 30분경. 생림면 나전삼거리에서 삼계 쪽에서 접근하는 소나타 승용차량을 검문했는데 40대 남자 운전자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만취 상태였다. 측정에 불응하며 사는 곳이 어딘지를 물으며 운전을 한 적이 없다 버틴다. 한참을 설득해 음주측정을 했고 연락을 받고 온 가족에게 인계를 했는데 혈중알코올농도 0.135%로 운전면허 취소에 벌금 300만 원 이상 처벌 수치다. 가족에 의하면 운전자는 진영에서 김해시 부원동에 회식을 하러 갔다며 왜 집인 진영으로 오지 않고 생림 쪽으로 운전을 해 갔는지 의아해했다.


 할머니 사체 발견 배수로는 U자형 시멘트 구조물로 할머니 목이 완전히 돌아간 채로 팔다리는 뭔가에 함몰돼 부러진 상태였고 주변에 쑥 바구니와 작은 칼이 흩어져 있었다. 견인 중인 티코 차량과 관련이 있는지 의심돼 살핀바, 앞범퍼 밑에 잡풀이 끼어 있었고 배수로 시멘트에도 뭔가 끌인 흔적이 남아 있었다. 할머니는 인근에서 식당을 하는 분으로 “직접 쑥을 뜯어 국을 내어놓는다”는 유족 말과 티코 차량 흔적 등에 교통사고로 판단돼 여성 운전자가 후송된 병원을 찾았다. 다행히 “달리 다친 곳은 없다”는 의사 소견에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면서 사고 경위를 물었다.

 음주운전으로 단속된 40대 남자 운전자는 지역농협 직원으로 올해 승진을 앞두고 있는데 벌금은 얼마든지 하겠으니 운전면허 취소는 아니 되도록 해 달라며 읍소했다. 업무실적이 좋아 마련된 회식 자리인지라 권하는 폭탄주를 먹었고, 평소 대리운전이 습관으로 돼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대리운전도 하지 않고 집과 반대인 생림 쪽으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 고개를 떨궜다. 출발지부터 약 6㎞ 운행에도 불구하고 교통사고가 나지 않았음에 안도하면서 다시는 술 먹고 운전하지 않겠음을 다짐했다.

 갓길에 쑥을 뜯던 할머니를 못 보고 충격, 배수로에 떨군 후에 약 70m를 배수로 시멘트를 타고 이동한 여성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133%로 운전면허 취소에 1년 이상 징역으로 구속됐다. 만취 졸음운전으로 유족에게 천추의 한을 남긴 것이다. 음주운전의 위험성은 누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변 환경이 어려울수록 자신을 살펴 남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저녁에 술을 먹을 일이 있다면 아예 차량을 집에 두고 출근하자. 음주운전의 유혹에서 벗어남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아니라 나를 위한 최소한의 예의다. 오늘 새벽에도 사거리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잠든 음주 운전자의 112신고가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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