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도록’을 편집해 보니
‘문중도록’을 편집해 보니
  • 송종복
  • 승인 2017.09.2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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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오는 24일까지 대전 뿌리공원에서 ‘효’ 문화 축제가 열린다. 이번 축제는 제9회이며 전국적인 축제문화이다. 보통 축제문화란 4가지 정도로 흥을 돋운다. 첫째는 볼거리, 둘째는 먹거리, 셋째는 놀거리, 넷째는 자랑거리가 있어야 제대로 된 축제가 된다. 여기에 자랑거리인 조상의 유래인 <도록>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전의 뿌리공원은 지난 1997년부터 문중의 본관을 시조로 하는 조형물을 세우고 시조의 유래를 각인한다. 위치는 대전 중구 보문산과 방화산 사이에 있어 자연경관을 갖추고, 공원 둘레에는 유등천이 있어 물놀이를 한다. 넓이는 3만 3천평을 갖춘 동산에 ‘효’ 문화의 테마공원에 안성맞춤이다. 중앙에는 ‘하늘대왕님’을 모시고 주위에 12신을 형상화했다. 정상에는 삼남 지방(충청ㆍ전라ㆍ경상)을 한눈에 바라볼 수는 전망대를 세워 화합과 상부상조를 기원한다.

 올해에는 <대한민국인의 뿌리>라는 문중도록을 편찬했다. 물론 지난 2010년에 <한국인의 뿌리>를 편찬한 바 있지만 그동안 많은 문중의 조형물이 들어와 함께해야 된다는 의도에서이다. 종래에는 136개 문중인데 이번에는 88개 문중이 추가돼 총 224개의 문중을 수록했다. 이 조형물은 각 문중이 비용을 들여 조성하고 조각해 뿌리공원에 기부ㆍ체납하는 것이며, 대전 중구청은 이를 보존ㆍ관리한다. 여기에 ‘효’ 문화 축제를 전국적인 행사로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성(姓)은 삼국시대는 왕족과 일부 귀족만 사용하다가 고려 중기부터 일반에게도 성과 본관을 쓰게 했고, 조선시대는 관료제가 심해 성씨끼리 행세를 하기 위해 족보가 발달했다. 그러나 일반 노비들은 족보가 없다. 그 후 1909년에 일제는 조선인의 조세와 부역을 부과시키기 위해 민적법(民籍法)을 제정해 전 국민을 성명과 본관을 갖게 했다. 이때 호적이 없는 이들이 거의 김씨, 이씨, 박씨의 성에 많이 편입됐기 때문에 현재의 대성이 됐다.

 이번에 필자가 전국문중 도록인 <대한민국인의 뿌리>를 편집하다 보니 새로운 것을 많이 알았다. 이씨의 경우 본관이 52개나 되는 반면에 동씨, 염씨의 경우 본관이 단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외 고려시대의 ‘관직명’을 조선시대의 것으로, 조선시대 ‘품계명’을 고려시대의 것이라고 적어 웃지 못할 내용도 있었다. 또한 어떤 성씨의 경우 본관은 같지만 시조가 두 명이나 된다는 것이고, 또는 같은 본관이라도 신(新) 본관과 구(舊) 본관이 있다는 것이다. 금관가야 김유신이 신라의 성에 편입될 때 신라의 성골 3성(박ㆍ석ㆍ김)이 있기에 신(新) 김씨(金氏)라고 한 바도 있다.

 또한 성씨의 조형물 유래를 보니 전부가 조상의 미화에 혈안이 돼 있다. 좋은 현상이다. ‘효’의 문화에 효와 충을 본받기 위해 당연한 현상이다. 그런데 조선시대는 양인과 천인이 있었다. 그중 무당, 백정, 진척, 곡마당, 사당, 기생 등 하인도 많았다. 뿐만 아니다. 도적, 역적, 간신도 많았다. 그런데 이런 조상을 가진 후손들은 다 어디에 있을까. 무명이라도 좋다. 이런 분들의 조형물도 한편에 세우는 것이 어떨까. 황수관 박사의 강의 내용이 생각난다. “황씨 집안은 황희 정승도 있지만 기생 황진이도 있다”고 자랑삼아 역설했다. 교육이란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비교해야 옳은 교육이다. 한편에는 ‘충ㆍ효’ 문화라면, 또 한편에는 ‘역적ㆍ불효’도 있었으면 한다. 교육은 진실을 비교해 선택하는 것이다.

 ‘효’ 뿌리공원에는 전국문중 대표자가 모이는 ‘문중협의회’가 있다. 여기에는 전문적인 학자로 조직돼 있어 조상을 잘 모르는 가문의 시조도 찾아 주고, 또 그 성씨의 빛난 인물도 찾아 준다. 자기 문중의 시조며 또한 인물을 찾고 싶다면 문중협의회에 ‘노크’하면 된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인의 뿌리>를 편찬해 문중협의회 ‘부스’에 비치돼 있으니 희망자는 구입하면 된다. 아울러 자녀와 같이 이번 제9회 뿌리축제에 왕림해 시조 조형물을 찾아보고 뿌리와 열매에 대한 심오한 감정을 가져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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