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19:57 (금)
무엇을 바라기 전에
무엇을 바라기 전에
  • 이종식
  • 승인 2017.09.05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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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식 남해소방서 소방서장
 “모든 것은 마음이 근본이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뤄진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괴로움이 그를 따른다. 수레바퀴가 소의 발자국을 따르듯이, 맑고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 행동하면 즐거움이 그를 따른다. 그림자가 그 형체를 따르듯이.”

 법구경의 진언 속에서 농부가 씨 뿌리고 김매면서 “열매가 이런 모양으로 이만큼 열려야 하는데 언제 열리려나?” 하고 조바심을 내지는 않는다.

 그저 묵묵히 믿음을 가지고 가꾸다 보면 열매는 실망을 주지 않고 열리듯이, 깨달음도 소원도 결실을 맺으리라 짐작해본다.

 오종종하게 눈앞에 있는 것에 연연하지 말고 그림을 크게 그리고 길게 보는 시안이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지금의 경쟁을 과거와 미래에 접목하면서까지 마음공부와 지혜를 쌓는 공덕보다는 지식만 한가득 메고 거니는 어리석은 자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최근 빈발하고 있는 21세기 안전사고 불감증과 기상이변의 환경 현주소! ‘주택가 화재 노인 잇따라 숨져’, ‘나 홀로 사망 노인세대 증가’, ‘고층아파트 불 노인 추락사’, ‘경기도 고양시 불길 속 대피시키고 실종 8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 ‘개나리가 핀 겨울철의 이상한 자태’, ‘빙하 균열로 인한 해수면 상승’, ‘불법 무단 주정차로 화재현장 200m 주택가 진입 1시간 소요’, ‘최근 10년간 소방(경찰 등)관 24명 순직, 공상자 1천660명 발생’, ‘소방청 독립’ 등 우리들에게 들여오는 사고 소식과 정책의 모순들 속에 국민 모두는 애잔함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무수한 재난사고의 여파로 법령마련 및 제도개선, 전담부서 설치, 관계기관 공조체계 강화 등 법령의 테두리 내에서 보완하고 개선책을 강구하고 추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재난 관련 분야의 실효성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상황이 우리들의 몫으로 현재 상존하고 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시대적 재난 안전분야의 첫걸음은 선진국의 화려한 재난법령의 제정과 제도마련이 아니라, 국민 생활 속에서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가 먼저 해결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정제된 생활습관의 선행됨과 동시에 진정 본연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정신적 행복지수가 수반돼야 네 바퀴의 자동차처럼 안정감과 안전분야의 밑거름이 되리라 본다.

 과연 무엇이 누가 이런 재난과 안전사고의 굴레를 만들었는가? 내 가족만 아니면 그만이라는 생각, 나에게 그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고집, 나하고는 전혀 무관한 사고라는 회피 현상 등으로 치부해 버리는 순간 정책수립, 집행, 평가는 ‘언 발에 오줌 누기’ 식 구호에 불가하고 반복되는 그 슬픔과 PTSD(외상 후 스트레스) 등으로 또 다른 2차적 재해 고통 속에서 오늘도 생명의 연장선으로 항해하는 모습들이 우리 모두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오는 2026년 초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게 될 시대적 흐름과 가족 이탈 현상! 산업화 구조의 다변화! 지혜보다는 지식을 습득하는 교육 현실! 등 국가가 우리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는 재난 행정 예방시스템을 탈피해 내 가정, 내 직장, 내 사회적 문제들을 스스로가 해결하려는 자정 능력의 실천과 타인들을 배려하는 하심(下心)의 심적 안정감을 유지하고 실천하려는 의지가 무엇보다도 절실히 요구되는 오늘이다.

 지금부터라도 내 가족 인생의 안전을 위해 소방차 길 터주기 생활화 정착 등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을 실천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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