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사 대행에게 도민이 바라는 것은
지사 대행에게 도민이 바라는 것은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7.08.20 1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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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진주시장 출마설이 끊이질 않는다. 경남지사 권한대행으로 안정된 도정운영이 소임이라 해도 행정안전부 인사 등 삶의 궤적을 유추할 경우, 가능성이 다분해서인지 출마설이 수그러들기는커녕 더욱 굳어지는 모양새다. 이 때문인지 지난 17일 한경호 행정부지사 취임 후 “길면 10개월, 짧으면 7개월”이란 말이 나돈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공직선거법상 3개월 전 사직해야 하고 그렇잖으면 차기 지사 선출 때까지 권한대행으로서의 근무 기간에 기초한 것이다.

 특히 1급이란 직급은 관료로서는 정상의 자리다. 바꿔 말하면 끝자락이어서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 그 후로는 정치적 역량에 따라 부침을 달리하는 게 관료집단의 속성(屬性)이다. 이 때문에 지방선거에 출마한다고 해서 따질 일도 아니고 타박할 것도 없다. 출마한다면, 선택은 유권자의 몫일 뿐 이러쿵저러쿵할 것도 없다. 다만, 도정운영을 바탕으로 해 선택받으려 노력한다면 다행이지만, 정치적 활용은 곤란하다. 정당정치에 있어 엽관제는 불가피하다지만, 대부분 국가에서 직업공무원제도를 취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지사 권한을 대행하는 동안 직업 관료의 역량을 다해 고향 경남을 위해 애써달라는 것에서다.

 그렇지만 다시 고향 경남을 찾은 감회와는 달리,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치적으로는 궤멸 직전에도 가능성에 무게를 둔 보수와 롱런 플랜으로 경남확보가 절박한 진보 등 진영논리에 있다. 더한다면 누구와 친구 선ㆍ후배 등 입방아도 한몫한다. 진주고, 경상대에 보태 농대까지 세세히 거론되는 게 당사자와는 무관할지라도 일상은 엮으려는 게 다반사여서 기우이겠지만 고향이기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하고 처신의 엄중함이 더 요구된다.

 경남에서의 공직 14년과 중앙부처 등 32년의 경험이 바탕이겠지만 행정궤적과는 달리, 시대 상황은 하루를 달리했다. 각종 인ㆍ허가와 도시개발 사업은 지사 손아귀를 벗어난 지 오래다. 부단체장 등 교류는 인사협의라지만 시장ㆍ군수에게 통사정할 정도다. 지사와 시장ㆍ군수의 힘겨룸도 잦다. 수장이 쥔 인사와 예산도 바람 빼기를 선언했지만, 옛적의 칼이 아니다. 인사란 게 셈법으로 가능치도 않고 전임지역 담당자에게 물어봐라 하지만, 소규모 단일 시와는 비견되지 않는 게 경남이다. 권한대행만의 인사시스템이 선이라 쳐도 선출직 지사의 코드인사를 간과할 수 없는 만큼, 또 다른 혼란은 명약관화하다. 이 때문에 시스템이 잘못이라면 수정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돈)혈세 갖고 장난질이 잦은 만큼, 예산은 한 푼이라도 허투루 쓰여서는 안 된다.

 중앙의 각 부서를 경험한 후, 첫 수장인 만큼 기대도 크다. 도정안정성 유지, 신뢰받는 행정, 일자리 창출, 분권 시대 실현, 원칙에 의한 행정, 도의회와는 물론 도민과 소통하는 열린 도정운영 등 취임사만으로도 차고 넘치며 도민 모두가 공감한다.

 하지만, 영남변방인 경남은 항공ㆍ나노융합ㆍ해양플랜트 등 국가산단 조성이 미래 성장 동력이라도, 국비 지원이 타 영남권에 못 미치고 정책사업도 후순위였다. 또 로스쿨이 없는 유일한 광역자치단체다. 따라서 국정과제 이행계획에 경남 건의 반영을 논하기에 앞서 남부내륙철도 사업을 당초와 같이 재정사업으로 되돌리는 능력을 기대한다.

 또 협치와 소통을 강조해도 혈세 정산이 그 대상이 될 수 없다. 과다 지원된 학교용지부담금 1천635억 원의 혈세 정산을 교육청에 통보한 만큼, 논쟁에는 법적 판단에 우선해야 한다. 꿰맞춘 TF구성을 빌미로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의 정치적 처신은 분란만 자초할 뿐 옳지 않다. 특히 엄청난 혈세 정산문제가 권한대행의 통상적인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서두른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낙동강 수질 개선도 도의 역할을 먼저 챙겨야 한다.

 경험에 의해 켜켜이 쌓인 지시도 “내가 해봐서 아는데”의 되풀이 보다 알아도 물어봐야 한다. 오만과 자만은 조직의 수장이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다. 이 때문에 다른 의견도 경청해야 한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란 명제로 인간의 고독한 존재성을 말한 철학자 파스칼은 시각에 따라 다른 진실의 상대성을 인정 “피레네 산맥 이쪽에서의 진실이 저쪽에서는 진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경남을 떠난 지 16년 만에 다시 찾은 만큼, 성장의 자산(資産)이 경남발전 동력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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