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 폭염에 지친 그대에게
일상화 폭염에 지친 그대에게
  • 강천섭
  • 승인 2017.08.2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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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천섭 남해소방서 소방위
 조선 헌종 때 정학유가 지은 1032구의 장편 가사인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6월(음력)령’에는 ‘날이 새면 호미 들고 긴긴해 쉴 새 없이 땀 흘려 옷이 젖고 숨 막혀 기진할 듯’이라는 문구가 있다. 마치 요즘 무더위로 지치고 힘든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요즘 같은 때에는 200년 전 에어컨이나 선풍기 같은 냉방기구도 없는 환경에서 우리 선조들은 무더위를 어떻게 이겨냈을지 사뭇 궁금해지기까지 한다. 전국은 지금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더위가 기승이다. 기상청은 올해 7월에서 9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예보했다.

 일상화된 무더위 속에 ‘살인적인 폭염’이라는 표현이 이제는 딱히 놀랄 일도 아니다. 최근에는 SNS를 통해 광주 북구와 대구의 한 가정집 화단에서 바나나가 열린 사진이 게재돼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열대과일로 손꼽히는 바나나는 더운 열대 기후에서만 재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온실도 아닌 일반가정집 화단에서 바나나가 열린다는 것에 대해 ‘광프리카(광주와 아프리카의 합성어)’, ‘아열대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등 신기해하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결국 바나나와 생김새가 비슷한 파초라는 과일로 밝혀져 해프닝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파초라는 식물도 온대식물로 우리나라에서 파초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것도 흔치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절정에 이른 폭염으로 인해 전국은 몸살을 앓고 있다. TV와 라디오를 켜면 어김없이 폭염과 관련된 기사가 앞다퉈 보도되고 있다. 단순한 기상이변이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신호임을 알고 대비할 때이다. 폭염은 매우 심한 더위를 뜻하는 말로 ‘더위, 무더위, 한더위, 혹서, 폭서’라는 말로도 표현된다. 이러한 폭염이 우리의 생활에 끼치는 악영향의 대표적인 예로 온열 질환을 꼽을 수 있다. 인간의 신체는 기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기상의 변화에 따라 그날의 몸 상태도 달라진다. 고온의 환경에서 신체는 열을 몸 밖으로 내보냄으로써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려 하는데 주위의 온도와 습도가 높으면 열을 내보내기가 어렵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처럼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는 시기에 폭염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면 열경련(Heat Cramps), 일사병(Heat Exaustion), 열사병(Heat Stroke) 등 열 손상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고 특히 더위에 취약계층인 노약자나 어린이 같은 경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폭염 시 건강 피해를 막는 예방수칙으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다.

 식사를 가볍게 하고 충분한 양의 물을 섭취하며,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염분과 미네랄을 보충한다. 옷은 헐렁하고 가볍게 입고, 무더운 날씨에는 야외 활동을 삼가며 햇빛을 차단한다. 가급적 실내에서 활동하며 냉방기기를 적절히 사용해 실내온도를 적정수준(26~28도)으로 유지하고, 갑자기 날씨가 더워질 경우 자신의 건강상태를 살펴 활동의 강도를 조절한다. 또 밀폐된 차 안의 온도는 조건에 따라 상당한 고온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나 동물을 혼자 두지 않아야 하며, 응급환자 발생 시 119로 신고해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인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열 손상에 의한 문제만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사용되는 에어컨, 선풍기 등 냉방기 취급 부주의로 인한 화재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연이은 폭염으로 인한 여름철 전기사용량 급증으로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위험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시기이다. 더위를 피하려고 사용한 냉방기구의 무분별한 사용과 취급 부주의가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건강한 생활 습관과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인생의 5분 폭염 골든타임을 이겨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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