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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과 융합적 사고의 시대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의 시대
  • 이유갑
  • 승인 2017.08.16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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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갑 (사)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ㆍ전 경남도의원ㆍ심리학박사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학부모와 교사, 시민단체가 주목하는 가운데 지난주 금요일 서울교대에서 첫 공청회가 열렸다.

 교육부가 수능제도를 개편하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사고를 하는 인재를 기를 수 있는 교육의 틀을 다시 짜보자는 것이다. 이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바꾸는 동시에 수능시험을 포함한 대학입시 제도를 취지에 맞게 만들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약점으로 지적돼 온 것들에는 암기를 통한 주입식 교육, 학원에서의 선행학습, 토론과 논리적 글쓰기 교육의 부족 등이었다.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무리하게 밤늦게까지 사교육에 의존하다 보니 정작 학교 수업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교실에서 자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개편 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어ㆍ수학과 같은 일부 과목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절대평가로 하겠다는 것이다. 즉, 국어ㆍ수학은 학생 개개인의 점수 차이를 상대적으로 평가하고, 나머지 과목들은 일정한 점수 이상만 받으면 모두 같은 등급을 주는 절대평가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전 과목을 절대펑가로 하자는 안도 나와 있지만, 여론의 지지가 좀 약한 편이다.

 둘째로는 융합적 사고능력을 가진 인재로 키워가기 위해 통합 사회과목과 통합 과학과목을 수능의 필수과목으로 지정한 것이다. 셋째로는 고등학교 내신 성적은 그전처럼 상대평가의 방식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새로운 개편 안에서 수학은 여전히 문과(가형)와 이과(나형)로 구분해놓은 것과 학생들끼리의 지나친 경쟁을 줄이기 위해 수능에서 절대평가 과목을 늘리면서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해 고등학교 3년 내내 점수경쟁을 하도록 놔두는 것은 모순적임을 지적할 수 있다.

 아울러 수능에서 절대평가 과목이 많아질수록 학생부 종합전형의 비중이 엄청나게 커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지가 불확실하며, 또한 절대평가 과목이 확대될수록 정시전형이 줄어들기 때문에 내신 성적이 불리한 학생이 수능을 잘 봐서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걱정이 뒤따른다.

 지금은 단편적인 지식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서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 능력을 가진 인재로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과 교육방식의 획기적 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이다. 따라서, 교육부에서는 너무 서두르지 말고 지금까지 지적한 문제점들을 잘 살펴서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고, 그래서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육성을 해갈 수 있는 교육의 새로운 백년대계를 세워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창의성은 일상에서 부딪히는 여러 문제들을 새롭고, 독특하고, 가치 있는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고차원적인 정신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성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억된 정보로부터 정해진 답을 찾아가는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가 아니라 사고의 제한이 없이 또는 개인의 과거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자유롭게 다양한 해결책을 내놓는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이다.

 창의성은 개발할 수 있다. 창의성은 누구나 선천적으로 어느 정도 가지고 태어나는 능력이지만, 교육적인 측면에서 후천적으로 창의성을 개발하고 육성하는 데 소홀하기 때문에 충분한 발달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창의성에는 성 차가 별로 없다. 창의성의 하위 요소 중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쉽게 많이 내놓은 ‘유창성(fluency)’은 여성이 40%나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결론적으로, 성격이 서로 다른 다양한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서 의미 있는 해결책을 찾아가는 능력이라 할 수 있는 융합적 사고능력과 함께 창의성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심리적 자질이다. 새로운 대학입시 제도 개편 안에 이런 취지가 잘 반영돼서 훌륭한 인재를 키우는 초석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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