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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살해 ‘비정한 모성’ 대책없나
창원 화장실 출산 공터ㆍ화단 유기 혐의 20대 천장에 숨겨 잇따라 안전망을
2017년 08월 10일 (목)
황철성ㆍ김용구
 아기를 출산한 뒤 살해ㆍ유기하는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미혼모인 이들은 사회적 편견이 부담스럽고 경제적 여건에 대한 우려 때문에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 법제도를 보완하고 사회 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경남지방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은 영아살해ㆍ사체유기 혐의로 A(35ㆍ여) 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3년 6월 오전 3시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찜질방 화장실에서 출산한 영아를 살해한 뒤 주변 공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4년 11월 초 오전 7시께는 창원시 의창구에 있는 지인 주거지에서 여자 아기를 출산 후 살해한 다음 지인에게서 얻은 검은 봉지에 담아 중리역 화단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형편이 안 되고 키울 자신이 없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두 아이의 아빠인 B(37)씨와 범행 전후로 교제하며 모텔 등지에서 동거하기도 했지만, 헤어짐과 만남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특히 첫째를 살해ㆍ유기한 뒤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기를 죽였다”고 했지만, B씨는 이를 알고서도 신고하지 않았다.

 경찰은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지적장애가 의심된다고 보고 전문기관에 맡겨 확인한 결과 지난 7월 지적장애 3급으로 판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선 지난해 7월 창원에서는 20대 미혼모가 모텔 화장실에서 남자 아기를 낳은 뒤 울지도 않고 숨도 쉬지 않자 천장에 유기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사건은 유기 이후 다른 방에 투숙한 손님들이 “어디서 악취가 난다”고 모텔 주인에게 말해 방 점검에 나서면서 알려지게 됐다.

 지난 2015년 양산에서도 갓난 아기를 쓰레기 비닐봉투에 담아 버려 숨지게 한 매정한 2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에게 임신 사실이 발각될까봐 무서웠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10일 경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국내 영아 살해 사건은 매년 꾸준히 10여 건씩 발생하고 있다. 영아 유기 범죄도 꾸준히 늘어 지난 2011년 120여 건에서 2013년에는 220여 건으로 급증했다. 경남지역의 경우도 최근 5년간 영아 살해 사건이 4건 발생했다.

 영아살해죄는 직계존속이 치욕을 은폐하기 위함이나 양육할 수 없음을 예상하거나 특히 참작할 동기로 인해 분만 중 또는 분만 직후 영아를 살해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로 10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영아 또한 사람인데 최저 형량이 따로 없고 5년 이상 징역을 받는 살인죄보다 낮게 처벌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영아 살해ㆍ유기 문제를 개인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 문제로 보고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박영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는 “미혼모인 경우가 대다수인데 이들이 아이를 출산해 양육할 때 생기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은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영아 살인 사건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명찬 인제대학교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는 온전한 가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미혼모 가족을 인정하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며 “미혼모가 발생하지 않도록 윤리적ㆍ법적 교육이 필요한 것은 물론 국가가 나서 산모와 영아의 인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출산 후 상황을 가상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입양시 정확한 정보 제공 등 미혼모들을 위한 종합상담센터를 정부가 건립해 스스로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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