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잘 모르는 의원
정치 잘 모르는 의원
  • 하선영
  • 승인 2017.08.0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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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선영 경남 도의원
 사람들이 나를 보면 “아파트를 사야 할까요? 팔아야 할까요?”라고 묻는다. 어느 방송에 부동산 관련 패널로 참여한 적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럴 때마다 나는 고백한다. “사실 저는 부동산이나 주식 잘 모릅니다. 그런데 이제는 정치도 잘 모르겠습니다.”

 동네 정치인인 내가 정치를 잘 모르는 것은 사실인데 어떤 분은 “시의원을 두 번이나 하고 도의원을 하고 있는 사람이 11년 넘게 정치판에 있으면서 그게 무슨 얘기냐”고 하실 것이다.

 하지만 지방정치인일수록 제대로 일하려면 정말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바쁘게 돌아다니는 것이지 정치가 꼭 재미있어서는 아니다. 공천이니 선거니 하는 과정을 치르다 보면 웬만한 의지가 아니고서는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추진을 통한 성과의 기쁨은 그런 고통을 상쇄하기도 한다.

 시의원을 할 때 김해시에서 분성산에 모노레일을 만들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 50억 넘는 예산이 드는 사업이었는데 테마파크의 관광수요 예측이 너무 높아서 어떻게 이런 관광수요가 나왔나 물어보니 노무현 전 대통령 돌아가셨을 때 김해에 온 사람 수란다. 기가 찰 일이다. 50%는 업체가 50%는 김해시가 사업자금을 들이는 그 사업이 1년 후 거쳐 적자가 나오면 김해시가 50%를 더 주게 되는 황당한 사업이었다.

 결국 의원직을 걸고 시민단체들과 함께 이 사업을 막아낼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잘한 선택이었다. 아마 그 사업을 추진했다면 주변 환경 파괴는 물론이고 운영비 대부분을 시민 세금에서 물어내 복지예산은 더 줄었을 것이다.

 그다음으로 정성을 쏟은 일이 시내버스 보조금을 주면서 표준운송원가를 만들어 시민의 세금이 헛되게 쓰이지 않게 한 일이었다. 당시 보조금 지급은 그야말로 묻지 마 지급이었고 이해할 수 없는 액수가 지급된다는 생각이었다. 노조와 김해시, 담당 공무원들과 일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얼굴도 붉히고 말도 안 되는 오해도 받으면서 흔들리지 않은 것은 언제나 나를 시의원으로 만들어준 김해시민들께 보답하기 위해 제대로 일하겠다는 생각이었다.

 결국 내 희망대로는 다 된 것은 아니었지만 업체를 위한 용역으로 5년 동안 버스회사의 통장에 시민의 혈세가 쌓인 것을 찾아내기도 했고 제대로 된 회계를 통해 버스회사에 보조금이 집행되도록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8년 동안의 시의원을 마치고 장유 12동 도의원이 됐다. 시의원일 때는 컨베이어 벨트에 실려 오는 빈 병이나 쓰레기를 쉴 틈 없이 분류하는 재활용 공장 노동자 같았다면 도의원은 조금 달랐다. 좀 더 다른 차원의 도정 기획자이자 감시자가 돼야 했다. 지역경제를 위해 할 일을 찾다가 20년 전에 짓겠다고 한 지역의 롯데관광유통단지를 완성해 롯데아울렛에서 옷만 사서 가 버리는 사람들이 호텔, 콘도, 스포츠센터, 테마파크에서 머믈고 종업원숙소 등도 만들면 김해도 체류형 관광지가 될 것이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연계해 대청천계곡, 장유사도 활용하며 지역의 역사, 문화도 찾아내서 스토리텔링화 시켜 만든 사람들이 장유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려고 노력 중이다. 시외버스들도 장유에서 타고 내릴 수 있게 하고 김해의 터미널로 가는 차들을 장유에서 타고 내리게 만들어 자가용이 없는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여행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지역의 상권을 위해 조명공원도 만들고 주차장도 만든 일들이 모두 지역경제 활성화에 필요한 일들이라 생각하고 했던 일이다.

 교육에서 필요한 것은 인성이고 그걸 바로 세우는 것은 자연을 통해서 생명을 사랑하는 법을 깨닫고 배우고 느끼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조례도 만들고 정책도 만들었다.

 이런 일은 사실 재미있다. 힘든 사람들을 보면 어떻게 정책으로 도와줄 일이 없나 늘 생각해 보고 민원을 통해 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잘못돼 가는 지역의 사업들을 바로 잡고 하는 일은 시작부터 설렌다. 또 동료의원들과 함께, 시민단체와 함께, 문화와 환경을 생각하고 소상공인들과 함께 지역경제를 생각하는 일은 언제나 함께여서 좋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미래를 위한 일이 정치라면 나는 지쳐 쓰러질 때까지 하고 싶다. 하지만 정치는 현실적으로 정당정치 안에 있고 나는 지금의 이상한 정치환경을 바꾸는 일에 어려움을 체험하고 있다. 나는 정치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시민에게 필요한 일을 열심히 하려는 사람으로 살아갈 생각이다. 그것이 나를 밀어준 김해시민들께 보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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