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설 줄 아는 정치인
경계에 설 줄 아는 정치인
  • 김혜란
  • 승인 2017.07.2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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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란 공명 소통과 힐링센터 소장 TBN ㆍ창원교통방송 진행자
 정치인들의 말과 행태나, 국회와 여러 정당의 복잡다단한 뉴스가 언제나 뇌를 자극한다. 대부분 화가 치밀거나 속 답답한 일이어서 스트레스를 받기는 하지만, 정치 동네 이야기만큼 자극적이고 감정을 끌어 올리는 장르도 없다. 그래선지 욕하면서 배운다고, 정치와 상관없는 사람이나 분야의 현상에도 정치적인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너무 많다. 도대체 정치적인 판단이란 무엇일까. 현상에 대해,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좋다’와 ‘나쁘다’로만 해석한다면 그것은 정치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정치적인 판단이란 자기 머릿속에 들어 있거나, 자기가 믿고 있는 신념과 이념, 가치관에 따라서 세계와 만나거나 혹은 그것을 근거로 세계를 해석한다는 의미다. 늘 그 기준으로 ‘좋다’, ‘나쁘다’ 혹은 ‘맞다’, ‘맞지 않다’로 모든 일을 말한다.

 대표 정치인인 국회의원들은 각자도생하다가도 자신이 속한 당이나 가치관에 반하면 무조건 떼로 몰려서 ‘좋다’, ‘나쁘다’를 표시하고 그것이 정치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표현한다. 늘 국민의 대리인이라면서 국민의 의사에는 반하는 정당 자체의 다수의견, 혹은 당의 세력가 의견에 줄을 서기도 부지기수다. 자기 생각과는 달라도, 당의 의견에 맞춰 가는 것이 도리(?)라며 무겁게 말하는 정치인들을 숱하게 보아왔다. 그것이 정말 국민의 대리인으로서 의사결정하는 올바른 태도일까.

 세상이 변했다. 이전 같으면 철새 정치인이라고 바로 머릿속에서 지웠을 국회의원들이 있다. 국정농단 바람을 타고 새로운 당을 만들었고, 대선정국에는 다시 나왔던 정당으로 복당했다가, 그중에는 최근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의견에 반하는 소신(?)을 내비치는 국회의원이 있다. 장제원 국회의원(자유한국당)이다. 대부분 부정적인 감상을 말한다. 정치인으로서 올바르지 못한 행태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고 평한다.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모두 입법기관이라고 한다. 소속된 정당과 다른 의견을 가지고 다른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당론과 다르게 간다고 해서 꼭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장제원 의원의 경우, 자신의 의도는 아니었다 해도, 새로운 정치인의 형태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라고 읽어 낼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아는 바는 없다. 하지만 그의 행동에서, 지금껏 생각할 수 없었던 정치적인 판단의 형태와 동시에 정당인이며 국회의원인 정치인들의 또 다른 모델을 찾을 수 있지는 않을까 고민하게 된다.

 항상 당론에 따라 단체로 움직이는 국회의원들, 그러다 보니 추가경예산통과 과정은 길고 험난(?)했다. 여야 할 것 없이 속 보이는 내용도 많았다. 말로는 국민을 위한 진통이라고 했지만, 국민이란 단어 속에는 천 갈래 만 갈래의 이해로 얽힌 다른 국민이 있었고, 의원 개개인, 표의 셈법과 공천을 계산하며 당내 세력집단 의사에 비위 맞춰준 부분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 정치가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혹은, 정치인의 가치관이 변화하고 발전하려면, 우선은 경계에 서는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 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에 이미 존재하는 개념을 검증해야 한다. 달라지려는 국가와 국민이 가는 길에 아직도 필요한 개념이 아니라면 거부도 할 수 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새로운 시대를 열려는 낯선 상황에 질문을 던지면서 갈등도 하고 통찰도 동시에 가능한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 모두가 그 길뿐이라고 다른 길은 돌아보지도 않을 때, 외롭지만 혼자서라도 구태의연한 개념에 의문표를 달고, 정치성향이 다른 정당의 의견이지만, 작은 부분이라도 국민을 위한 일에 더 다가선다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고민해서 긍정할 수 있어야 한다. 어쩌면 이들이 새로운 시대 리더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당론과 다르고 개념 없다는 비판을 받아도, 국민을 위한 판단을 내린다면 새롭게 평가받을 부분이 있다.

 물론, 사람은 한 번의 말이나 행동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존재다. 사안은 다르지만 지속적으로 비슷한 가치관의 말과 행동을 할 때까지, 확신이 들 때까지,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 또 사람은 입체적이니 두루두루 살펴봐야 한다. 한 면만 봐서는 판단에 실수를 면치 못한다. 게다가 정치인은 대중스타 못지않게 인기에 편승하고 좌지우지되는, 이른바, 움직이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인기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을 많이 만난다. 염증 느끼고 외면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는 다른 새로운 정치인을 찾아내고 선택하는 몫이 여전히 우리 자신,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만 변하라고, 새로워지라고 외칠 수 없다. 찬찬히 찾아보고 두루 파악하고 오래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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