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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특보는 월남 패망 원인 모르나
문 특보는 월남 패망 원인 모르나
  • 권우상
  • 승인 2017.07.17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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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우상 명리학자ㆍ역사소설가
 보도를 보면 미국을 방문한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북한이 핵ㆍ미사일 도발 중단만 해도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및 한ㆍ미 연합훈련을 축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모양이다. 문 특보는 워싱턴 DC의 강연에서 “미국이 왜 칼빈슨호를 한반도에 배치하느냐”고 말하기도 했고 “미 전략자산의 축소 배치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말한 것”이라고도 했다. 문 특보의 이런 발언은 남북 간 대화를 풀어보려고 하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에 걸쳐 67년 동안 전혀 변하지 않는 북한의 대남전략을 정말 몰라서 한 발언인지 궁금하다. 문 특보의 발언은 한반도 문제의 책임을 북한뿐 아니라 미국도 함께 져야 한다는 중국의 입장과 매우 닮았다. 중국은 북의 핵ㆍ미사일 도발과 한ㆍ미 군사훈련을 동시에 멈추는 것을 의미하는 ‘쌍중단(雙中斷)’을 주장해 온 것이다. 미국이 항공모함, 전략 폭격기를 포함한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전개한 것은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두 차례 핵실험을 한 데 이어 현 정부 출범 이후엔 일주일에 한 번꼴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유엔 안보리에서 지난 15개월 동안 이례적으로 3개의 대북 제재안을 잇달아 채택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상황에서 미국 전략자산 전개와 한ㆍ미 연합훈련 축소라는 중대한 안보상의 카드를 겨우 북한의 도발 중단 단계에서 내놓은 것을 보면 과거 월남이 왜 패망했는지 모르는 모양이다. 과거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합의하자 한ㆍ미는 팀스피릿 연합훈련을 중단했다. 그 결과로 지금 남은 것은 북한 핵폭탄 수십 발이다. 북이 도발을 하지 않는다고 핵과 미사일 위협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월남은 같은 민족인 공산주의 월맹과 대화하고 협상해서 평화통일을 주장하는 여론이 번져가면서 평화란 슬로건 속에서 1973년 공산월맹과 평화협정을 맺었고 주월 미군이 철수했다. 미군 철수를 반대하면서 국방과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람은 전쟁에 미친, 정신 나간 사람 취급을 받았다. 당시 월남에서 반공을 외치고 나라를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우익인사들은 얼마 안 가서 타살체로 발견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1973년까지 연평균 무려 840여 명이나 암살당할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평화협정이 맺어지고 반전평화 무드에 젖자 월맹 공산군이 남침 총공세를 감행했다. 평화협정으로 그 누구도 월맹공산군이 남침 총공세를 할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그것이 결국 안보를 소홀히 하도록 했다. 자유 월남은 패망해 역사속으로 사라지면서 월남 국민 대다수는 비참한 운명을 맞았다. 월남 패망 후 월맹 수괴 레둑토는 월남정부 인사 등 600여만 명을 처형했다. 한국처럼 남북이 분단돼 전쟁을 치르다 공산화로 통일된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을 보면서 우리는 월남 패망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과 많은 젊은이들이 이런 사실을 모르는 것이 답답하다. 국가 안보는 좌우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립이 결정되는 중대한 사안이다. 미국 부시대통령 재임시 북한의 영변 핵시설을 폭파할 준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었는데 김영삼 대통령이 애원하듯 만류해 성사되지 못했다고 한다.

 그때 핵시설을 폭파했더라면 이미 남북은 통일이 됐을 것이다. 적어도 대통령이라면 좌쪽이든 우쪽이든 모든 국민을 한 울타리에 보듬어 안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가 있어야 한다. 특히 이념으로 남북이 분단돼 총칼을 겨누고 있는 대한민국 대통령은 적개심이 강하고, 국가안보관이 투철해야 한다. 또 유사시에는 북한과 언제든지 전쟁을 해야 할 각오가 있어야 한다. 중국, 러시아, 일본 등 강대국 틈새에서 생존해야 하는 한국의 대통령은 지형적, 정치적 특수성 등을 고려하면 위대한 인물이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때 국민 통합을 강조했다. 하지만 야당의 반대에도 약속한 인선 5개 원칙에 위배되는 인물을 기용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 통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특히 문정인 특보의 미국 현지 발언을 보면 국가안보에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군이 한국에서 철수하면 한반도에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상상이나 해 보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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