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 공정한 기회 부여 계기 되길
블라인드 채용, 공정한 기회 부여 계기 되길
  • 원종하
  • 승인 2017.07.1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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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 산업융합대학원 의료관광산업학과 주임교수 금연교육연구소 소장
 지난 5일 고용노동부가 블라인드(Blind) 채용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달부터 전국 332개 모든 공공기관에, 다음 달부터는 149개 지방 공기업에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직접 나서 그동안 스펙과 스카이 대학 중심의 선발 관행을 없애고 채용과정에서부터 누구에게나 균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부여해 차별대우를 받지 않게 하겠다는 강한 정책적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블라인드 채용이란 입사지원서에 출신 지역, 신체조건, 학력과 같은 심사자의 편견과 선입견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항목은 기재하지 않고 직무와 관련된 정보를 토대로 채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인재채용을 위한 일정한 기준과 판단근거가 모호하다거나, 블라인드 채용에 맞춘 새로운 스펙이 등장할 것이라는 것, 그리고 결국 외모나 임기응변과 같은 단편적인 면들로만 지원자를 판단할 우려가 있다는 등 많은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어떤 제도도 완벽할 수는 없으니 물론 찬반의 입장이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현재 한쪽으로 너무 치우쳐있거나 폐단이 많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으면서도 그동안의 관례였다는 이유로 지속적으로 존속된다면 새로운 미래의 인재를 육성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미래란 결국 남이 가지 않은 새 길을 가는 것이다. 최근 잡코리아가 기업 인사 담당자 418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보면 기업 인사 담당자는 10명 중 8명이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펙 보고 뽑았더니 현업에서 별다를 바가 없었다’였다.

 어떤 조직이든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목적에 적합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모든 일의 첫 시작이다. 모든 조직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것은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 할 만큼 중요한 일이여서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경영학적 관점에서 채용이란 필요한 인적자원을 필요한 사람 수 만큼 필요한 시기에 뽑는 것을 말한다. 채용 시 주의 깊게 봐야 할 내용이 직무분석에 따른 필요한 자격요건을 구비했는가 하는 능력적인 면과 창의력, 협동심, 비판적 사고, 소통능력 등 인간관계와 관련된 요소를 결합해 선택해야 한다. 적합한 사람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그 기준의 시작은 사람을 먼저 보는 것이 아니라 직무명세서를 기준자료로 해 설정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의 채용 관행을 보면 주어진 일을 누가 가장 잘할 것인가 보다는 인물 중심 또는 학연, 지연, 혈연 중심의 편향된 인사정책을 펼쳐온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인사 관행은 학벌 중심의 사회를 가속화하는데 기여해 왔으며, 지방은 무너져가고 서울 중심의 중앙 고착 주의를 낳게 했다. 더 나아가 취업에 도움이 된다면 성형을 통해 얼굴마저도 고치려는 풍조가 만연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심리적 경제적 압박감은 더 심할 수밖에 없다. 남에게 보여 지는 나를 찾아 많은 시간과 경제적 지출을 감수해야만 그나마 취직이라는 것을 할 수 있으니 이것은 분명 바람직한 것은 아닌 현상인데 그 누구도 감히 잘못됐다고 말하지 않으려 하니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겠는가. 물론 열심히 공부해서 일류 대학에 입학하고, 스펙을 쌓아서 좋은 곳에 취업을 하고, 남에게 잘 보이려는 개인적인 욕구를 나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대학 졸업자가 등록금 이외에 스펙을 쌓기 위해 들어가는 많은 돈은 또 다른 ‘레드 퀸 레이스’와 같은 것이라 생각된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올라가지 않고 계속 제자리인 상황이 지속된다면 그러한 현상은 그 어떤 개인이라도 지속가능한 삶을 만들어주지 못할 것이다. 특히 지방대 학생들의 경우 우수한 능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노력하지만 결국은 제자리를 벗어나지 못해 포기하는 학생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러한 끝없는 경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의 노력도 소중하지만 제도적으로 또 조직적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 바뀌기가 어렵다. 과정 속에서 공정이 담보되는 제도를 만들어 출발이 조금 늦은 사람 또는 출발이 다른 사람들도 우리 사회에서 인정받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 대기업이 답할 차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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