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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철금속 청년 성공 롤모델 ‘질주’
비철금속 청년 성공 롤모델 ‘질주’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7.06 2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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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진영읍 (주)BSC 신관영 상무이사 도전기 창업 4년 작년 매출 70억
▲ 김해시 진영읍 본산공단에 위치한 (주)BSC 공장 전경.
 우리 사회에 실업이 이슈화 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수년간 경기 침체에 따른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면서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올라갔고 급기야 지난해에는 대학을 마치고도 사회에 진출하지 못하는 청년 실업자를 포함한 구직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비철금속이라는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고 기존 업체들을 맹렬히 따라잡으며 성공가도를 달리는 겁 없는 한 청년기업가가 있다.

 김해시 진영읍 본산공단에 위치한 공장 (주)BSC는 330㎡(100여 평) 규모의 공장으로 1천250도에 달하는 주물을 다루는 용광로가 즐비했다. 공장 인부들은 용광로 주변에는 습한 날씨와 뜨거운 열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업무에 열중했다. 마침 고온 용광로 옆에서 작업을 지시 중이던 신관영 상무이사가 반갑게 맞이 한다. 한 눈에도 앳되 보이는 그는 올해 불과 35살이다.

 ◇아연, 구리 등 비철금속 제조 그는 이곳을 비철금속 제조 회사라고 소개했다. 비철금속 제조라는 말에 다소 의아해하자 신 이사는 단순하게 표현하면 용광로에 원료를 녹여 아연, 동 주괴 등을 생산하는 업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산화아연, 다이케스팅아연, 재생아연, 알루미늄, 주석 제조, 동, 포금, 신주 등 다양한 품목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가장 많이 팔리는 아연화는 페인트에 들어가는 주원료이다. 또 자동차 타이어, 신발 밑부분을 만드는 데도 쓰인다. 일부이긴 하지만 동물의 사료로 판매되기도 한다. 동합금은 전선 등에 널리 쓰인다.

 이곳에서 하루에 생산되는 비금속만 100t에 달한다. 신 이사는 다품종 소량 샌산에 특화된 회사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 업계 특성상 최소 수백t 단위로 거래가 이뤄지는 탓에 로(爐) 규모도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총 3개동(1천500㎡ 규모)에 걸쳐 설비된 9개 소형로에서 생산이 이뤄진다. 이들 로는 모두 각각 운행이 가능하다. 로가 작아 청소가 간편한 것은 물론 적은 인력으로도 관리가 용이하다. 그렇다고 해서 기술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식 시설로 교체한 9개 로는 모두 전기로 작동한다. 매연 발생이 적고 타시설 보다 유지비가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 신관영 상무이사

 ◇나만의 노하우로 4년 만에 2배 성장 신 이사가 이 회사를 설립한 것은 지난 2013년 1월이었다. 그 해 매출은 40억이 채 안됐지만 창업 4년 만인 지난해 70억을 돌파하며 그야말로 고공성장을 하고 있다. 그 노하우를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신 이사는 영업비결 첫 번째로 ‘원료’를 들었다. 국내에는 (주)BSC처럼 비철금속을 생산하는 회사가 10개가량 있다. 이들 회사와 달리 (주)BSC는 주로 슬러지, 분진 등 폐기물을 원료로 쓴다. 통상 다량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격 경쟁에 유리하다. 하지만 이러한 폐기물을 쓰는 탓에 소량 생산을 해도 오히려 제품 단가를 낮출 수 있다. 게다가 버려지는 폐기물들을 재활용하는 탓에 녹색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어떤 주로 폐기물을 쓰느냐는 질문에는 그는 웃으며 업무 기밀이라며 답변을 피하기도 했다. 두 번째로 ‘다운사이징’을 들었다. 이 회사는 매출이 수십억에 육박하지만 직원은 사무업무 3명, 현장 근로자 4명 등 10명을 넘지 않는다. 업계 특성상 설비에 의존하는 터라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이 정도 규모의 회사라면 현장 근로자만 20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신 이사의 설명이다. 꾸준한 기술개발을 통한 설비 보완으로 시스템 대부분이 자동화 돼 있다. 게다가 신 이사는 ‘행동’하는 경영자다. 일선에서도 진두지휘하기를 게을리 하지 않으며 직원들을 이끌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력을 대폭 줄이면서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세 번째 비결로 ‘사업 다각화’를 꼽는다. 지난 2013년 법인을 만들 당시 그는 100㎡가량의 공장에 아연 융해작업을 할 수 있는 용광로 하나가 전부였다. 사업이 자리를 잡아가자 그는 구리을 활용한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생산한 아연괴로 신주를 만들기도 했다. 6개월 간 시행착오를 거쳐 전기로 들인 것은 그 다음 해였다. 그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구리로 청동, 황동을 만드는 것은 물론 아연을 활용한 산화연까지 생산하고 있다. 다각화를 하면서도 그는 주로 아연과 구리 분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가 사업 범위를 넓히는 것들은 모두 그가 현재하고 있는 분야에서 파생되는 것들이다. 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시스템이 자리잡으면 그것을 토대로 다른 제품 생산 개발을 한다. 그는 사업이 안정화 된 채 안주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도태된다고 설명한다.

 ◇무모한 도전보다는 이유 있는 도전을

그가 취업 대신에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대학시절로 돌아간다. 부경대 화공과에 진학한 그는 전공 지식을 쌓으면서 다양한 사회 경험을 얻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겸했다. 공장, 술집, PC방, 대리운전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일을 했다. 심지어 나이트클럽에서 호객행위를 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한 가지 일을 절대 한 달 이상하지 않았다. 졸업 후 취업을 고민하던 그는 공장에서 일하던 당시 비철금속을 거래하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2010년께 취업 대신 그는 비철금속을 사고파는 개인 사업체를 만들었다. 그는 이 업체를 운영하다가 비철금속 제조 분야까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러한 그의 노력이 (주)BSC 창업으로 이어졌고 사업 확장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그는 단계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이를 달성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스마트폰이 보급된 지금에도 수기로 적는 것을 좋아하는 소문난 메모광이다. 계획된 메모에 따라 그는 지금도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두꺼운 노트를 꺼내며 보여준다. 세부적인 목표를 세워 이뤄나가면 언제가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2013년 당시 세웠던 계획을 보면 과도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큰 계획도 대부분 실행에 옮겼다고 말한다. 그는 이제 첫발을 내딛었다고 강조한다. 신 이사가 가야할 길은 아직 멀지도 모르지만 제대로 안착해 취업난에 시달리고 있는 청년들에게 성공적인 롤모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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