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18:50 (화)
어른이 행복한 세상 재가복지
어른이 행복한 세상 재가복지
  • 장영화
  • 승인 2017.07.04 0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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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영화 동그라미재가복지센터장
 100세 시대! 굳이 본인의 희망이 아니어도 100세를 사는 세상이 우리 눈앞에 펼쳐졌다.

 4차 산업 시대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의료 선진화를 선도하고 우리 모두는 그 혜택을 누려야만 한다. 심장, 간, 혈관 등 인체의 장기(臟器)까지 3D프린터로 만들어 낸다고 하니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오래전부터 장수는 인간의 간절한 바람이었다. 진시황은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복 이라는 도사를 보내 불로초를 구해오도록 했다. 이제는 그것이 현실에서 이뤄지게 됐다.

 그런데 오래 사는 게 과연 축복일까? 장수가 기정사실화된 데 대해 많은 사람들은 건강하다면 이라는 조건을 붙인다. 건강하다면 축복이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오히려 고통이고 괴로운 일이 될 거라고 입을 모은다. 수명의 연장과 무관하게 육체는 하루하루 늙어가고 젊은 기력은 점차 쇠퇴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고 노인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프다.

 힘없고 아픈 노인을 부양하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 임에도 내 부모 부양할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고 세상은 우리를 생활전선으로 내몬다. 이제는 그 일을 정부가 대신해서 우리 사회 어른들의 봉양을 책임지고 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법제화해서 병들고 아픈 어르신이 편리한 일상생활을 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제도는 고령이나 노인성 질병 등의 이유로 일상생활을 혼자서 수행하기 어려운 노인 등에게 신체활동 지원 등의 장기요양급여를 제공해 노후의 건강증진 및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그 가족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함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사회보험제도다.

 수급 대상은 장기요양보험 가입자 및 그 피부양자 또는 의료급여수급권자 중 65세 이상의 노인 또는 65세 미만의 자로서 치매, 뇌혈관성 질환 등 노인성 질병을 가진 분들이 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 인정을 받기 위한 신청을 하면 공단에서는 인정조사와 등급판정위원회를 통해 등급판정을 승인한다. 장기요양 인정을 받은 사람들은 장기요양기관에 요양서비스 신청을 하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필자가 운영하고 있는 재가복지센터에 방문 요양서비스를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서둘러 수급자 어르신 집으로 찾아뵙고 기초상담을 통해 양태를 살피고 잘 보살펴드리겠다고 약속을 드렸다. 센터로 돌아와 계약서 작성 등 행정적인 준비를 마치고 요양보호사님에게 수급자의 상황과 요구하는 서비스 내용을 재확인시키고 내 부모 모시듯 정성을 다해 주시길 재차 당부했다. 센터를 운영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수급자가 만족하는 서비스 제공이다.

 서비스가 시작되고 수시로 어르신께 만족을 하시는지,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여쭤보았다.

 “요양보호사가 잘해 주시던가요?” 불편하신 것은 없으신지, 여러 가지를 세심히 살폈다.

 너무 좋은 분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만족스러워하시는 어머니께 “무엇을 그리 잘 해주던가요?”라고 묻자 “요양보호사가 나를 부모처럼 대해 주네요”하시며 “매일 깨끗이 씻겨줘서 기분이 너무 좋아, 어느 날은 머리가 희다고 머리 염색도 해 주는데 딸보다 더 잘해줘~” 서비스에 만족스러워하시는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의뢰자는 뇌 병변 후유증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해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분이다.

 그분에게 요양보호사는 든든한 가족이고 수호천사였다. 요양보호사가 다녀가고 나면 덩그러니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렵다고 하시며 요양보호사가 오는 아침이 오기만을 기다린다고 했다.

 그분은 혼자 계시는 시간이 되면 시도 때도 없이 전화를 하신다.

 “센터장님 내가 너무 외롭고 무서워서 혼자 있을 수가 없어요. 누구든 사람 좀 보내주면 안 돼요?” 전화로 30~40분씩 통화하며 말동무를 해드리고 바쁜 중에도 시간을 내서 수시로 찾아뵙고 보살펴 드리고 있지만 돌아올 때는 자녀도 가족도 없이 혼자서 계셔야 할 어르신 생각에 발걸음이 무겁기만 하다.

 봉사!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아니하고 힘을 바쳐 애씀’이라는 사전적 의미가 아니더라도 나의 작은 능력과 노력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돼 주고 싶었던 평소 생각을 재가복지센터를 통해 실천하게 돼 작은 보람을 느낀다.

 더불어 지금 내가 하는 작은 수고가 그분들에게는 살아가는 힘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그리고 그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가족 같은 요양보호사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연로하신 어른을 공경해야 하는 것은 젊은 사람들이 숙명처럼 해야 할 일이다.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이 힘들고 어려움 마다하지 않고 정성을 들여 키워주신 수고를 이제는 그분들을 위해 우리가 기꺼이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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