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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서화는 청정 마음 키우는 친구”
“선서화는 청정 마음 키우는 친구”
  • 류한열 기자
  • 승인 2017.06.28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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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개인전 연 남청 임성순 작가 김해서 작품 수행
▲ 임성순 작가
 “붓을 들어 작업할 때 선서화(禪書畵)에 본마음으로 사는 삶을 담으려 하지요. ‘선’을 지혜로운 생활이라 보면 선서화는 생활에서 청정한 마음을 유지하는 좋은 친구이기도 해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KBS 부산방송총국 갤러리에서 ‘남청 임성순 선서화전Ⅱ’을 연 임성순 작가는 서도(書道) 40년의 길을 수행자 같은 자세로 정진해 왔다. 임 작가는 김해 신흥사 작품실에서 작품수행을 하고 있다.

 개인전을 마친 임 작가가 지난 21일 겸손하게 입을 열었다.

 임성순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개인전에서 불교경전과 역대 고승의 법어, 불교 용어 등을 서예로 조명한 작품을 걸었다. 액자와 병풍, 나무 작품 등 100여 점을 전시실에 가득 채웠다. 모든 작품은 인연을 따라 개인 손에 넘겨져, 임 작가는 작품의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오랫동안 붓을 들어 작품을 그리면서 수행자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지요. 부처님의 가르침을 깊이 만나고부터 나만의 서체를 완성할 수 있었어요.”

 임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만드는 데는 ‘모양’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불법이 그의 작품을 완성하는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임 작가는 지금까지 온 길보다 나아갈 길을 바라보며 마음이 더 설렌다. 숱한 날을 작품활동하면서 하얗게 보냈지만, 지금도 다 채우지 못한 ‘내용’을 작품에 스며들게 하려고 매일 마음을 다잡는다.

 “선서화는 깨달음의 정신을 글씨와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임 작가는 “불교 선문화가 매일 삶에서 행복을 찾는 길잡이라면 내 작품은 행복도를 높이는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 남청 임성순 作 ‘임명종시’(89㎝×90㎝).
 임 작가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서예와 한학을 접했다. 서예에 깊이를 더하기 위해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했다. 당시 정진에 한계를 느낀 임 작가는 불교를 만나면서 날개를 달았다. 동국대 불교문화대학원에서 선문화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작품세계에 창공을 훨훨 나는 힘을 쏟을 수 있었다.

 임 작가는 “선학 공부를 하면서 선문화와 서예작품이 모두 선수행의 방편인 걸 깨달았어요. 이번 작품전을 열면서 일반인들도 쉽게 선서화를 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지요.” 임 작가가 완성한 ‘남청체’에는 서도의 경지가 오롯이 담겨 있다. 그는 남청체에서 뿜어 나오는 묵향에서 많은 사람이 행복한 삶을 사는 본성을 발견하는 날을 고대할지도 모른다.

 “경전의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실천하려는 바른 기운이 솟아나지요. 또한 이 선서화를 보는 사람은 지혜로운 삶을 사는 힘을 깨닫길 바라지요.” 임 작가가 “작품 활동이 곧 지혜를 캐는 구도자의 길”이라는 마지막 말에 진심이 먹물처럼 번졌다.

 임 작가는 현재 대한민국 문화예술대전 추천작가, 한국서가협회 김해지부 이사, 남청 서예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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