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01:16 (수)
銀河水(은하수)
銀河水(은하수)
  • 송종복
  • 승인 2017.06.28 2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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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銀:은-은 河:하-강 이름 水:수-물

 칠월칠석날 견우ㆍ직녀가 만나야 하는데, 만날 수 없는 사연을 알고 까막까치들이 하늘로 올라가 은하수에 다리를 놓아 두 연인을 만나게 했다는 견우ㆍ직녀의 신화가 있다.

  은하수를 일명 은하(銀河), 미리내[龍川]라 한다. 중국에서는 은하계(銀河系)가 강처럼 보이며, 한수(漢水: 큰강)가 하늘로 상천해서 된 것이라 해 은한(銀漢), 천하(天河), 천한(天漢), 천하(天河), 천강(天江), 천황(天潢), 성운(星雲) 등 다양한 명칭을 쓴다. 일본은 天の川(아마노 가와, 하늘의 강)라 한다,

 ‘은하수’는 1923년 윤극영이 작사ㆍ작곡한 최초의 동요로 곡명은 ‘반달’이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 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 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즉, 은하수에 떠 있는 하얀 쪽배는 반달로 비유했으며, 달에는 토끼가 떡을 찧고 있다는 전설을 차용해 토끼 한 마리가 가사에 등장한다. 마지막 구절은 달이 서쪽으로 지는 것을 표현했다.

 필자가 15년 전 중국 재정대학 교환교수로 있을 때 강의시간에 노트북의 ‘반달’ 곡을 찾아 학생들에게 들려주니 너무나 잘 불렸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어릴 때 배웠다는 것이다. 아니 중국 학생들이 배웠다니, 이 노래가 우리 것이 아닌가를 의심했다. 알아보니 우리 것을 1979년 <하얀 쪽배> 소백선(小白船)이란 제목으로 중국의 전국 음악 교과서에 수록했다. 우리 노래를 중국대륙에서 배운다니 감동했고, 또한 한글에도 감동했다. 한글은 24자의 자음과 모음으로 컴퓨터 자판에 들어가지만 한자는 글자 수가 많아 영어를 빌어서 자판에 넣어 다시 한자를 불러오는 것을 보니 한글의 고마움에 재차 놀랐다.

 이 ‘반달’은 윤극영이 일제하에서 어렵게 살다가 죽은 누님이 그리워 지었다. 그는 삼청공원에서 실컷 울다 보니 새벽이 됐다.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니 ‘은하수’ 너머로 반달이 걸려 있고, 멀리 샛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때 악상이 떠올라 ‘반달’을 작사했다. 이 노래는 온 겨레의 마음속에 파고들었다. 돛대도 삿대도 없이 정처 없이 흘러가는 하얀 쪽배는 곧 조국의 슬픈 모습이다. 즉, 중국 간도로 유랑하는 모습을 연상했으며, 빼앗긴 나라의 아픈 마음을 달랬던 것이다.

 쪽배는 민족의 운명을, 토끼는 우리나라를, 샛별과 등대는 희망을 빗대어 부른 민족동요이다. 여기에 일제는 당황해 ‘동요금지령’을 내려 ‘반달’을 부르지 못하게 했다. 민족의 울분은 노래로써 승화시키는데 아직까지 국가(國歌)가 없다. 오죽하면 ‘아침이슬’을 부를까. ‘반달’같이 민족을 달래는 노래는 법률제정이 있어야 한다. 현재 국기법(國旗法)은 있으나 국가법(國歌法)은 없다. 따라서 의식 때 애국가는 부를 필요가 없다. 오직 관습적으로 부를 뿐이다. 애달프다. 어서 국가법의 제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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