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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하면 살인… `분노범죄` 위험 수준
`욱`하면 살인… `분노범죄` 위험 수준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6.19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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밧줄사건 등 잇달아 극단적 형태 주의보 교육 등 안전망 시급
 치밀어 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고 우발적으로 저지르는 `분노조절 장애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쟁 사회에서 누적된 불만과 스트레스가 주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극단적인 형태로 표출되면서 범죄가 양산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러한 범죄 예방을 위해 개인이 아닌 사회 문제로 보는 인식 개선, 정서 위주의 학교 교육 등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다.

 지난 8일 양산에서 40대 남성이 15층 아파트에서 밧줄에 의지해 외벽 도색 작업을 하던 작업자의 밧줄을 끊어 숨지게 한 범죄가 발생했다.

 아파트 외벽 작업을 하던 김모(46) 씨의 휴대전화 음악 소리가 시끄럽다며 주민 서모(41) 씨가 홧김에 김씨가 의지하며 작업하던 밧줄을 끊어버리는 바람에 벌어진 참변이다.

 이어 지난 16일에는 충북 충주의 한 원룸에서 인터넷 속도가 느리다는 이유로 자신의 원룸을 방문한 수리 기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50대 남성이 구속되기도 했다.

 평소 인터넷 속도가 느린 것에 불만을 품고 있던 A(55)씨는 인터넷 수리기사인 B(53)씨를 보자마자 화가 치밀어 흉기를 휘둘렀다.

 이처럼 화를 참지 못해 상대를 가리지 않고 흉기를 휘두르거나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분노범죄`는 갈수록 늘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경찰청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2015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상해나 폭행 등 폭력범죄 37만 2천723건 가운데 범행 동기가 우발적이거나 현실에 불만이 있는 경우가 무려 41.3%(14만 8천35건)를 차지했다. 살인이나 살인미수 범죄 건수 975건 중 우발적이거나 현실 불만이 원인인 범죄도 41.3%(403건)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화를 억제하지 못해 벌어지는 분노범죄가 갈수록 증가하는 이유로 치열한 경쟁 속에 내몰린 개인들이 평소 쌓인 불만이나 스트레스를 적절하게 해소하지 못하다가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명찬 인제대 상담심리치료학과 교수는 "사회가 과도하게 경쟁을 유도하고 있어 누구나 극심한 스트레스나 불만을 가질 수 있다"며 "이러한 스트레스나 불만은 여성, 아동, 힘없는 근로자 등 비교적 사회적 약자 계층을 상대로 표출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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