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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집 마련 예비부부 허리 휜다
신혼집 마련 예비부부 허리 휜다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6.07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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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새 전세금 4배 ↑ 너무 올라 원룸 신세 경기침체 등 이중고 정부 정책 마련 시급
 주택 구입비와 전세금 상승으로 신혼집을 마련해야 하는 예비부부들의 경제적 부담이 매년 증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최모(31) 씨는 내년 3월 결혼을 앞두고 김해지역에서 전세로 신혼집을 알아보고 있지만 고심이 깊다.

 최근 몇년 사이 급등한 부동산 가격으로 그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서민을 위한 정책금융상품인 버팀목 대출을 고려하고 있지만 임차보증금의 30%가량은 본인이 마련해야 하고 매달 이자까지 납부해야 하는 탓에 이 역시 부담되긴 마찬가지다.

 최씨는 “대학교 시절 자취방을 구하던 10년 전과 비교하면 전세금이 너무 올랐다”며 “다각도로 방법을 강구하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월급까지 적은 상황에서 집 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창원에서 결혼식을 올린 김모(29) 씨 부부는 집을 알아보다가 결국 원룸에서 신혼살림을 꾸렸다. 주택 가격 거품이 심해 2~3년 정도 집값이 안정되기를 기다려보자는 판단에서다.

 이 같은 신혼부부들의 신혼집 마련 부담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보건사회연구원이 7일 발표한 ‘2015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혼집 자가 구입비는 평균 1억 1천868만 원, 전세보증금은 평균 4천978만 원, 월세 보증금은 평균 1천321만 원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15~49세 기혼여성(9천7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를 결혼시기별로 보면 최근 결혼한 경우일수록 신혼집 마련 비용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평균 자가구입비의 경우 1995년 이전에 결혼한 기혼여성 부부는 7천364만 원을 지출했지만 2010~2015년 1억 5천645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2010~2015년 결혼한 부부가 1995년 이전에 결혼한 부부보다 2배 이상의 비용을 들여 신혼집을 구입한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1995~1999년에는 8천519만 원, 2000~2004년 1억 1천164만 원, 2005~2009년 1억 3천360만 원을 기록했다.

 평균 전세보증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1995년 이전 결혼 부부는 2천339만 원을 부담했지만 2010년~2015년에는 4배 정도 오른 약 1억 원(9천950만 원)이 들었다.

 김해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경제 상황이 날로 나빠지고 있지만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신혼부부들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부 지원 정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결혼 시기가 늦어져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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