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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風嶺(추풍령)
秋風嶺(추풍령)
  • 송종복
  • 승인 2017.06.07 2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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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秋:추-가을 風:풍-바람 嶺:령-고개

 대중가요와 영화로 유명해진 추풍령은 당령 또는 백령이라 한다. 추풍령이란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에 과거 보러 가는 중간지점으로 혹 추풍낙엽이 될까 꺼리는 곳이었다.

 구름도 자고 가는 바람도 쉬어가는/ 추풍령 구비마다 한 많은 사연/ 흘러간 그 세월을 뒤돌아보는/ 주름진 그 얼굴에 이슬이 맺혀/ 그 모습 그립구나 추풍령 고개. 이 노래는 1965년 남상규가 불러 룏히트룑친 대중가요다. 그뿐만 아니라 당시에 기라성 같은 배호, 나훈아, 이미자 가수가 연이어 불러 더 유명해진 노래였다.

 노래 외에도 추풍령을 무대로 해 시와 가곡 및 영화가 출현했다. 시(詩)로는 이승하의 <고향으로 가는 길>, 가곡(歌曲)으로는 <추풍령 넘으며>, 영화(映畵)로는 1965년에 <추풍령>이 개봉됐다. 더구나 이 추풍령이 유명해진 것은 지난 룏88년 서울올림픽룑 때 성화봉송(聖火奉送)이 통과함으로 이곳에 기념비를 세움으로써 더 유명해졌다.

 조선 중종 때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금산군 조(條)에는 김천찰방에 속한 20개 역 중의 하나인 룏추풍역(秋豊驛)룑으로 기록돼 있으나 지금은 룏추풍령(秋風嶺)룑으로 부르고 있다. 1905년 5월 25일에 경부선 철도개통으로 종래에 조령(鳥嶺)을 통과하던 교통량이 모두 추풍령으로 흡수돼 룏추풍령역룑이 생겼고, 이어 1970년 7월 7일에 경부고속도가 개통되면서 추풍령휴게소와 여러 부대시설 및 노래비를 건립했다.

 추풍령을 일명 당령(唐嶺) 또는 백령(白嶺)이라 했다. 룏당령룑이란 중국 唐나라가 신라를 침공할 때 이 고개에 진영(陣營)을 설치한데서 유래했다. 그리고 룏백령룑이란 메밀농사로 새하얀 메밀꽃이 뒤덮힌 고개라는 의미에서 유래됐다. 또 조선 선조 26년(1593) 임진왜란 때 의병장 장지현(張智賢)이 왜군 2만여 명을 격퇴시켰으나, 금산방면에서 진격해 오던 구로다[黑田長政]의 협공을 받아 전사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추풍령이란 영남 선비들이 이 고개를 넘어 한양에 과거 보러가는 길목으로 혹시 이 고개를 넘어감으로 룏추풍낙엽룑처럼 떨어질까 근심하는 걱정에서 꺼렸다는 일화도 있다.

 고개 이름의 명칭부여는 그 위치와 험준함에 따라 룏령> 재> 치> 티>룑를 붙인다. 즉, 룏대관령> 문경새재> 점령치> 말티고개룑 등이다. 룏령룑이란 구름과 머리를 맞대는 고개라야 붙이는데, 이 고개는 외침과 민족의 애환이 너무 많기에 룏재룑 대신에 룏령룑을 붙였다고 본다. 사람들이 산을 넘을 때 가깝고 낮은 곳을 찾기 때문에 백두대간 중에서 가장 낮은 곳이다. 이 외 영남과 중부지방을 연결하는 룏문경새재룑도 있지만 민족의 애환이 덜하기에 아직도 룏령룑으로 승격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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