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휴갤러리(김해시 관동동 458-1)에서 만난 강현주 대표는 갤러리 운영에 확고한 철학이 있는 사람이었다. 휴갤러리는 다음 달 30일까지 지역작가 초대전을 마련하며 문을 활짝 열었다.
“갤러리 이름을 휴(烋)로 정한 건…. 그 이름을 너무 좋아하거든요. 아름답다는 뜻도 있지만 잘난 체하며 거들먹거린다는 뜻이 있기에 특히 그래요.”
거들먹거림은 과하면 자칫 오만해질 수 있는 법. 하지만 강 대표는 ‘비어있지 않은’이란 조건을 달며 말했다. 잘난 체하는 것도 충분한 이유가 느껴지면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던가. 가볍지 않은 당당함과 자신감, 휴갤러리가 갈 방향을 강 대표는 격조 있게 말했다.
그런 강 대표가 선택한 휴갤러리 첫 전시는 내로라하는 지역작가들 초대전. 13명의 작가, 그리고 13점의 작품이 갤러리 안을 볼거리 즐길 거리로 가득하게 했다.
그러면서도 강 대표는 더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어 했다. 그는 “세상엔 숨어있는 작품이 참 많다”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실력 있는 신진작가들도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전시계획이 1년 정도 잡혀있어요. 그중엔 베를린에서 설치미술을 전공으로 한 작가도 있는데, 그 전시도 참 기다려져요…. 너무 재밌을 것 같거든요.”
설레는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는 그의 말에서 휴갤러리가 전해줄 이야기에 절로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지역 갤러리에서 설치미술이라니, 강 대표가 마련한 그 공간은 장르 불문 모든 작가가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였다.
작가들과 호흡하며 상생하고 싶다는 강 대표. 그는 “동네 주민분들의 소소한 발걸음도 이어진다”며 지역 주민들과의 관계에도 주목했다.
“갤러리 먼발치에서 입장을 주저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분들이 갤러리로 한 발짝 발걸음을 내딛으시는 거로도 전 성공했다고 봐요.”
지역에 제대로 된 갤러리가 들어섰다는 건 분명 기분 좋은 소식이다. 뽐냄을 미덕으로 동네 한편에 마련된 휴갤러리. 그곳에서 오늘 한껏 뽐냄을 즐겨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