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10:04 (금)
적폐청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
적폐청산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
  • 이영조
  • 승인 2017.05.29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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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조 동그라미 심리상담센터장
 어제 종영된 모 방송사 드라마가 있다. 거대한 부를 이용해 검찰과 대법원장까지 좌지우지하는 기업인의 부패에 맞서 싸우는 말단 여 형사의 활약을 다룬 드라마는 매주 월, 화요일만 되면 필자를 옴짝달싹 못 하게 만들고 TV 앞에 붙들어 놓았다. 드라마가 방영하는 날이면 조기 귀가하도록 만든 이 드라마는 문재인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검찰개혁과 맞물려 흥미를 더해갔다.

 청렴하고 강직한 이동준 판사는 권력의 힘에 밀려 청부 재판을 하게 되고 부도덕한 판사라는 오점을 남긴다. 특수부 베테랑 여 형사 신영주는 평생을 정직한 기자로 살아온 자신의 아버지가 후배 기자를 죽인 살인범으로 몰리는 오명을 벗겨주기 위해 아버지를 음해한 태백이라는 거대한 기업 총수 최일환의 비리를 파헤치는 열혈 형사다.

 음모와 위협에 굴복해 청부 재판을 했지만 결국은 판사의 직을 내려놓게 된 이동준 판사는 거대한 기업 총수의 돈에 매수된 법조계와 검찰의 부조리와 공권력에 맞서 싸우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다. 특수부 신영주 경위와 (주)태백의 로펌 변호사가 된 이동준은 절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태백의 총수 최일환을 살인죄로 구속하고 현직 대법원장, 검찰총장을 차례로 법정 구속시키고 만다. 돈의 힘과 권력의 힘을 믿고 국민의 눈을 가리게 만들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상식화하는 권력자에게 최종 단죄하는 장면에서 시청자로서 보다 국민으로서 박수를 치며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드라마 시작 전에 자막을 통해 특정한 기업이나 인물과 소재는 사실이 아니며 가상된 스토리라고 부언하고 있지만 ‘귓속말’ 드라마는 전체 느낌이 우리 사회의 어디선가 이뤄지고 있는 실상을 고발하고 있고 잘못은 반드시 응징된다는 권선징악을 대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국정농단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고 대통령이 탄핵되는 어려운 시국에 새롭게 선출된 대통령이 검찰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지난 4월 21일 서울중앙지검장(이영렬)과 법무부 검찰국장(안태근)은 핵심 간부검사 6명과 검찰국 간부 2명이 저녁 식사를 하면서 서로 상대 팀 간부에게 격려금 성격의 돈 봉투를 건네준 일명 돈 봉투 만찬 사건이 언론에 의해 보도되면서 소문만 무성했던 검찰의 비위 사실은 현실로 드러났고 국민들에게 공분을 사고 있다. 급기야 대통령은 법무부와 검찰청에 감찰을 지시하고, 이들은 사표를 제출했지만 청와대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현직에 있으면서 감찰조사를 받도록 조치했다.

 비위 사실이 드러나면 사퇴를 하는 것으로 비행을 슬그머니 덮어왔던 과거의 행태와 달리 이번에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철저한 감찰조사를 받도록 조치하는 모습에서 비리를 척결하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느껴진다. 후보 시절부터 적폐청산에 강한 의지를 보여 왔던 문재인 대통령의 다음 비리 척결의 대상은 4대강 사업과 방산비리를 이야기한다.

 현 정부가 곪고 부패한 곳을 도려내기 위해 단단한 결심을 한 것 같다. 그것은 반드시 한번은 거쳐야 할 과제다. 헌정사상 지금처럼 부정한 관행을 바로 세우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천명한 적이 없었다. 그것은 스스로 깨끗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과거 정권과 뭔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관행처럼 여겨졌던 정경유착의 고리를 반드시 끊겠다고 자신 있게 말한 대통령이 있었던가. 현 정부는 그것을 반드시 실천해서 좋은 선례를 남기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은 분명하게 대국민 앞에서 선언했다.

 누군가는 정권이 교체돼야 하는 이유를 과거 정권의 적폐청산에 있다고 말한다. 이번 조치는 우리 대한민국이 부패에서 벗어나 청렴하고 건강한 사회가 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청와대에서 사용한 기본 생활비를 대통령 봉급에서 사용하겠다고 했다. 너무 당연한 말이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이러니다.

 우리에게는 역대 대통령들이 비운의 길을 걸었던 부끄러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받아 구속되고, 탄핵되고, 죽음의 길로…. 이런 부끄러운 사건들은 하나같이 돈과 관련돼 있다.

 권력과 돈, 그리고 명예, 어느 것이 더 존귀할까, 재산 수천억을 가진 사람들은 더 행복할까, 더 많은 부(富)를 축적하려고 안달하는 이유가 진정 궁금하다.

 김영란법을 시작으로 우리 사회는 청렴으로 정화되는 과도기를 맞고 있다. 더불어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적폐청산의 강력한 의지를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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