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유럽에 '실망 종합세트'
트럼프는 유럽에 '실망 종합세트'
  • 연합뉴스
  • 승인 2017.05.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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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무역·기후변화 평행선 유럽과의 공조에 '균열'
미국과 유럽의 굳건한 공조를 재확인하는 자리로 기대를 모았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통행적 태도로 역대 최악의 분열 속에 막을 내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식 '마이 웨이'에 실망한 유럽 국가들이 미국에 대한 의존을 포기한 채 각자도생의 길을 모색하려 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나서고, 참석했던 유럽 순방과 G7 자리에서 안보와 기후변화, 무역, 러시아 문제 등 핵심 의제에서 유럽 정상들과 이견을 노출하며 충돌했다.

우선 그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M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나토의 근간인 집단방위를 규정한 나토 조약 5조 준수에 침묵하고 방위비 분담만 요구해 회원국들을 당황케 했다.

미국 정상이 나토 5조 준수를 거부한 것은 68년 나토 역사상 처음이다.

미국의 이익만을 우선하는 트럼프식 '마이 웨이'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도 계속됐다.

특히 기후변화 문제를 둘러싼 잡음은 미국과 유럽이 겪고 있는 갈등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줬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기후변화는 사기"라며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공언했던 트럼프는 새벽 2시까지 이어진 다른 정상들의 설득과 압박에도 불구하고 협정 준수 약속을 회피했다.

심지어 그는 트위터에 "다음 주에 파리기후협정 잔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고, 이에 다른 6개국 정상들은 최종 성명에 "미국을 제외한 6개국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파리기후협정 이행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검토 절차를 이해한다"는 글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독일을 "못됐다"라고 맹공격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또 G7에서도 미국 산업 보호만을 내세운 나머지 G7의 근간이자 절대가치인 자유무역에 동조하지 않아 다른 정상들은 "모든 불공정한 통상 관행에 단호히 맞선다"는 애매모호한 문구를 최종 성명에 포함시켜야 했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방문 내내 적대적이고, 무례한 기행을 일삼아 정상들의 신경을 번번이 건드렸다.

그는 지난 25일 나토 회원국 정상들이 사진을 찍는 자리에서 두스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를 무례하게 밀치고 앞으로 나서 구설에 올랐다. 또 함께 수다를 떨며 다음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다른 정상들과 달리 혼자만 뒤떨어져 걷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어 27일에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G7 회의를 마친 뒤 기념사진 촬영 장소인 고대 그리스 원형 경기장으로 이동하면서 혼자 일행에서 떨어져 전동 골프 카트를 타기도 했다. 다른 정상들이 경기장까지 이어지는 640m의 길을 함께 걸으며 환담을 나눈 것과 대비되는 행동이었다.

이런 트럼프의 안하무인 태도에 수십년간 미국과 굳건한 관계를 유지했던 유럽이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NYT는 전했다.

특히 메르켈 총리는 큰 실망감을 느낀 나머지 지난 28일 뮌헨에서 열린 한 정당행사에서 "며칠새 경험으로 볼 때 다른 누군가('다른 국가' 뜻도 가능)를 온전히 의지할 수 있는 시대는 더는 아닌 것 같다"며 유럽의 운명은 이제 유럽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태도와 유럽 정상들의 반응을 고려할 때 이들 사이에 본격적은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며 곧 미국과 유럽이 결별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토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이보 달더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회장은 NYT에 "미국이 앞장서면 유럽이 따르던 시대가 종말을 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날 미국은 세계 주요 이슈에서 유럽이 가고 있는 방향과 전혀 반대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트럼프의 '마이 웨이'는 편협한 자기 이익만을 좇는 미국 우선주의라고 평가한 후 "안보와 번영을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강한 동맹을 가진 채 공통의 가치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미국이 버린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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