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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敍傳(자서전)
自敍傳(자서전)
  • 송종복
  • 승인 2017.05.24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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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自:자-자기 敍:서-펴다 傳:전-말하다

 자신의 생애를 기술한 전기로서 저자-화자-주인공이 같으며 변화와 지속성 같은 시간적 연결로 이뤄진 삶을 소재로 하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쓰면 자서전이 된다.

 지구상에 사는 65억 인간 각자의 인생살이를 보면 소설은 여기에 따라올 수 없다. 인간은 두 가지 욕망이 있는데, 하나는 ‘자식을 낳는 것’이요, 하나는 ‘책을 쓰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것은 회고록, 회상록, 고백록, 자서전적 소설 등의 ‘장르’가 있다. 또한 분량에는 제약도 없으며 이야기의 기준도 없을 만큼 자유롭지만, 삶에 대한 솔직한 서술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예부터 자서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문자로 써 왔다. BC 2C 중국의 사마천이 쓴 <사기(史記)>에 자신의 인생 기록이 보인다. BC 1C에 키케로와 사도 바울의 편지에도 자서전 성격이 보인다. 또 5C에 성 아우구스티누스의〈고백록>도 종교적 자서전이며 14C의 이탈리아 시인 페트라르카의〈후손에게 주는 편지>도 일종의 자서전이다.

 고려 말 이규보의 <백운거사전(白雲居士傳)>, 최해(崔瀣)의 <예산은자전(猊山隱者傳)>도 자서전이다. 그들은 자신을 등장시키지 않고 어떤 가상의 인물에 의탁해서 쓴 것이다. 조선 시대에 와서는 주로 여성들이 많이 섰다. 이유는 명문가의 여성으로 자기 일생을 회고하며 고난과 번민을 글로 통해 자신을 위로했다. 그중 정조 때 혜경궁홍씨의 <한중록(閑中錄)>, 숙종 때 재상 유명천의 부인 한산이씨의 <苦行錄>, 풍양조씨의 <자기록(自己錄)>, 윤선도 대종손의 부인 광주이씨의 <규한록(閨恨錄)> 등이 대표적 자서전이다. 또한 구한말 안중근은 옥중 자서전에 <안응칠역사(安應七歷史)>를 써서, 일본의 침략에 기울어 가는 국가운명을 말하고, 의병을 일으켜 싸운 경과를 서술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주석 김구는 <백범일지(白凡日誌)>에 사회적 역사적 환경에서 개인의 삶을 다룬 자서전을 섰다. 최근에 노무현의 <여보, 나 좀 도와줘>, 홍준표의 <나 돌아가고 싶다>, 박근혜의 <절망은 나를 단련시키고 희망은 나를 움직인다> 등 자서전이 많이 나왔다.

 요즘은 ‘컴의 워드’와 ‘폰의 인터넷’ 발달로 자서전이 유행하고 있다. 더구나 문체부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대한노인회가 운영하는 노인대학에서 자서전을 장려하는데 이는 자신의 행복추구에 막강한 일임에는 틀림없다. 해 미리부터 창원노인대학(회장 홍창오)에서 자서전(自敍傳)을 권장해 왔다는 것에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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