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10:03 (토)
“文 대통령은 盧 前 대통령의 선물”
“文 대통령은 盧 前 대통령의 선물”
  • 김용구 기자
  • 승인 2017.05.23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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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객 봉하 줄이어
 “직접 봉하마을에 와보니 마음이 놓이네요.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도 추모식에 참여하는 수많은 국민들을 보고 기분이 좋으실 것 같아요.”

 23일 오전 11시께 부산에서 온 하모(53) 씨가 봉하마을 입구 공단 사거리부터 봉하마을까지 길게 이어진 방문객 행렬을 따라 걸으며 봉하마을에 처음 방문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혼잡을 피하기 위해 3시간이나 일찍 왔는데 벌써부터 버스와 승용차, 추모객들이 뒤섞여 혼잡하다”며 “사람도 많고 더운 날씨 탓에 힘들기도 하지만 오히려 북적거리는 모습이 축제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추도식은 이날 오후 2시에 열렸지만 봉하마을은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추모객들로 붐비며 지난 20일부터 이어진 추모 열기를 한껏 더 고조시켰다.

 이날 경찰은 오전 7시부터 차량 통제에 나섰다. 공단 임시주차장은 오전 10시 30분께 이미 만석을 차지, 경찰은 ‘더 봉하센터’ 인근 임시주차장으로 개인 차량을 몰고 온 추모객들을 안내해야 했다.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에는 걸려있는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 대통령 당선을 뜨겁게 환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못다한 꿈 문재인 대통령이 이어주길 바랍니다’ 등의 글이 적힌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마을회관을 지나자 추모객들은 좁은 인도로는 부족해 차량 통행이 통제된 차도까지 점거하며 행사장으로 향했다.

 추모객들은 마을회관과 대통령 묘역 중간쯤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생가에도 방문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46년 9월 이곳에서 태어나 8살까지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975년 사법고시 합격 후 부산으로 떠나기 전까지 마을 내에서 세 번 이사를 했다고 한다. 추모객들은 생가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이런 작은 집에 노 전 대통령이 살았었구나”,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옛 집이 생각 난다” 등의 말을 내뱉었다.

 생가 인근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도 많은 추모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의 인권 변호사, 국회의원, 대통령 시절의 사진과 동영상을 들여다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경기도 오산에서 온 대학생 최모(26) 씨는 “노 전 대통령의 발자취를 되새겨보니 아직도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노 전 대통령만 생각하면 안타깝고 가슴이 저민다”며 옷깃으로 눈물을 훔쳤다.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마련된 헌화대에는 분향을 마친 추모객이 놓아둔 수백송이의 국화들로 가득했다. 헌화대 앞에서 한 추모객은 “문재인 대통령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고 큰소리로 외쳐 주변 사람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추모객들은 노 전 대통령이 잠들어 있는 너럭바위 앞에서 묵념을 하거나 큰절을 올리며 노 전 대통령을 기리기도 했다. 진주에서 온 김모(32) 씨는 묵념 후 “여러번 방문한 적 있지만 오늘은 문 대통령을 보기 위해 찾았다”며 “노 전 대통령이 꿈꿔왔던 소통과 통합, 사람 사는 세상을 문 대통령이 꼭 이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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