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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운명에서 새 날의 희망 품어야
엇갈린 운명에서 새 날의 희망 품어야
  • 경남매일
  • 승인 2017.05.23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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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되풀이되고 세상 돌아가는 일은 아무도 모른다고 하지만 우리 국민은 현대 정치사에 영광과 치욕이 어우러진 하루를 보냈다. ‘5ㆍ9 장미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 꼭 2주 만인 23일, 노무현ㆍ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운명이 엇갈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이 열린 김해 봉하마을은 문재인 대통령이 19대 대통령 신분으로 추도식장을 찾아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데 이어 뇌물혐의 재판을 받기 위해 수갑을 찬 채 호송차에서 내린 뒤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한 피고인이 됐다. 두 사람의 얼굴에서 권불십년ㆍ새옹지마라는 고사성어가 떠오른다.

 문재인 대통령은 봉하마을에서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면서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임을 고하고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바람대로 퇴임 후 국민들에게 존경받는 대통령이 된다면 이번 추도식 참석은 의지를 다지는 좋은 출발이 될 수 있다.

 전직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역대 세 번째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3시간 동안 이어진 재판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공소사실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공소사실을 놓아두고라고 국민들이 법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이 주고받는 공방을 보는 자체가 불행이다. 더더욱 새 정부가 봉하마을에서 축제 분위기 속에서 노무현 영광을 재현하는 장면과 박근혜 정부의 안타까운 말로를 대변하는 법정 장면이 겹쳐지면서 엇갈린 운명이 주는 묘한 감정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역사가 주는 교훈을 무시하는 개인과 국가는 똑같은 일을 당할 개연성이 높다. 엇갈린 운명을 보는 국민들의 눈에 새로운 시대를 여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과거 잘못을 되돌아보는 마음이 함께 어려야 한다. 앞으로 더 이상 최고 지도자로 인해 국민이 마음 아파하는 일은 되풀이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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