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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이 안전한 세상 만들어야
아동이 안전한 세상 만들어야
  • 경남매일
  • 승인 2017.05.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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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진 창원서부경찰서 형사과 형사
 지난 1월, 여주의 한 보육원에서 어린이들을 각목과 가죽벨트 등으로 폭행하고 오줌을 마시게 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해 10여 년간 학대해 온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준 가운데 충북 옥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하고 구타하는 사건이 발생해 또다시 아픔을더하고 있다.

 고성 초교생 암매장, 울산 여아학대 사망, 경기 광주 여아살해 암매장, 칠곡 아동학대 살인, 인천 초교생 상습학대, 부천 목사부부 딸 폭행살인 등 이 경악할 사건들이 모두 다른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표현하기 싫지만 대한민국은 ‘아동학대 공화국’이란 말인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자료에 의하면 2016년도 아동학대 접수 건수는 2만 9천669건에 달하고 이 중 아동학대로 밝혀진 건수는 1만 8천573건에 이르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점은 학대를 일삼는 자들과 아동과의 관계를 보면 부모 80.7%, 친인척 4.3%로 아동과 가장 가까운 자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통계가 있어 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아동의 복지 보장을 위해 ‘아동복지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으며 그 목적으로는 “아동이 건강하게 출생하여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아동의 복지를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고, 또한 “아동은 어떠한 종류의 차별도 받지 아니하고 자라나야 하며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위해 안정된 가정환경에서 행복하게 자라나야 한다”라고 그 이념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작금의 한국 사회를 보면 아동복지법의 목적과 이념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때리고, 굶기고, 가두고, 학교에도 보내지 않는 등 꿈을 키우고 밝게 자라나야 할 아이들에게 어떻게 이런 해괴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단 말인가.

 어린이 행복지수 최하위, 청소년 행복지수 최하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34개국 중 22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부끄러운 자화상임에 틀림이 없다.

 경찰은 지난해 350명의 ‘학대전담경찰관’을 배치하고 올 해까지 1천여 명을 확대 배치해 더이상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아동학대 범죄를 전담하는 한편,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온 국민이 아이들의 보호자가 되고 감시자가 돼 내 이웃에 학대받는 아동은 없는지, 몸에 상처를 입고 돌아다니는 아동은 없는지, 학교에 가지 않는 아동은 없는지 관심 있게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학대 피해아동을 발견한 경우 신속히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어른들에게는 최선을 다해 아동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은가.

 아동복지법! 아동에게 정말 필요한 법으로서 목적과 이념에 맞도록 시행돼 세계에서 “아동이 가장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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