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02:12 (금)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는 길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는 길
  • 원종하
  • 승인 2017.05.17 17: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원종하 인제대 산업융합대학원 의료관광산업학과 주임교수 금연교육연구소 소장
 5ㆍ9 대선이 끝나고 10일이 채 되지도 않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공개된 대통령의 일정을 보면서 신이 나는 듯하다. 한 사람의 정치지도자가 이렇게 국민들을 웃게 하고 그냥 저절로 신나서 일을 하게 만드는 것을 보니 투표가 얼마나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는지를 실감한다. 모든 국민이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필자는 그렇게 느끼면서 며칠을 보내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의 편에서 무엇이 본질인지 또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실천한다면 국민들은 각자의 일터에서 성실히 주어진 일들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부터는 생업을 뒤로한 채 추운 겨울날 광화문 거리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이게 나라냐” 하는 탄식 섞인 국민 저항운동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TV토론 때 존경하는 인물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세종대왕을 꼽았는데 취임 후 행보를 보면 여러 곳에서 닮은 점을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취임 후 처음 인사 하는 스타일을 보면 대략 지도자의 철학을 읽을 수 있는데 탕평인사에서부터 출발이 좋았던 것 같다. 세종대왕의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은 쉽고도 어려운 길임에는 틀림없다. 그 길에는 절실함이 있어야 하고 그 절실함이 이뤄지려면 성실함이 밑바탕이 돼야하고 성실함이 인정받으려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백성을 사랑하는 애민(愛民) 정신이야 말로 국정의 시작이 돼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소통(疏通)하려는 의지 역시 중요하다. 소통은 내가 하려는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눈물 흘리는 자와 함께 눈물을 흘릴 줄 알아야 하고,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그 섬세함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중요하다. 정책적인 면에서는 집현전 학자들과 더불어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하게 하는 열린 마음으로 개인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한편, 시스템적 운영과 정반합의 토론과 수평적인 사고의 결과로 정책들이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세종대왕이 더 위대해진 것은 집현전으로 하여금 자율을 부여했을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상상력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줬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처음과 중간 그리고 끝이 있기 마련이다. 역대 대통령도 처음 시작할 때에는 높은 지지와 박수를 받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탐욕과 인의 장막 속에 쌓여 독선과 아집의 왜곡된 생각으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는 일들이 많은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국정에 바빠 아직은 휴식을 가질 수 없겠지만 꼭 봐야 할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 싶다. ‘인빅터스’라는 제목의 영화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평화와 화합의 시대를 열기 위해 어떻게 일생을 살아왔는가를 보여주는 내용이다. 27년 6개월간 감옥 생활을 하면서 그는 철창에 갇혔음에도 불구하고 ‘인빅터스’를 되뇌며 두려움을 이겨내고 희망을 품었던 것이다. 대통령으로 취임했지만 흑인운동가였던 넬슨 만델라를 백인들은 두려워하며 조롱하다시피 한다. 곳곳에서 마찰이 발생하고 인종갈등은 심화돼 간다. 심지어 스포츠에서조차 인종갈등이 심화 되자 남아공의 미래를 위해 ‘하나의 승리’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게 된다. 럭비팀을 통해 ‘하나의 팀 하나의 조국’이라는 캠페인을 하게 하지만 그것 역시 기존의 기득권세력과 갈등을 유발하며 변화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된다. 그러나 만델라 대통령은 주변 참모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직접 선수들을 만나고 협회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하기 시작한다. 스포츠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한 결과 럭비팀은 승리를 이뤄낸다. 영국 시인 헨리가 쓴 ‘인빅터스(Invictus)’ 천하무적이란 뜻을 가진 이 시(詩)는 좌절에 빠진 사람들에게 큰 희망과 용기를 안겨주는 불멸의 시로 애송되고 있다. “나야말로 내 운명의 지배자이며 내 영혼의 선장이다.” 자신만이 자기의 사고를 조종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불가능이라 생각하고 멈추기 전까지 불가능은 없는 것이다. 민생을 잘 챙기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는 그것이 대통령이 가야 할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국민 모두를 위한 대통령을 기대하며 5년 후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돌아가는 대통령을 국민들은 환호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