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 담보되는 경남 정치지형은…
미래가 담보되는 경남 정치지형은…
  • 박재근
  • 승인 2017.05.14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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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근 본사 전무이사
 경남은 전통적으로 보수의 텃밭이었다. 이 때문에 ‘작대기 선거’로 치부됐다. 하지만 확 달라졌다.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경남 유권자들의 선택은 과거와는 완전히 달랐다. 지난 1997년 제15대 대선부터 이번까지 20년 동안 5번의 대선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투표 결과다. 큰 변화는 후보 간 득표율의 격차다.

 이는 대선일 법정화 이후 20년 만의 일로, 가히 ‘사건’이라고 할 만하다. 물론, 경남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은 36.7%(77만 9천731표)를 얻어 홍준표 후보(37.2%, 79만 491표)보다 0.5% 적었지만, 특정 정당 소속 후보에게 압도적으로 몰표를 주던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 15~18대 대선까지 경남은 그야말로 일방적으로 투표했다.

 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문 대통령은 맞붙은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26.79%p 차이로 졌다. 17대 대선에서도 경남 유권자들은 당시 한나라당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전체 득표수의 55.02%에 달하는 표를 몰아줬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12.35%에 그쳤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16대 대선에서도 경남에서는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67.52%의 압도적 득표율을 기록했다. 노 전 대통령은 27.08%에 불과했다. 주요 후보 간 득표율의 3배 차이는 기본이었다. 한마디로 하늘과 땅 차이였고 ‘작대기 선거’라는 등 온갖 비아냥거림을 고스란히 뒤집어쓸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남이가”란 지역주의에 함몰된 긴 세월 동안 경남발전을 위한 공약과 정책 제시도 ‘약발’이 먹혀들지 않았다.

 기운 운동장 선거나 다름없었지만 이번 대선은 딴 판이었다. 긍정적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 선거란 점에서 경남 유권자들의 ‘이성적인’ 선거 행태는 평가받을 만하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에서 2위를 했지만 전통적 보수라는 정치 지형이 사실상 깨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향후 총선과 지방선거는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 특정 정당 후보에게 일방적인 ‘작대기 선거’도 옛일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진보와 보수 간 치열한 승부가 점쳐진다. 보수 정당이 일방적으로 우세했던 기존 선거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따른 진보세력의 확장으로 지방선거 양상도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선거의 경우, 특정 정당의 공천이 당선으로 이어진 ‘작대기 선거’라는 비아냥거림은 총선과 지방선거로 이어지면서 온갖 추태가 드러나기도 했다. 한마디로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공천이었다.

 이 때문에 헌금의 정도에 따른 공천은 주지의 사실로 인식됐다. 물론, 국회의원도 공천을 받기 위해 공(?)을 들였겠지만, 그 후 지방선거 때면 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지명은 그들 몫인 만큼, 온갖 추태가 드러난 바 있다.

 단체장 공천을 받으려고 A국회의원을 찾은 한 지인은 지난 단체장 선거 때 “여론조사 3위에게 공천을 준 사실을 알고 계시죠?”라는 되물음이 가늠키 힘든 헌금액의 요구로 받아들여져 포기한 경우도 있다. 작대기 선거여서 여론조사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란 것이다. 또 흔치 않은 일이지만, 공천을 받고도 단체장 선거에서 낙선한 B씨의 경우, 국회를 찾아 공천헌금을 되돌려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헌금에 목을 맨 의원의 잘못인지, 작대기 선거에도 공천을 받고 낙선한 후보가 문제인가를 두고 지역에서는 오랫동안 회자되기도 했다. 또 비례대표인 지방의원의 임기 4년을 반으로 쪼개 2년씩 맡기로 한 협의(?)가 지켜지지 않아 싸움질을 한 경우도 있다.

 뜬금없는 후보가 낙점된 경우, 지역사회는 돈 공천이란 인식에도 불구하고 기운 운동장 선거나 다름없었다. 그 결과, ‘일탈한 인허가’, ‘내연녀 비자금관리’, ‘매관매직’ 등 추악함에도 ‘CEO대상 수상’ 등 가면으로 권한을 행사하다 나락으로 떨어진 단체장들이 대표적 사례다. 팩트에 앞서 그 폐해는 도민들의 뒤집어쓸 수밖에 없다.

 막대기 선거결과로 예산과 인사, 인ㆍ허가권을 거머쥔 단체장은 지역사회 제왕이됐고 부화 내동하는 지방의원 등으로 혈세는 줄줄 새고 각종 비리로 얼룩진 탓에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무덤’이 늘어나 지역발전과는 멀어졌다. 이는 특정 정당이 독식한 탓이다. ‘작대기 선거’여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당연했다. 후보의 경쟁력은 장식품이고 유권자들도 편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총선부터 경남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번 대선은 그 변화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결과에 대한 해석과 분석은 다양하지만 역동성과 활력을 잃은 경남정치판도 변혁에 관심이 쏠린다. 대선과 총선은 물론, 지방선거도 진보와 보수가 공존, ‘막대기 선거’가 아닌 경쟁하는 경남, 이 같은 변화가 경남발전을 담보할 것으로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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