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21:12 (금)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 유형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 유형
  • 이유갑
  • 승인 2017.05.10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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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갑 (사)지효청소년인성교육원 이사장ㆍ전 경남도의원ㆍ심리학박사
 초록이 눈부신 5월이 시작됐다. 시인 노천명이 연못 ‘창포 잎에/여인네 맵시 위에/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고 읊었던 그 계절이 왔다. 5월의 풀 냄새는 향수보다 더 좋게 코를 스친다고 했고, 5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도 했다. 시인의 표현이 아니더라도 5월의 청잣빛 하늘과 화사한 색감의 꽃들은 참 곱다.

 그런데 기가 막히게 아름다운 5월이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미세 먼지로 뒤덮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세 먼지 농도가 전 세계에서도 최악의 수준이라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웃 나라를 잘 못 둔 불운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국제적인 차원에서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이다. 5월 특유의 자연의 멋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

 장미 대선이라고 불리던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끝이 나고, 이제 다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당선된 새 대통령에게 축하의 인사를 드리면서 취임하는 처음의 그 마음이 변치 않기를 기대한다.

 크고 작은 집단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의 유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흔히 지도자를 지장(智將), 용장(庸將), 덕장(德將)으로 나누곤 한다. 지장은 지식이 많고 지혜를 두루 갖춘 지도자이고, 용장은 카리스마 넘치고 용맹스러운 지도자이며, 덕장은 누구든지 두루 감싸는 지도자이다.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공명, 장비, 유비 등을 대표적인 인물로 떠올려 볼 수 있다.

 어떤 유형의 지도자가 최고인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위기에 빠진 영국을 구하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구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던 처칠 수상은 전쟁이 끝난 후에는 영국 국민들부터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지도자로 인식되면서 외면을 받게 됐다.

 이렇듯이 국민들이 요구하고 기대하는 리더십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서 달라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사실은 ‘어떤 성격이 좋으냐?’라는 질문에 뚜렷한 정답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부드러운 성격은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지만, 거칠고 힘든 상황에서는 취약함을 드러낸다. 강한 성격 역시 상대적인 강점이 있지만, 평화롭고 여유로운 상황에서는 부적절함이 나타나게 돼 있다.

 국내외적으로 온갖 어려움이 중첩돼 있어서 국가적인 위기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국민들은 과연 어떤 유형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의 흐름을 볼 줄 아는 지장의 자질과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물러서지 않는 용장의 자질, 국민 전체를 아우를 줄 아는 덕장의 자질을 두루 갖춘 지도자라면 금상첨화이겠지만 이런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인물일 뿐이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몇 가지의 자질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국가적인 여러 복잡한 현상들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받아들 수 있는 자질이다. 편견이나 선입견에 빠지지 않아야 하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판단을 그르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로는 유연함의 자질이다. 나만 옳다가 아니라 상대방의 생각도 옳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도자여야 될 것이다. 과거 숱하게 많은 국가 지도자들이 나는 항상 옳다는 ‘무오류의 독단’에 빠져서 집권 후반부로 갈수록 국민들과 거리가 멀어졌다.

 셋째는 솔직함과 용기이다. 지도자도 잘못을 저지를 수 있고, 실수할 수도 있다. 이럴 때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유능하고 실력 있는 사람이 실수를 했을 때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 사람을 더 좋아하는 ‘실수의 효과’를 지도자들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말을 아끼는 것이다.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전문가들이나 참모들의 의견을 들을 때에 지도자는 자신의 의중이나 의견을 먼저 밝히지 말아야 한다. 한국처럼 아직도 구석구석에 권위주의적인 관행이 남아 있는 사회에서는 지도자가 먼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나면, 그 이후의 토론은 아무런 실효가 없게 된다.

 모든 것을 다 갖춘 지도자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런 몇 가지의 기준들을 충족한다면 현재 우리 국민들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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