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06:11 (금)
安息年(안식년)
安息年(안식년)
  • 송종복
  • 승인 2017.05.10 2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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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종복 문학박사(사학전공)ㆍ(사)경남향토사연구회 회장
 安:안-편안하다 息:식-쉬다 年:년-해

 성경에 땅을 계속 경작하면 쇠약하므로 6년 경작하고 1년 휴경해 땅의 원기를 회복한다는 것이다. 이를 대학에서 원용하여 6년 근무하면 1년간 휴식년을 주는 것이다.

 안식년(安息年)을 일명 면죄년(免除年) 또는 휴식년(休息年)이라 한다. 이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말이다. 그러나 교회에서, 대학에서 많이 사용한다. 대학에는 보통 6년 근무하면 7년째는 1년간 쉬게 하는 제도이다. 그렇다고 다 같은 것은 아니고 주로 국민의 혈세로 운영하는 국립대학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1년 동안 출근을 하지 않고 강의도 않는다. 그냥 1년간 쉬면서도 월급을 포함한 모든 혜택은 동일하게 받는다.

 안식년이란 구약성서에 나온다. 원래는 ‘샵바트’(sabbath. sheviit)이며 뜻은 ‘그치다’, ‘끝내다’, ‘쉬다’ 에서 파생한 것이다. 히브리 역법에 7년 주기의 마지막 해이며, 성경에는 땅을 계속 경작하면 쇠약하므로 6년 경작하고 1년 휴경해 땅의 원기를 회복한다는 것이다. 이 휴경 땅에 열린 과일은 가난한 자와 짐승들이 먹고, 또한 휴식년에는 빚을 탕감해 주고, 이스라엘 종들을 해방시켜 자유의 몸이 되는 해이다. 이에 유래돼 직장에서는 ‘년차휴가’ 대학에서는 ‘안식년’이 되고 있다.

 그러면 교수들의 안식년이 과연 필요한가? 대학의 학사일정을 보면 1년에 5개월 정도는 강의가 없고, 7개월 정도의 강의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초빙, 객원, 교환, 연구 교수 등으로 외국에 나가는 기회도 많다. 그런데 유독 교수들은 7년마다 안식년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때는 시간강사나 박사과정의 학생에게 강의를 부탁해 때운다. 하기야 대학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안식년에는 연구를 하건, 골프를 치건, 선거운동을 하건 본인의 자유다.

 하느님의 선민이었던 이스라엘 백성이 마음을 다해 안식년을 지키는 것은 하느님이 주신 땅에서 하나의 나라로써 존속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이것도 예수의 희생에 의해 안식년이 율법의 나머지 부분과 함께 끝나게 됐다. 이같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안식년을 통해 그 배후에 담겨진 의미를 알고나 있을까. 종교계에서도 안식년을 제대로 하지 않는데 어찌해 대학에만 시행하고 있을까.

 기독교 국가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6년 일하고 1년 쉬는 종교적 색채가 강한 안식년 제도는 생각해 볼일이라고 본다. S대학에는 내년부터 안식년을 3년간, 그것도 20명에 각자 2천만 원의 포상금도 준단다. 안식년 교수들은 연봉도 그대로 받으면서 출근과 강의는 맡지 않는다. 이같이 대학이나 대기업에서는 유대교와 관계도 없으면서 안식년이란 용어를 도입해서 시행하는 것은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더구나 비싼 등록금에 학생 수가 줄어들어 구조조정 하는 현실을 감안해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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