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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통령 뽑는 날
오늘은 대통령 뽑는 날
  • 박태홍
  • 승인 2017.05.08 2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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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홍 본사 회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19대 대통령 선거운동도 8일 저녁 끝이 났다. 오늘은 이 나라 대통령을 뽑기 위해 투표하는 날이다.

 지난 4일과 5일 양일간 실시된 사전 투표율이 예상외로 높았던 만큼 오늘의 투표율도 기대치 이상일 것으로 기대된다.

 15명이 출마, 2명이 사퇴하고 5명의 대권후보로 압축된 이번 선거전은 보수와 진보의 대결 양상이었던 과거의 대선과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다가섰다. 그러다 보니 대권 주자들의 정책과 공약도 각기 달랐고 보수와 진보로 국한된 일체성도 없었다.

 TV를 통한 정책 토론회나 선거 유세전에서는 상대 후보 비방과 헐뜯기에만 집중적인 공세를 펼치는 모습들을 보여줬다. 기호 1번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이 담긴 선거홍보 책자를 내면서 일자리, 안보, 광화문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그리고 치매는 국가가 담당하고 아이는 나라가 키우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농정개혁을 통해 국민건강과 농민 행복을 실현하면서 통신비는 덜어 드리고 전국 어디서나 살기 좋게 만들기 위해 도시재생도 약속했다.

 기호 2번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당당한 서민 대통령”을 주창하며 부패권력과 맞서 이겨낸 모래시계검사를 홍보 책자에 실어 강한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그리고 사법, 입법, 행정 경륜을 두루 거친 4선의 국회의원, 당 대표, 경남도지사 시절의 공적을 널리 홍보했다.

 또 정치, 경제, 안보, 복지, 행정, 사회의 대개혁 로드맵을 완성, 집권 즉시 위기 대응 비상 정부 수립, 30일 내 국가 대개혁 로드맵 완성, 집권 1년 안에 내년 지방 선거와 함께 개헌 국민 투표를 실시해, 안정된 국가 건설을 다짐했다.

 기호 3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시대가 급변하는 시기에 능력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며 “이젠 과거가 아닌 미래를 생각해야 하며 튼튼한 안보가 경제의 시작이고 근본적 국가 개혁이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그리하여 새로운 시대를 안철수와 함께 열어가자고 당부했다.

 기호 4번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보수의 새 희망이라는 기치 아래 자기가 집권하면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정부를 만들겠다”며 “경제 정의가 살아있는 공정한 나라, 일하는 사람이 제대로 대접받는 나라, 안보 튼튼 국방력”이라는 소제목 아래 소신 있는 공약을 내 걸어 “소신있는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달라”고 주장했다.

 기호 5번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캐치프레이즈로 내 걸고 “최초의 친노동정부로 국민의 삶을 바꾸겠다. 노동, 여성, 청년이 당당한 나라로 만들겠다”며 내 삶을 바꾸는 10대 약속을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렇듯 대선주자들의 선거 공약은 엇비슷하고 차이를 달리하지만 국민을 위하고 함께 하겠다는 목적은 동일하다.

 경실련과 모 언론사가 공동으로 조사한 대선주자 5인의 국가 주요 현안 187개 항에 대한 입장은 판이하게 달랐다.

 경제 관련 50개 문항 중 생계형 품목 대기업 진출 제한,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 적용, 농업 직불금 개편 및 확대 등 3개 문항만 뜻을 같이하고 나머지 47개 항은 각자가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정치, 사법, 통일, 사회복지, 교육, 부동산, 국책사업, 도시, 소비자, 시민권익 부문에서도 각자의 입장과 소신이 달랐음을 보여줬다.

 이번 선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궐위에 의한 선거다. 그러므로 누구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해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도 없고 정권 인수에 따른 절차도 없다.

 다만 선거가 끝난 다음 날(10일) 대통령에 당선된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대통령 당선증을 교부 받으면서 대통령직에 임하게 된다. 그리고 지금 당장은 현 체제의 정부와 이 나라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 빠른 시일안에 총리와 장관을 임명, 청문 절차에 들어갈 것이다.

 청와대의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은 청문 절차가 없는 만큼 일사천리로 진행되겠지만 총리와 각부장관은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근데 누가 대통령이 되든 이 또한 만만찮을 것 같다. 선거 기간 중 갈라질 대로 갈라진 감정과 정서가 이를 용납하겠는가? 국회도 마찬가지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돼도 지금 국회의 사정은 여소야대다.

 새 정부 출범의 순항은 어렵게 돼 있다. 선거 기간 동안 정치인들 스스로가 갈라놓은 국민들의 감정과 정서를 한꺼번에 묶기까지에는 어느 정도 세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뒤얽힌 삼 가닥을 난마라 한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의 대한민국 정치 정세가 이에 비유된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정치세력 집단의 당명이다. 모두가 그럴 듯 하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우리 국민 모두는 그럴듯한 어느 당 어느 후보에 기표를 해 한 마음으로 뜻을 모으자.

 이 또한 갈라진 그들의 아픈 마음을 다소나마 치유하는 길이 아닌가 한다.

 만사를 제쳐두고 오늘은 투표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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