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면 단순하게 생각하자
복잡하면 단순하게 생각하자
  • 오태영 기자
  • 승인 2017.05.0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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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영 사회부 부국장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기든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분열과 혼란, 대결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쪽은 적폐청산이라는 적개심에 가득 찬 칼을 휘두를 준비를 하고 있고, 한쪽은 좌파가 정권을 잡으면 보트 피플 신세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겁박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를 대표하는 이 양 진영에서 우리는 극심한 좌우대결의 핏빛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음을 본다. 또 한 명의 유력후보는 지금까지의 정치문화를 확 뜯어고치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권을 잡는다 해도 양쪽에서 엄청난 도전을 받아야만 한다. 스스로 뭔가를 해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가뜩이나 생산성이 낮은 국회는 허구한 날 싸움질로 날을 지샐 가능성이 농후하다. 막강한 권력을 장악한 중국과 일본 러시아의 지도자와 어디로 튈지 알기 어려운 미국 대통령 사이에서 온전히 국익을 지켜 내자면 내부 결속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럴 가능성은 찾아보기 어렵다. 안팎의 상황이 너무나 어려운 대란의 국면에서 반대편까지 끌어안을 용광로 같은 리더십을 기대할 수 있는 후보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 저마다 자신이 정권을 잡으면 일거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지만 그걸 믿는 국민은 사실은 별로 없다.

 우리나라는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권 14년 동안 극심한 내부 분열을 겪어왔다. 그 과정에서 저성장과 국가경쟁력 저하, 현실화된 북핵 위기라는 대가를 치러야 했다. 기업들의 투자는 국내보다는 외국을 향했고, 만성적인 일자리 기근과 청년들의 고뇌는 깊어만 갔다. 그런데도 정치는 미래와 세계를 향하기보다는 언제나 내부 권력투쟁에만 눈을 돌렸다. 지난 세월 숱한 국민의 질타는 정치권에 아무런 교훈을 주지 못했다. 지금까지 정치권이 보여준 것이라고는 무한 정권욕 외는 달리 없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한미FTA, 세월호, 메르스 사태 등 거의 모든 국가현안은 정치투쟁으로 귀결됐다.

 이번 대선 이후에도 이런 파행이 달라질 여지가 없다. 특히 어느 정파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국회구조는 만성적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협치니 연정이니, 비영남권 총리니 하지만 립서비스이거나 표를 의식한 눈속임일 가능성이 크다. 내일이면 이런 정치인들 중에서 제왕적 대통령이 나온다. 아마도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민들이 원하는 그림이 아닌 자신들이 구상하는 그림대로 대한민국을 이리저리 재단하려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싸움에서 이긴 점령군과 패배자가 첨예하게 충돌할 것이다.

 이번 대선은 많은 국민들에게 차선도 아닌 차악을 선택한 선거로 기록될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감내해야 할 몫도 클 수밖에 없다.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기가 막힌 상황이다. 새로운 리더십을 원하나 신뢰할만한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더 기가 막히는 것은 정치권은 언제나 스스로 변화할 능력을 보여준 적이 없다는 점이다. 당선권에 가까운 주요후보들은 마이웨이를 외친지 오래다. 결국은 국민들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차기 대통령의 시대적 소명은 북핵 위기와 거세지는 슈퍼 강국의 압박을 이겨내고 대한민국의 주권과 생존을 지켜내는 데 있다. 여기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엔진을 달 수 있는 인물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이것들보다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있을 수 없다.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사법 정의와 분배 정의가 서는 나라도 중요하지만 생존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복잡하면 단순하게 생각하라는 말이 있다. 선택이 어려운 국민들에게 팁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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